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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關心)이 생겼다
관심(關心)이 생겼다
  • 이헌구 기자
  • 승인 2019.02.18 1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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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명 작가(전 한독약품 대표이사 사장)

고양명 작가
고양명 작가

관심(關心)이란 어떤 것에 마음이 끌려 주의를 기울임 또는 그런 마음이나 주의를 말하는데 비슷한 말로 관념(關念)이 있다.

대학 시절 겨울방학 때 기타를 배우겠다고 한 달 동안 레슨을 받았다. 그러나 한 곡도 끝내지 못했다. 나는 음악에는 소질이 없다. 그런데 집사람은 예술에 소질이 있다. 민요와 사물놀이를 한다. 공연을 보러 가자고 할 때, 처음에는 예의상 함께 갔다. 거듭되는 요구를 다 받아줄 수가 없다. 더러는 자리를 메우기 위해 동원되는 것 같아 싫었다.

사실은 자라나는 꿈나무들을 위해서는 격려 차원에서도 참석해서 관심을 가져야 하는데, 우선 재미가 없기 때문에 가기가 싫었다. 그래도 몇 번은 따라가 자리를 채워주었다. 체면(體面)치레다. 해마다 가을이 되면 발표회를 한다. 계속되는 공연에 다 가볼 수가 없다. 이제는 무관심으로 대응하자고 전략을 바꾸었다. 그렇다고 서양음악회에 가는 것도 물론 아니다.

나는 스스로 음치라고 생각하고 음악과 담을 쌓으며 70 평생을 살았다. 누님 집 근처에 살 때 누님과 문화센터 노래 교실에 2년을 함께 다녔다. 딱 한 곡을 외웠다. “내 나이가 어때서”다. 그래도 이번에는 한 곡을 외웠다는 게 신기했다. 요즈음도 혼자서 내 ‘나이가 어때서’을 중얼거릴 때가 많다.

나는 대공원 산책을 즐긴다. 산책하면서 혼자서 중얼거리며 노래를 부른다. 사람들이 없는 한적한 곳에서는 큰 소리로 노래를 불러 보기도 한다. 그래서인지 어느 때부터인가 노래방에 가서 노래를 부를 용기가 생겼다.

집사람의 민요 선생님이 민요를 배워보라고 했다. 몇 차례 수업을 들었다. 내가 음치라고 하자 노래를 들어보고는 음치가 아니라고 한다. 자신감이 생겼다. 나는 노래방을 거의 가지 않았다. 그러나 작년에는 여러 번 내가 가자고 친구들에게 먼저 제안했다. 관심 덕이다.

북이나 장구 등 타악기는 기분이 울적할 때 두드리면 스트레스도 풀릴 것 같아서 일단 배워 보기로 했다. 그리고 서양 악기로 아코디언도 함께 시작했다. 사물놀이 반에서 장구와 북 등을 배우고 있다. 그러나 아코디언은 악기까지 사고 본격적으로 배워보려고 의욕적으로 시작했다.

욕심은 무리를 부른다. 아니나 다를까 문제가 생겼다. 아코디언은 3달을 공부하다가 안 되겠다 생각하여 공부를 잠시 중단했다.

우리 장구 선생님은 예인(藝人) 이광수 선생님의 수제자 중 한 분이다. 재작년 가을 성남아트홀에서 공연이 있었다. 장구와 사자춤에 나는 흠뻑 빠졌다. 그 후 남산국악당에서 예인(藝人) 이광수 선생님의 ‘비나리’ 공연을 보고 ‘아 정말 잘하신다.’라는 소리가 절로 나왔다. ‘미치지 않으면 저렇게 될 수가 없지’라고 중얼거렸다. 대단한 열정이다.

그런데 현실을 보니 그에 상응하는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 우리 국악 사물놀이가 외국에서는 극찬을 받았다고 하는데 정작 우리나라 안에서는 저평가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부터 사물놀이를 지원하자는 생각이 났다. 그래서 공연 안내 팜플렛이 남아 있는 것을 여러 부(部)를 가지고 왔다. 다른 사람에게 서류 같은 것을 줄 때 그 팜플렛 속에 끼워 넣어 주고 있다.

무엇이 국악을 지원하는 일일까 생각하다 공연을 적극적으로 보러 가기로 했다. 가능한 범위 안에서 표를 몇 장 더 구입하여 한 사람이라도 함께 관람하자고 마음을 굳혔다. 적극적인 관심의 표현이다.

2017년 본향(本鄕) 공연에 이에 2018년 본향(本鄕) 공연도 봤다. 2019년이 되었다. 몇 일 후에는 나라를 울린 남사당, 세계를 누빈 사물놀이 상쇠 이광수 헌정음악회 봄비나리 연주회가 열린다고 한다. 표를 몇 장 더 샀다. 공연을 감상하러 가기로 한 나와의 약속을 키는 것이다. 물론 내가 초청한 몇 분과 함께 관람을 할 것이다.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점이 무엇인가를 생각해 보았다. 열정이다. 혼신(渾身)의 힘을 다한다. 미친듯이 일하는 모습을 본다. 영혼(靈魂)을 불태운다. 아름답다.

이광수 예인(藝人)도 사물놀이에 미친 분이다. 60 중반의 나이라는데 나이를 초월한 신들림이 아니고서야 어떻게 저렇게 연주를 할 수 있단 말인가? 마음 깊은 곳으로부터 찬사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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