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브비, 화이자 등 글로벌 주요 제약사의 작년 4분기 실적이 어닝쇼크를 보이면서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의 수혜가 예상됐지만 이들 기업의 적자 원인이 사실상 연구개발비 증가와 같은 착시현상이라는 주장이 제기됨에 따라 시장공략에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최근 존슨앤존슨, 애브비, 화이자 등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을 보유한 다국적 제약사들이 잇따라 2018년 4분기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기업 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우선 애브비의 경우 지난 4분기 2조원의 손실을 기록하면서 그 원인을 두고 세간에는 휴미라의 매출 급감이 지목되고 있다.

이처럼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의 매출이 감소하자 바이오시밀러의 시장 확대에 따른 국내 바이오기업의 수혜가 점쳐진 것. 특히 ‘임랄디’(휴미라 바이오시밀러)를 앞세운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실적 상승 기대감이 그 어느 때 보다 높아지고 있다.

그런데 애브비의 실적 공시를 확인해 보면 휴미라의 매출은 미국 외 지역에서는 전년동기대비 17.5% 감소했지만 미국 내를 기준으로 볼 때는 판매고가 9.1%가 증가해 전체 휴미라 매출액은 오히려 0.5% 성장했다. 이로써 휴미라의 매출감소가 이 회사의 직접적인 적자 원인과는 무관하다는 게 밝혀진 셈이다.

주목할 점은 애브비가 매출 손실에 방어하기 위해 장기적 플랜 차원에서 후속 신약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연구개발비로 4분기에만 7조 6천억원(지난해 전체 12조원)을 쏟아 부어 적자가 난 것.

실제 회사는 휴미라의 적응증을 대부분 가진 차세대 염증신약물질 ‘우파다시티닙’에 대해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 중에 있다. 국내에서도 지난해 12월, 임상 3상이 승인됐으며 먹는 약이라는 점에서 주사제인 휴미라 보다 복약 편의성도 높였다는 평가다.

만약 신약 개발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해당 시장의 판이 새롭게 짜여질 가능성이 높아지는 만큼 국내 바이오시밀러 기업들의 타격은 불가피 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휴미라의 매출비중은 미국에서 75%를 차지하고 있으며 물질특허가 만료되는 2023년 이후 바이오시밀러 시판이 가능한 상태다. 때문에 애브비는 미국 시장을 지켜내기 위해 일단 유럽시장에서 초저가 전략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애브비 리차드 곤잘레스 최고경영자는 휴미라의 가격을 국가입찰이 이뤄지는 북유럽 국가에서 최대 80%까지 할인할 수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매출원가 자체가 25% 수준으로 저렴한 원가구조를 가지고 있는 만큼 80% 할인에도 불구하고 회사는 여전히 수익성 보존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낸 것.

이 외에도 또 다른 주력 품목인 ‘임브루비카’가 4분기 1조 1,248억원의 매출로 42% 고성장을 달성하면서 매출 감소분을 상회하고 있는 상황이다.

아울러 화이자는 지난해 4분기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2% 성장한 15조6,265억원을 기록했지만 최종 4,400억원의 분기 손실이 발생했다.

이런 가운데 셀트리온의 미국 시판 파트너인 화이자가 밝힌 ‘인플렉트라’(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 미국명 램시마)의 지난 4분기 매출은 78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동기대비 58% 증가한 규모지만 미국 진출이후 처음으로 1.4%의 분기매출 하락을 나타낸 것.

이는 셀트리온헬스케어가 1조2천억원 이상의 재고자산을 보유 중인 가운데 유럽에서 램시마의 가격이 50% 할인되자 가격 경쟁 심화에 따른 향후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 할 것이라는 전망으로 이어지고 있다.

여기서 오리지네이터인 존슨앤존슨 레미케이드의 지난해 미국 매출은 전년대비 16% 감소한 상황이다. 하지만 이는 사실상 레미케이드의 가격 할인에 따른 매출 감소분으로 보고 있다. 바이오시밀러의 시장공세에 따른 실질적인 타격은 없었다는 의미다. 실제로 레미케이드의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2분기 94%, 3분기 93%, 4분기 93%를 유지했다.

한편 존슨앤존슨도 4분기 연구개발비에 3조6천억원을 비용으로 투자했다.

약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국내 바이오 양대산맥인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이 유럽과 미국의 시장을 잠식해 나가고 있는 만큼 실적 성장이 기대된다”면서도 “글로벌 제약사들이 오리지널을 대체할 차세대 신약을 개발하기까지 시간을 벌고 미국시장을 보호하기 위한 저가 전략을 펼치고 있어 이에 맞설 대응책을 신속하게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이 시각 추천뉴스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