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부광약품
사진=부광약품

외국인 투자자들이 올 들어 국내 제약주를 대거 매도하고 있는 상황에서 유독 중견제약사인 부광약품의 주식은 최근 90억원 규모까지 사들인 것으로 확인돼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019년 의약품업종과 제약업종 130개사 중 외국인이 50억원 이상을 매수한 제약사는 한미약품 126억원(2만8천주), 부광약품 90억원(37만3천주), 삼천당제약 55억원(15만3천주) 등 단 3개사로 압축됐다.

이 중 대형 제약사인 한미약품을 제외하면 외국인이 부광약품 주식을 100억원 가까이 사들인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분석이다.

일단 외국인이 부광약품 주식을 선호한 데에는 그 만한 실적이 뒷받침 하고 있다.

실제로 회사는 지난해 3분기에만 762억원의 매출을 올리면서 295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이는 전년대비 각각 99%와 696% 성장한 규모로 국내 제약사들 가운데서는 최고 수준의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것.

이처럼 부광약품이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는 배경에는 오픈 이노베이션과 적절했던 투자 타이밍이 맞아 떨어졌다는 평가다.

회사는 작년 3분기 표적항암제 ‘리보세라닙’(성분명 아파티닙)의 개발권리를 에이치엘비생명과학에 400억원에 양도했다. 이는 부광약품이 지난 2009년 리보세라닙을 LSK바이오파트너스로부터 사들일 당시 그 규모가 40억원대에 불과했던 만큼 회사는 10년 만에 10배 수익을 올리게 된 셈이다.

또 지난해 5월에는 릴리가 5억7500만달러에 오르카파마를 인수하면서 부광약품이 약 80만달러(약 9억원)를 투자해 보유하고 있던 지분 5.4%를 환수함에 따라 330억원을 벌어 들였다.

이와 함께 회사는 지난해 안트로젠 31만6,500주를 매각하면서 약 292억원의 주식 차익도 거둬들였다. 이후 4분기에는 8만3,500주를 추가 매각해 60억원의 이익을 발생시켰고 올해 들어서만 60만171주를 추가 매도하면서 약 300억원의 이익을 남긴 것으로 분석됐다. 이로써 부광약품에 남아있는 안트로젠 주식수는 현재 60만주(376억원)로 추정되고 있다.

이 외에도 부광약품이 46억여원을 들여 지분의 6.5%(54만4,572주)에 투자한 에이서 테라퓨틱스는 24일 현재 주당 24.4달러, 약 150억원으로 평가되고 있는 만큼 그 차액은 100억원에 이르고 있다. 이 회사는 미국에서 희귀의약품으로 선정된 혈관엘러스단로스증후군(vEDS) 치료제 ‘에드시보’의 신약허가 신청을 FDA에 제출한 상태로 최종 승인이 날 경우 막대한 이익창출도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올 들어 외국인들이 부광약품에 주목하는 이유는 또 있다. 바로 이 회사가 보유한 파이프라인 때문.

부광약품의 주요 신약 파이프라인은 제2형 당뇨병치료제 ‘MLR-1023’, 이상운동치료제 ‘JM-010’, 전립선암치료제 ‘SOL-804’ 등이다.

이 중 올해 당뇨약 MLR-1023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는 모양새다. 회사는 이 물질에 대한 권리를 미국 멜리어社와 공동으로 갖고 있으며 한국·중국·아시아지역 판권을 보유하고 있다. 멜리어 이익의 50%도 부광약품 소유다. 현재 미국과 한국에서 임상 2상 후기가 완료된 가운데 조만간 주요 지표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이며 이는 6월 미국당뇨병학회를 통해 최종 결과가 공개될 예정이다.

만약 임상결과가 긍정적으로 나올 경우 글로벌 제약사에 기술수출을 통한 개발 가능성까지 높게 점쳐지고 있다. 글로벌 당뇨약시장이 거대 규모를 형성하고 있는 만큼 상품화에 도달한다면 상업적 성공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결과적으로 보면 이 같은 부광약품의 호실적과 파이프라인에 대한 기대감은 최근 제약바이오의 조정국면에서도 외국인의 관심을 꾸준히 끌어온 원동력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인 것.

한편, 국내 대표 기관투자자인 국민연금도 지난해 부광약품의 지분을 6.1%에서 7.13%로 확대했다. 이러한 매입 확대는 동종 제약사(녹십자 –2.46%, 대원 –0.71%, 유한양행 –0.02%, 종근당 –1.16%)들의 감소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부각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부광약품이 최근 파트너링을 확대해 투자기회를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으며 파이프라인 확보에도 집중하고 있어 향후 행보에 대한 기대가 높다”며 “특히 오픈이노베이션 플랫폼을 구축한 만큼 앞으로도 선순환 구조의 신약개발과 다양한 투자로 기업가치가 성장할 것으로 내다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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