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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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로젠의 DTC(소비자직접의뢰) 유전자 검사 서비스가 ‘규제 샌드박스’ 1호로 등록되면서 유전자 검사 기업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여기에 복지부가 질병 유전자 검사도 향후 인증 대상에 포함시킬 것이라고 밝히면서 개인 유전자 검사 시장이 급물살을 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수혜 대상 기업으로는 2년간 시범사업에 들어가는 마크로젠, PCR을 이용해 비용을 낮추고 있는 바이오니아, 진투미플러스를 통해 질병예측 유전자분석 플렛폼을 보유한 EDGC, 맞춤형 유전체 분석 칩을 개발한 테라젠이텍스가 수혜를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 정부, DTC 유전자검사 질병으로 확대 입장

정부는 개인 유전체 검사에 대해 산업통상자원부와 보건복지부를 중심으로 한 투트랙으로 규제 완화를 추진하고 있다. 산업부는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DTC 유전자 실증특례를 부여하고 복지부는 DTC 유전자 검사 서비스 인증제 시범사업을 거친 뒤 본격 도입을 준비 중에 있다.

지난 11일 산업부는 마크로젠이 신청한 DTC(소비자직접의뢰) 유전자 검사항목 확대가 규제 샌드박스 대상으로 선정, 송도에서 성인 2000명을 대상으로 2년간 유전자 검사가 연구목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사실 해외에서는 이미 시작된 사업이 국내에선 이제 막 열리기 시작한 것이다.

현행 규제에서는 병원이 아닌 비의료기관이 직접 소비자에게 제공할 수 있는 DTC 유전자 검사 항목은 12가지로 이번에 13개 항목이 추가로 유전자 검사 실증이 허용 된 것. 특히 주목할 점은 뇌졸중·고혈압·대장암·위암·폐암 등 질병에 대한 유전자 검사가 허락됐다는 점이다.

반면 복지부가 현재 추진 중인 유전자검사 인증제 시범사업에는 개인의 건강과 관련한 웰니스 위주의 57항목만이 늘어난 반면 질병에 대한 유전자 검사항목은 정작 제외돼 업계 일각에서는 실증특례가 허용된 마크로젠만이 특혜를 받았다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복지부 관계자는 “산업부와 유기적으로 공조하고 있다”며 “실증특례를 통해 최종 결과 전이라도 유의미한 데이터가 확인되면 절차를 밟아 질병에 대해서도 검사 항목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산업부 관계자도 “실증특례에 기업이 신청하면 신속히 검토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사실 실증특례는 신제품·서비스를 사업화하기에 앞서 안전성 등에 대한 시험·검증이 필요한 경우 기존 규제에도 불구하고 제한된 장소와 기간 안에서 테스트 할 수 있도록 해주는 선 시험 검증제도다. 유전체 검사는 데이터가 많이 쌓일수록 정확성이 높아지는 까닭에 이는 곧 매출로 이어진다. 만약 DTC 유전자 검사가 질병으로까지 확대된다면 시장은 급속도로 성장될 것으로 가능성이 높다.

또 현재는 마크로젠만이 실증 특례를 허가 받았지만 향후 더 많은 관련 업체들이 실증 특례와 유전자검사 인증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산업부 관계자는 규제 샌드박스와 관련해 “당초 임시허가를 신청한 기업이 많았지만 지금은 이 제도의 단점을 이해하면서 기업들이 임시허가를 취소하고 실증특례 신청으로 바꿔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실증특례와 검사 서비스 인증제로 인해 미국, 일본 등 해외에서 제공하고 있는 유전체 분석 서비스의 활용이 낮아져 결국 국내 바이오 신시장이 확대 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

≫ 실제 해외 DTC 시장 현황은 어떨까?

미국의 헬스케어 시장조사기관인 칼로라마 인포메이션은 DTC 유전자 검사시장이 지난해 9,900만 달러(1,100억원)에서 2022년 3.1억 달러(3,5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에서는 파킨슨병·알츠하이머·대장암 등 12개 질환에 대해 DTC 유전자 검사를 허용하고 있으며 일본과 중국은 별도 규제가 없고 영국과 캐나다는 유전자 검사 항목에 대해 낮은 규제를 가지고 있다. 일본과 중국은 별도 규제가 없는 탓에 각각 약 360개와 300개의 서비스가 진행 중이다.

해외 기업에는 대표적으로 Ancestry사와 23andMe사가 있다. 국내 DTC 시장이 건강과 질병에 관심이 있다면 글로벌 DTC 시장은 조상이나 친척을 찾기 위한 관심이 유전자 검사 사업의 단초가 됐으며 Ancestry는 다인종이 많은 미국시장에서 조상 찾기의 안정적 사업 플랫폼을 구축했다.

23andMe는 2006년 실리콘벨리에서 스타트업으로 창업해 DTC 유전자 분석사업을 본격 시작했다. 2017년 FDA로부터 파킨슨병, 알츠하이머 등 10개의 질병에 대한 DTC 서비스 허가를 받았고 지난해 7월 GSK에 4년간 유전자정보 데이터베이스 독점 접근권을 3억 달러에 판매했다. GSK는 이를 통해 표적치료제 개발 등에 사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유전체 빅데이터는 건강정보, 생체활동, 습관 등의 데이터가 접목돼 헬스케어 시장이 한 단계 진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즉 IT와 유전자 정보가 합해져 시너지를 창출하는 것인데 실제 애플의 경우 헬스케어 관련 디바이스를 바탕으로 환자의 건강기록 데이터를 이용해 의약품, 건강상태를 관리할 앱을 구축중이다.

≫ 국내 수혜 기업은?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실증특례로 2년간의 시범사업을 진행할 수 있게 된 마크로젠이 수혜 No.1 기업으로 지목되고 있다. 회사는 전 세계 5위 수준의 유전자 정보 분석 데이터를 생산할 수 있는 분석 장비를 가지고 있으며 전세계 150여개국에서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매출은 2017년 1000억 원을 이미 돌파했고 국내 시장의 60% 이상을 점유하고 있으며 해외 매출 비중은 70% 수준이다.

지난해 영업실적은 그다지 좋지 못했다. 매출은 전년대비 7% 증가한 1088억원으로 성장했으나 당기순이익은 5억원으로 무려 94% 급감했다. 이는 해외 유럽법인에 이어 지난해 싱가포르 법인까지 연이어 설립하면서 투자에 따른 비용 증가 문제가 수익성 악화로 연결된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바이오벤처 1호로 창업한 바이오니아는 국내 최초로 올리고 DNA/RNA와 PCR용 효소를 국산화한 것을 시작으로 생명공학 연구에 필요한 시약들과 첨단장비를 자체 개발해왔다.

회사는 지난 1월 한림병원과 유전자검사서비스 진투라이프 공급 계약을 체결했으며 향후 다양한 유통 채널을 통해 DTC 사업이 확장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또 기능성 유산균을 이용한 프로바이오틱스 사업 및 RNAi 기술을 이용한 신약개발 파이프라인의 진화도 기대된다.

다만 실적은 부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지난달 개발비 자산인식 오류를 수정해 고치면서 2017년 영업손실은 59억원에서 63억원으로 수정됐고 당기순손실은 87억원에서 99억원으로 증가했다. 회사는 지난해 3분기까지 영업손실 93억원, 당기순손실 78억원으로 수익성 문제는 아직도 난항 중이다.

EDGC는 임상진단검사 분야 기관인 이원의료재단과 게놈연구 및 차세대 염기서열분석 전문 분석 기술을 보유한 미국의 다이애그노믹스가 합작해 설립했다.

진투미플러스는 연구용 분석시장과 건강검진센터를 대상으로 한 맞춤형 질병예측 검사로 매출이 꾸준히 오르고 있다. 실적은 지난해 3분기 전년대비 592% 증가했으나 영업손실 폭은 129%로 확대됐다. 병·의원 등에 판매하는 진단용 시약이 신규로 발생해 매출이 크게 확대된 것으로 보이지만 투자비의 증가로 수익성은 좋지 못했다.

테라젠이텍스는 유전자 기반의 예측 및 진단·예방·신약개발·제약·의료빅데이터 등 관련 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종합제약바이오 그룹으로 성장하고 있다. 회사는 유전체 분석 및 관련 사업을 하는 바이오연구소와 의약품 생산·판매를 하는 제약사업 부문으로 구분된다. 매출 구성은 의약품 83%, 유전자분석 서비스 13%, 의약외품 4%로 구성돼 있다.

회사는 최근 ‘테라젠 맞춤형 유전체 분석 칩(테라젠 PMRA 칩)’을 개발, 이를 활용한 연구 및 빅데이터 기반의 유전자 검사 서비스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매출은 13% 증가했으나 영업손실 폭은 96%로 확대돼 수익성 부진이 이어졌다.

한편 테라젠이텍스의 관계사 메드팩토가 지난해 미국혈액학회에서 개발 중인 항암신약 백토서팁의 다발성골수종 임상시험 결과에서 1b상을 실시한 결과, 6개월 무진행 생존률이 100%를 기록했다고 발표, 신약개발은 순항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개인유전체 검사 가격이 저렴해지면서 시장에서 DTC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며 “마크로젠의 규제 센드박스 대상선정을 계기로 규제 완화가 신속히 이뤄져 질병까지 확대된 유전자 검사 서비스 인증제가 조속히 도입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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