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Pixabay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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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주요 대형제약사들의 이익잉여금 규모가 총자산 대비 평균 34%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기초체력을 키웠다는 데 긍정적이지만 동시에 투자활동도 늘어나 대다수 기업의 차입금이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본지가 지난해 3분기까지 이익잉여금 규모와 현금흐름 추적을 통해 기업의 내실화를 살펴본 결과, 차입금이 늘어난 기업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 한미약품, 동아에스티, 대웅제약, 보령제약, GC녹십자 등으로 확인됐다. 반면 차입금이 줄어든 곳은 셀트리온, 한독, JW중외제약, 제일약품 등이었다.

우선 주요 제약사 15곳의 이익잉여금 보유액을 보면 평균 4800억원 수준으로 확인됐고 자산총계 대비 이익잉여금은 평균 34%에 달했다.

이 같은 이익잉여금 규모와 비율은 아직까지 공론화된 평가 척도는 없지만 상당히 많은 수준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안정성 평가지표인 사내 유보율(잉여금을 납입자본금으로 나눈 비율)도 2017년도 기준 각 사별 1000%~3000%에 달했다.

여기서 이익잉여금은 영업활동 등에서 생긴 순이익을 쌓아놓은 금액이며 배당 지급 시 재원이 되는 것으로, 주식을 발행하면서 발생되는 자본잉여금과는 구분된다.

 

세부적으로 보면 유한양행은 이익잉여금이 총자산 대비 75%에 달해 그 규모가 1조4196억원으로 제약사 중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셀트리온은 이익잉여금이 총자산 대비 54%로 1조7879억원에 달한 가운데 올해 당기순이익 3000~4000억 원이 예상되는 만큼 제약바이오 업계 통틀어 첫 2조원 돌파가 유력시 된다.

이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분식회계 논란에도 이익잉여금 1조클럽(1조916억원,15%)에 가입했으며 녹십자(7,100억원,45%), 대웅제약(4,805억원,45%), 광동제약(3,428억원,57%), 한미약품(3,023억원17%) 순으로 많았다.

반면, 제일약품과 일동제약은 각각 192억원(5%)과 221억원(4%)으로 이익잉여금 규모가 상대적으로 적었다.

주목할 점은 이들 기업들의 현금흐름.

실제로 녹십자와 한미약품의 경우 영업현금은 들어오지 않고 지출만 잡혀 각각 –415억원과 –593억원을 기록했다. 즉 영업이익이 발생해도 현금이 들어오지 않았다는 것으로 이는 돈으로 받지 못한 매출채권이나 원재료 구입에 따라 재고자산 등이 증가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한미약품의 경우 영업이익은 362억원에 달했지만 재고증가로 인해 489억원이 지출됐으며 이자비용으로 105억원이 발생해 현금이 더 지출됐다.

또한 제약사들의 법인세 부담도 현금 지출을 높인 요인으로 분석됐다. 제약기업 15곳의 법인세는 평균 110억원에 달했으며 회사별로는 셀트리온이 762억원을 납부했고 유한양행 243억원, 종근당 233억원, 광동제약이 129억원을 지출했다. 다만 한미약품의 경우 세액공제로 인해 오히려 96억원을 환급받을 수 있었다.

투자활동으로 돈을 가장 많이 사용한 제약사는 한미약품으로 유형자산 취득에 1234억원을 투자했다. 이를 위해 회사는 1745억원을 더 차입해 사용하게 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역시 유형자산 2357억원을 취득하면서 차입금이 3364억원 늘어나게 됐다.

동아에스티의 경우 종속·관계사 지분 취득을 위해 538억원이 지출됐고 이를 위해 차입금 300억원이 조달됐다. 셀트리온과 유한양행도 각각 266억원과 271억원을 지분 투자에 사용했고 이를 위해 영업이익에서 발생된 현금이 사용됐다.

부광약품은 자기주식 처분과 투자주식 처분으로 650억원의 잉여 현금을 확보했으며 한독은 영업활동에서 발생된 이익으로 차입금 144억원을 상환시켰다. JW중외제약과 제일약품의 경우도 영업활동에서 발생된 이익으로 각각 차입금 347억원과 161억원을 상환시켰다.

한편 주주 친화정책과 관련이 있는 현금배당금은 유한양행이 217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녹십자(143억원), 한미약품(90억원), 부광약품(86억원), 종근당(85억원), 일동제약(78억원) 순으로 사용됐다. 유한양행과 셀트리온은 주가 안정 등을 위한 자기주식을 구입하는데 각각 123억원과 129억원을 지출했고 종근당 70억원, 한미약품 56억원, 보령제약 50억원, JW중외제약이 37억원을 사용했다.

약업계 한 관계자는 “그 동안 제약사들이 꾸준한 흑자를 지속해 이익잉여금이 많이 누적됐고 이를 기반으로 고배당 정책 기조를 이어나갔다”고 밝히고 “또 이를 재원으로 R&D 투자가 가능 했던 만큼 향후 불황에 대비해 영업외 투자는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며 배당도 줄어 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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