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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FDA 신약 승인 59건...식약처 1건, 뒷걸음치는 '규제완화'
미 FDA 신약 승인 59건...식약처 1건, 뒷걸음치는 '규제완화'
  • 최선재 기자
  • 승인 2019.02.11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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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 심사 효율화 방점, 신속 승인제 등 속도전
식약처 '조건부 허가'도 0건, 약업계 일각...제도 보완 목소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최근 미국 등 각국 보건 당국이 앞다투어 신약 허가에 나서고 ‘글로벌’ 속도전에 돌입했지만 국내 보건 당국의 규제 완화 정책은 제자리걸음에 그치면서 약업계 일각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018년 미국식품의약국(FDA)이 허가한 신약은 총 59건. 이는 이전 최대치였던 1996년 53건보다 6건 많은 승인 건수로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한 것이다. 승인받은 신약 중엔 희귀질환 치료제가 다수 포함돼있다.

FDA는 2013년까지 해마다 약 20~30개 신약을 승인했다. 2016년까지 연평균 31.2개 신약이 승인됐지만, 2017년을 기점으로 승인 건수는 대폭 늘어났다. 트럼프 정부의 규제완화 정책 이후 2016년 22건에서 2017년 46건, 2018년 59건의 신약 승인이 이뤄졌다.

이는 FDA가 신약 심사 과정의 효율화를 추구한 탓이다. 실제로 美 보건 당국은 신속한 신약 승인을 위해 패스트트랙, 혁신의약품, 지정·신속 승인 제도를 운영해왔다.

2012년 도입된 ‘혁신치료제 지정 제도’에 따르면 환자 생명에 중대한 위협이 있는 질환을 치료하는 약물 가운데 약물의 효과나 작용기전이 기존의 약물과 획기적으로 우위성을 확보했다고 판단되면 신속 허가 심사를 받을 수 있다.

FDA 의약품평가연구센터 통계에 의하면 지난 10년간 FDA의 신약 승인 기간은 1/3로 줄었고 신약 승인 비율은 3배 정도 증가했다. FDA가 제약업계의 규제 완화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도움이 절실한 환자들에게 발 빠르게 치료법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 상황은 녹록치 않다. 2018년 식품의약안전처가 승인한 국산 신약은 CJ헬스케어가 개발한 국산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정' 뿐이다. 미국 FDA가 지난해 59건의 신약을 승인한 반면 식약처는 같은 기간, 단 한 건의 신약을 허가한 것.

물론 국내 보건 당국도 해마다 규제 완화 정책을 내놓았다. ‘조건부 허가’ 제도가 대표적인 예다. 2016년 7월 1일 식약처는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 또는 중증의 비가역 질환에 사용하는 세포치료제가 임상 2상 결과만으로 조건부 허가를 얻을 수 있도록 생물학적 제제 등의 품목허가심사 규정을 개정했다. 하지만 ‘조건부 허가’ 제도 시행 이후 약 2년 6개월 동안 조건부 허가를 받은 줄기세포치료제는 한 건도 없다.

식약처가 7일 '셀그램-엘씨'(Cellgram-LC)의 조건부 허가 신청을 반려한 점도 상징적인 사건이었다. 식약처는 “임상시험 환자들이 조건부 허가 요건에 해당하는 중증 환자가 아니고 생존율 개선을 입증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세계 최초의 알코올성 간경변 줄기세포 치료제의 탄성이 좌절된 것이다.

파미셀 측은 “지난 1년 여 간 식약처 심사관으로부터 ‘조건부 허가’ 제도의 입법 취지에 맞지 않고 규정을 벗어난 과도한 자료를 제출할 것을 지속적으로 요구 받았다”며 “왜곡된 시각을 바탕으로 잘못된 출발점에서 시작해 내려진 결과에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약업계 일각에선 ‘조건부 허가’ 제도에 대해 실질적인 보완이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은 전 세계적으로 희귀질환이나 난치성 질환에 대해 신속심사를 통해 신약 승인을 하고 있다. 환자들의 의료 접근성 보장에 방점을 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식약처는 안전성을 강조한 나머지, 조건부 허가에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난치성 질환 치료제 개발에 몰두한 국내 기업들은 당황할 수밖에 없다. 식약처가 파미셀 반려 결정을 기점으로, 환자들의 의료접근성 측면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내 보건 당국이 잰걸음을 하는 사이, 이웃나라들은 규제 완화에 속도를 높이며 가시적인 성과를 내놓고 있다. 중국 정부는 2017년 6월 국제의약품규제조화위원회(IHC)에 가입한 뒤 의약품 평가·승인 제도 전반을 개혁했다. 신약 개발을 위해 임상 시험 문턱도 낮췄다. 중국의 의약품 시장이 현재 세계 2위를 차지하고 있는 힘이다.

일본 후생노동성도 지난해 12월 세계 최초로 척수손상 치료용 줄기세포치료제의 ‘스테미락(Stemirac)’의 상용화를 승인했다. 일본 삿포로의대 연구진은 환자 13명을 상대로 한 임상시험에서 ‘스테미락(Stemirac)’을 적용하고 척수신경세포의 재생 효과를 확인했다.

‘스테미락(Stemirac)’이 일본 재생의학법의 ‘패스트트랙’(신속승인) 제도에 따라 조건부 허가를 받은 계기다. 식약처가 파미셀의 ‘셀그램-엘씨’의 조건부 허가를 반려한 점과 대비되는 부분이다. 

약업계 관계자는 “첨단 바이오 분야는 줄기세포나 유전자에 접근해 질병의 근본적인 부분을 연구해야 한다"라며 "국내 시장에서 연구 이력이 얼마 되지 않았고 시장 발전 속도가 다소 늦은 감이 있다. 하지만 우리 정부의 규제 완화 정책이 제약 시장 발전에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는 점은 더욱 큰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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