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제약사들이 투자금 확보 목적으로 발행한 전환채권으로부터 그동안의 손실을 만회할 만한 큰 폭의 이익을 얻으면서 이들 기업들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동성제약·차바이오텍·알리코제약 등 일부 제약사들이 발행한 전환사채(CB)·전환우선주가 회계기준상 파생상품으로 인식되면서 4분기에 각 사별로 많게는 백억 원대의 이익이 실적에 반영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서 파생상품이란 채권소유자가 발행회사의 주식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전환권)를 의미한다. 주가가 오르면 파생부채인 전환권의 가치가 늘어나 회사의 부채도 함께 늘어나게 된다. 즉 주가가 오를 경우 회사는 손실을 보고 반대의 경우엔 이익이 난다는 의미다.

실제로 지난 7일 아이큐어는 공시를 통해 CB의 전환권을 평가한 결과, 주가 하락의 영향으로 12억 원의 파생상품평가이익이 발생해 이를 지난해 결산 실적에 반영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3분기는 이 회사의 주가가 상승했던 시기로, 이 중 파생평가손실이 34억 원이었던 만큼 실제로는 4분기에 46억 원의 이익이 발생한 셈이다. 이 기간 아이큐어의 주가는 59,000원에서 33,050원으로 44% 급락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지난해 4분기 제약·바이오 업종이 전반적으로 침체를 겪으면서 주가가 하락했다는 점. 따라서 3분기까지 전환권에 대한 손실이 있었던 기업들은 전환권 평가가 제자리를 찾으면서 아이큐어의 사례처럼 4분기에 큰 폭의 이익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지난 3분기 파생상품 평가손실이 발생한 제약·바이오사에는 동성제약(-145억원), 경남제약(-124억원), 바이오제네틱스(-94억원), 알리코제약(-52억원), 에이프로젠제약(-11억원), 바이로메드(-2억원) 등이 있다.

동성제약의 경우 지난 12일 발표된 결산 잠정치를 분석해 보면 3분기 153억 원의 손실은 결산 시 67억 원의 손실로 바뀐 만큼 4분기에만 약 100억 원의 이익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차바이오텍도 2017년 327억 원의 평가손실이 있었지만 한해를 넘긴 지금은 반대의 상황에 처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3분기까지 평가 이익으로 114억 원이 발생해 있는 만큼 4분기도 주가 하락(16%)에 따라 이익 규모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 외 바이오제네틱스(-94억원), 알리코제약(-52억원), 에이프로젠제약(-11억원) 등도 4분기 동안에 주가가 각각 –14%, -34%, -36%가 하락한 만큼 각사의 평가 손실은 확연히 줄어들 것으로 예측된다.

반면 3분기에 평가손실이 없었던 테고사이언스는 지난 12일 공시를 통해 주가 상승으로 파생평가 손실 27억 원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당기순손실이 19억 원이었던 만큼 평가손실이 없었다면 흑자 전환이 가능했던 상황. 하지만 회계가 발목 잡으면서 적자기업으로 남게 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CB로 인해 발생되는 파생평가손실은 실제 손실이 아닌 만큼 회사의 영업실적과는 무관하며 재무구조에도 변화가 없다”며 “이러한 착시 현상이 투자자들의 혼란을 가중시킬 수 있어 CB가 발행되면 유의해 실적 영향을 따져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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