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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호르몬 치료로 ‘세 마리 토끼’ 한 번에 잡자
여성호르몬 치료로 ‘세 마리 토끼’ 한 번에 잡자
  • 이헌구 기자
  • 승인 2019.01.28 04: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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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년기 증상·심혈관질환 예방·뼈 건강까지 동시에
유방암·동맥경화 등 오해, 건강인에선 걱정 無

김영지 전문의(서울척병원 내분비내과장)

김영지 서울척병원 내분비내과장
김영지 서울척병원 내분비내과장

▶ 폐경기의 갱년기 증상

에스트로겐은 중추신경계에 영향을 미치는 호르몬이다.

결과적으로 에스트로겐이 부족하게 되면, 대표적 증상으로 혈관운동성 증상(안면홍조, 발한, 심계항진, 두통, 현기증), 비뇨생식기 증상(질위축, 성교통, 성욕감퇴, 빈뇨, 요실금, 배뇨통, 비뇨생식기 감염), 정신증상(불면, 과민, 우울, 집중곤란, 피곤) 및 전신통, 관절통을 겪게 된다.

이러한 여성 갱년기 증상은 개인차가 심해서 정도와 기간이 모두 다르다. 증상이 거의 없는 사람에서부터 심각한 사람까지, 기간도 1년에서 20년까지 다양하다.

특히 혈관운동성 증상이 중등도 이상일 경우, 전신 여성호르몬제재를 고려할 수 있으며 비뇨생식기 증상에는 국소 여성 호르몬제를 고려한다. 치료를 하게 되면 혈관운동성 증상 외의 다른 갱년기 증상도 호전을 보인다.

▶ 폐경기와 심혈관 질환

여성호르몬은 혈관 건강에 윤활제 기능을 담당한다.

폐경 전의 여성들은 남성들에 비해 성인병(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동맥경화, 복부비만 등) 발생이 낮지만, 폐경 후 성인병의 남녀 비율 차이가 순식간에 비슷해진다. .

폐경 후 10년 이내 호르몬요법은 심혈관 사망 위험도 48% 감소 및 관상동맥칼슘지수와 경동맥 내막-중막 두께 감소에 영향을 미친다는 보고결과가 있다.

즉, 여성호르몬 치료를 조기에 시작할 시에는 심혈관 질환에 대한 예방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 폐경기와 뼈건강

여성호르몬은 뼈 건강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따라서 여성호르몬이 감소하는 폐경기에는 뼈도 약해지기 시작하는데, 이 또한 초반 십년 동안 급속도로 일어나서 평생 잃어버릴 골량의 절반 정도를 소실하게 된다.

많은 골다공증 치료제 중에서 60세 이전 골감소증 단계부터 예방 효과가 입증되어 있는 일부 약제들 중, 갱년기 증상을 동반한 여성에게 가장 합리적인 치료제로 선택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여성호르몬 제재이다.

폐경 초기에는 여성호르몬 치료를 통해 골다공증을 예방 및 치료하도록 하고, 60대이후 골다공증의 지속적인 악화 시 상황에 맞는 골다공증 치료제를 다시 선택한다.

▶ 폐경기 치료의 중요성

우리나라 여성은 평균 49.7세에 월경이 끝나므로 ‘100세 시대’에 이르게 되면 인생의 절반을 폐경 상태로 지내게 되는 셈이다. 또한 인구구성의 빠른 고령화로 2030년경 폐경 여성은 전체 여성 인구수의 43%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호르몬 치료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으로 인해, 폐경 여성의 대부분인 70% 정도가 적극적인 치료를 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폐경기의 적절한 치료는 심혈관 질환, 뼈 건강 및 폐경기 증상의 전반적 완화에 효과적이다.

▶ 여성호르몬 치료제 종류

 

▶ 호르몬치료의 부작용에 대한 오해

폐경기의 여성호르몬 치료는 지난 2002년 미국의 여성호르몬 치료에 대한 연구인 WHI (Women’s Health Invitation) 연구를 계기로 큰 오해를 불러 일으켰다. 당시 연구의 핵심결과는 호르몬 치료를 하면 유방암, 뇌졸중, 심장병, 정맥혈전색전증의 위험이 증가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2013년 후속 추가분석에서 이러한 연구결과를 다시 살펴보았더니, 혈관 질환 위험성은 65세 이상 고령의 연령에서 주로 발생하나 연령별로 다르게 접근해야 하며, 유방암의 경우에도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 복합제에서 높게 발생하므로 과장된 우려라는 것이 재발표 되었다.

또한 이를 뒷받침하는 다른 많은 연구들이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한번 퍼졌던 여성호르몬 치료의 부작용에 대한 과장된 오해는 아직도 사라지지 않고 있다.

(1) 유방암이 생긴다는데?

결론은, 건강한 사람에서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자세히 살펴보자면, 여성호르몬과 유방암의 상관관계는 호르몬의 구체적 성분(프로게스테론 유무와 종류)과 치료시작 시기, 사용기간, 투여경로, 개인특성(가족력, 체질량지수)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해야 하는 복잡한 문제이다.

WHI 연구에서의 결과를 보면, 단독 호르몬(에스트로겐) 제재는 오히려 유방암 위험률을 23% 감소시키는 것으로 되어있다.

복합체 호르몬(에스트로겐 + 프로게스테론)은 5년 이상 복용할 시, 새로운 암의 발생을 유발시키기 보다는 ‘미처 진단되지 않았던 기존의 유방암(여성호르몬에 반응하는 유방암 종류)이 커지거나 재발할 위험이 약간 있다’ 로 추정된다.

정확하게는 복합체호르몬(에스트로겐 + 프로게스테론)을 5년 이상 사용 시, 1년에 1만명 중 8명(0.08%증가)의 유방암 환자가 더 발생했다.

본인이 (복합체호르몬을 복용하는 분 중) ' 내가 그 1만명 중의 8명에 해당이 되지 않을까' 염려가 된다면, 이러한 유방암 발병 위험도는 과음이나 비만으로 인한 유방암 발병 위험도보다 낮은 수치라는 것을 설명하고 싶다. 달리 말하면, 복합체 호르몬제 복용으로 인한 유방암 발생가능성을 걱정하기보다는 그 시간에 정기적인 유방검사를 하면서 금주 및 체중감량에 대한 계획을 세우는 편이 더 낫다는 것이다.

또한, 한국의 유방암 발생률은 미국이나 유럽에 비해 3분의 1 정도로 낮고, 폐경 후 유방암이 대부분인 미국이나 유럽과 달리 폐경 전 유방암의 비율이 60% 정도에 달한다. 따라서 폐경 후 한국 여성은 더욱 유방암 걱정에 크게 얽매일 필요가 없겠다.

그래도 복합체 호르몬(에스트로겐 + 프로게스테론) 이 걱정된다면, 치료지속여부 혹은 약제종류 변경에 대해 의사와 상담을 통해 고민을 해결하자.

(2) 동맥경화가 생긴다는데?

결론은, 60세 이전의 건강한 사람에게서는 아니다.

그러나 이미 혈관건강이 나빠진 60세 이후에는 동맥경화 악화가능성이 있으므로, 60세 이전에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 지속관리

치료시작 전에는 우선 기본적인 건강검진 및 흡연/알코올 섭취 평가, 주요 여성암 선별검사, 동맥경화질환 위험도 평가, 골밀도 검사를 시행하게 되고, 그 후 해마다 주기적인 체크를 받게 된다.

마지막으로 실제 진료 중에 있었던 경험을 소개하며 본 연제를 마무리하고자 한다.

심한 갱년기 증상을 겪었던 어느 52세 폐경 환자는, 상기의 검사 후 안전하게 호르몬 치료를 시작하였다.

치료 후 그녀는 무엇보다도 가장 괴로웠던 갱년기 증상이 크게 완화되었고, '골밀도 개선'과 함께 '피부결 개선' 또한 스스로 느끼고 있었다.

그러나 그녀는 동창회만 다녀오면 다시 불안해지게 되었다고 한다. 친구들이 하는 말 중 “아무개가 호르몬 치료를 받다가, 얼마 전 유방암이 생겼대. 의사말도 믿을 수가 없어, 새로운 연구결과가 발표되면 하는 말이 항상 바뀌잖니? 나는 안전하다는 천연 XXX 을 구해서 사먹고 있어” 라는 말을 듣고 있자니 1년전 의사와의 상담내용은 어느새 까마득해지고, 내심 혼자 가슴이 철렁하기까지 하다. 과연 괜찮을까?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기본적으로 여성호르몬은 적절하게 사용하면 건강에 이로운 호르몬이다.

앞서 설명한 주된 장점 이외에도, 직장/대장암을 예방하고 전체 사망률을 낮춘다. 전체 사망률을 낮춘다는 것은 고무적인 결과이며, 달리 말하면 여성호르몬은 잘만 활용하면 수명을 늘릴 수 있는 치료라는 것이다.

'갱년기 증상'이 심한 폐경 초기에 치료를 시작한다면 그 어떤 안티에이징이 부러울 것 없이 ‘심혈관 질환 예방’ 과 ‘뼈 건강’까지 '세 마리 토끼' 를 한 번에 잡을 수 있는 최상의 방법이다.

의사 상담 후, 주기적 검사와 병행하여 적절한 맞춤식 치료를 선택 한다면 안심할 수 있다.

▶주의할 점

호르몬 치료 시작 초기에 부정기적인 질출혈 및 유방 통증 가능성이 있으나 대부분 3개월 내외에 사라진다. 심하거나 지속되면 원인 검사를 시행하고, 문제가 없으면 치료약제의 용량이나 종류 변경을 고려한다.

▶금기증

유방암, 자궁내막암, 에스트로겐 의존성 악성종양, 관상동맥질환, 뇌졸중/일과성허혈, 정맥 혈전색전증/폐 색전증, 급성 간/담낭 질환, 진단이 불분명한 질출혈을 가진 질환자는 여성호르몬제 치료를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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