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사진=한미약품 제공]
한미약품[사진=한미약품 제공]

포지오티닙으로 중국 폐암치료제 시장을 자력으로 직접 공략하겠다는 한미약품의 결정이 신의 한수로 평가될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권세창 한미약품 사장은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포지오티닙'의 중국 임상을 독자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당초 한미약품은 중국 루예제약과 지난 2014년 총 200억원 규모로 포지오티닙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하면서 개발 및 판매권을 넘긴 바 있다. 하지만 회사는 포지오티닙의 가치가 저평가 됐다고 판단, 지난해 기술수출 계약을 해지했다.

한미약품은 그동안 진행된 임상을 통해 포지오티닙의 가능성을 확인한 만큼 일단 올 상반기 전 세계 폐암 환자 40% 이상이 모여있는 중국 시장에 임상승인을 신청하고 2022년 시판 허가를 목표로 시장 ‘직접 공략’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이와 함께 지난 2015년 포지오티닙 기술수출 계약을 통해 한국과 중국을 제외한 전 세계 특허독점권(전용실시권)을 확보한 스펙트럼 파마슈티컬즈는 포지오티닙이 비소세포폐암과 유방암에서 획기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가능성을 구체화 시키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9월 세계폐암학회에서 스펙트럼이 발표한 2상 임상 중간분석 결과에 따르면 EGFR 엑손 20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 50명 중 분석에 포함된 44명의 객관적반응률(ORR)은 43%였다. 앞서 발표된 초록 데이터에서 확인된 반응률(58%) 보다 15% 감소한 결과로 시장의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했지만 마땅한 치료제가 없는 환자 그룹을 대상으로 나온 결과인 만큼 신약으로서의 가치는 여전히 매력적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아스트라제네카 '이레사(게피티닙)', 로슈 '타쎄바(엘로티닙)' 등 EGFR 엑손 20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에 대한 기존 표적치료제의 반응률은 8% 미만으로 알려져 있으며 2차 치료 표준요법으로 권고되는 도세탁셀과 PD-1, PD-L1 억제제 병용요법의 반응률 역시 19% 미만에 불과하다.

이러한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지난해 FDA에 포지오티닙 혁신치료제 지정(BTD)을 신청했으나 아쉽게 뜻을 이루지 못한 스펙트럼은 현재 진행 중인 스펙트럼 2상(ZENITH20)을 토대로 가장 빠른 허가 승인 절차를 FDA와 지속적으로 논의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제약기업들이 중국 제약시장 진출을 위해 현지 기업과 손을 잡고 있는 상황에서 한미약품이 줄곧 함께 해온 중국 파트너사와 계약을 해지하고 직접 진출을 결정한 것은 포지오티닙의 성공 가능성에 대한 자신감으로 보인다”면서 “지난해 말 미국에서 혁신치료제 지정을 받지 못하면서 기대감이 다소 가라앉기는 했지만 계획대로 글로벌 임상이 진행되고 있고 현재까지 나온 결과물에 대한 시장의 평가도 나쁘지 않은 만큼 중국 임상을 독자적으로 수행하겠다는 한미약품의 이번 결정은 중장기적으로 신의 한수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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