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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런 행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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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헌구 기자
  • 승인 2019.01.28 0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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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기업·국가 모두 운명(運命) 공동체
운칠기삼(運七技三), 하늘이 돕지 않으면 안돼

고양명 작가(전 한독약품 대표이사)

고양명 작가
고양명 작가

불가(佛家)에서는 옷깃만 스쳐도 인연(因緣)이라는데, 나는 23살부터 40년간 한 회사에서 청춘을 보냈다.

이 회사와 인연이 재미있다. 당시 나는 서울 광교에 있는 의료기 상사에 다니고 있었다. 적성이 아니다 싶어 다른 회사로 자리를 옮겨볼까? 생각하던 중이었다.

퇴근 길에 종로 2가에서 우연히 1년 선배인 황OO를 만났다. 그 인연으로 H 약품에 지원을 했다.

Y 회장님은 면접관 중 한 분이었다. 그 당시 영업이사였는데 대단히 미남이고 키가 컸다. 사실 나는 H 약품을 지원한 것이 아니다. 시바부(CIBA Division)를 지원을 했다. 그런데 Y 회장님의 권유로 H 약품에 입사하였다. 면접 중에 왜 시바(CIBA)부를 지원했느냐고 물어, 시바부(CIBA Division)에 선배가 있다. 그 선배가 근무하는 곳에 가고 싶다라고 했다.

그러자 H 약품도 외국과 합작한 회사라며 똑같다고 하였다. 입장 곤란하게 H 약품으로 지원부서를 바꾸는 것이 어떠하냐 하신다. 여러분들도 입사 시험을 봐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런 경우에 면접 자리에서 나는 시바부가 아니면 안 된다고 말씀 드리기는 참으로 어려웠다.

학술사원으로 2년을 근무하고 Y 상무가 지휘하는 영업부로 자리를 옮겼다. 5년만에 주임으로 진급하자 부산병원소장으로 가라 한다. ‘예’하고 집에 와서 아내와 상의하니 갈 형편이 아니다. 다음 날 출근하여 입장이 어려우니 고려하여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일단 명령이 났으니 2년만 갔다 오라고 하였다. 2년을 근무했더니 약속대로 다시 서울로 발령을 내 주었다. 멋쟁이다.

그리고 얼마 후에 Y 상무는 회사를 떠났다. 그 후에 한국 시바(CIBA Korea) 사장이 되셨다. 본인은 시바회사의 사장으로 가시면서 나는 왜 H 약품으로 입사하게 한 이유가 무엇인지 물어 본적은 없다.

인생은 끝없는 U턴을 한다. 미리 정해진 목표지점을 향해 곧바로 가는 것이 아니라 굽이굽이 돌아가는 것 아닌가? 사람도 기업도 국가도 모두 운명(運命)이 있다.

그리고 복을 타고난다. 웃는 사람에게 복이 온다고 한다. 그리고 베푸는 사람에게 복(福)이 온다고 하지 않는가?

하늘이 돕지 않으면 안 된다. 운칠기삼(運七技三)은 내가 잘 쓰는 말이다.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하늘이 도와 주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다는 말이다. 나는 내가 잘 나서 성공했다고 하기 보다는 주위 분들이 나를 도와 주어 “오늘의 내가” 있다고 생각한다.

실력으로 따지면 나는 경쟁에서 낙오를 했을 것이다. 그러나 세상살이는 학문적인 깊이가 아닌가 보다. 나의 인생을 살아가는 방식을 믿어 주었기에 가능하였다고 믿는다.

나는 H 약품 영업부에서 잔뼈가 굵었다. 그 후 나는 스위스 회사는 아니지만 프랑스 회사에 합류했다. H 씨가 어려울 때 조금 도와 준 것이 인연이 되어 그는 나를 R사로 인도했다.

그 영국 친구는 나를 교육시키기 위해 직접 데리고 영국 런던으로 갔다. 두 분 선생님이 나 한 명을 위해 수고하셨다. 나는 그 친구 덕분에 글로벌 마케팅을 배울 수 있었다. 그는 오늘의 나를 있게 해준 은인이다.

세계화는 너무나 냉혹하다. 내가 속했던 회사는 세계 1~2위를 하던 독일계 제약회사였다. 그러나 순간의 실수로 1/10 크기의 프랑스 S사에 합병되는 비운을 맞았다. 그 회사의 비운은 나에게도 영향을 끼쳤다. 나는 만년 부사장에서 대표이사 사장이 되는 계기가 되었다.

내가 JWOO제약 상근고문이었을 때 일이다. 회사 근처까지 와서 점심을 사주신 Y회장님이 생각이 났다. 그래서 점심식사를 모셨다. 이게 또 계기가 되어 나는 Y회장님의 대학동기분들의 모임에 옵서버가 되었다.

선배님들은 두 달 간격으로 만난다. 점심하고, 차하고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들을 한다. 나는 모임을 통해 인생을 배운다. 나 또한 그분들에게 젊은 기운을 불어 넣어 드리려 노력한다.

멤버 중에는 K 고문님, Y 고문님이 있다. 그분들은 대학 동기 동창생이지만 회사에서는 먼저 입사한 사람이 소위 입사 선배다.

내가 입사하고 보니, 학술이사로 K 고문님, 학술과장으로는 Y고문님이 그리고 영업이사에는 Y 이사님으로 회사의 주요부서를 장악하고 있었다.

지난 12월은 원래 모임이 없는 달이다. 그러나 내가 과천에 초밥을 잘하는 집이 있다고 하여 특별히 자리를 만들었다.

이 자리에서 Y 회장님께서 나이가 들고, 도와주는 사람이 일을 그만 두겠다고 하여 운영하시던 약사관련법규집(藥事關聯法規集) 출판사업을 그만두려고 폐업 신고서를 제출했다고 말씀 하셨다.

나는 금년 초에 지난 12월에 출판한 ‘우리 손주 큰일 났네’를 위해 창업을 했다. 그래서 제가 도와 드릴 터이니 계속하시라고 말씀 드렸다. 그랬더니 오히려 ‘네가 하려면 하라’ 하셨다. 회장님이 경영하시던 출판 사업을 물려 받았다.

우리회사도 기본적인 살림을 할 수 있는 사업이 생겨 나는 다행이다. 우리회사는 개인회사였으나 약사관련법규집 출판도 해야 한다. 그래서 ‘주식회사 케이원 컴즈’로 법인화 했다. 내가 대표이사가 되었다.

출판사도 생기고 창업도 하는 행운을 잡았다. 책임감이 막중하다. 선배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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