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기업들이 시장 성장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동남아 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다.

한국의약품수출입협회에 따르면 동남아 의약품시장은 전체 의약품 소비의 70~80%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때문에 국내 제약기업들 입장에선 해당 시장의 성장 잠재력을 높게 판단, 시장 진출을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상황.

우리나라는 지난 2016년 미국, 유럽, 일본, 스위스, 캐나다에 이어 6번째로 국제의약품규제조화위원회(ICH) 정회원으로 가입하면서 허가 조건 면제와 기간 단축 등 혜택을 볼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됨에 따라 동남아시장 공략을 위한 대외적인 여건도 나쁘지 않은 상황이다.

현재 동남아 국가들 중 국내 제약기업의 진출이 가장 돋보이는 국가는 단연 베트남이다.

신풍제약이 지난 1996년 현지법인과 공장을 세운 것을 시작으로 대웅제약, JW중외제약, 종근당, 일동제약, 한국유나이티드제약, CJ헬스케어, 대원제약, 대화제약, 삼일제약 등이 법인이나 사무소, 공장을 설립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현지 사무실을 개소한 유한양행은 내년 법인 설립을 준비 중에 있으며 삼일제약은 오는 2021년 완공을 목표로 현지 점안제 생산 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현지 시장 진입에 걸림돌로 작용하는 부분도 있다. 베트남 정부가 유통 및 판매를 반드시 현지 에이전시 및 유통업자 등을 거치도록 요구하고 있는 데다 현지 법인 투자 및 의약품 등록 시 필요한 까다로운 서류 절차 과정, 장기간의 허가 기간, 자국 제약 기업의 보호 정책 등은 넘어야 할 진입장벽으로 지적되고 있는 것.

또 가짜 의약품 유통과 부실 제품 관리 등을 이유로 자국 생산 의약품에 대해 부정적 인식이 높은 가운데 다국적제약사들이 전략적으로 시장 점유율을 확보해 나가고 있어 이들과의 경쟁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트남 시장은 여전히 국내 제약기업들에게 기회의 땅이라는 게 약업계 중론.

일단 베트남 인구는 1억명에 육박하는데 이 중 40세 미만 청년층이 전체 인구의 70%를 차지하고 있어 소비 여력이 크다. 또 매년 6%대의 경제 성장률을 바탕으로 중산층이 급격히 늘고 있는 만큼 고품질의 의약품 수요도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베트남은 인근 동남아 국가와 비교해 1인당 의약품 지출 규모가 5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어 성장 잠재력이 높다는 게 업계 분석.

실제로 국내 제약기업들이 베트남에 자리를 잡고 성과를 내고 있면서 본보기를 톡톡히 하고 있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2001년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2003년 베트남 공장을 가동, 종합 비타민제 홈타민을 출시하며 주목 받고 있다.

대웅제약도 지난 2004년 베트남 호치민 지사를 설립하고 2007년 간장보호제 우루사를 선보이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우루사는 300개 이상의 UDCA(우르소데옥시콜산) 제제 중에서 수년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CJ헬스케어는 2014년부터 숙취해소음료 컨디션을 현지 마트 및 편의점에 유통 중이다. 최근에는 베트남 제약 유통 전문 1위 업체 비메딕스와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케이캡정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하며 베트남 의약품 시장 진출을 본격화 하고 있다.

지난 6월 베트남에 박카스를 공식 론칭한 동아제약은 최근 베트남 축구 영웅으로 대접받고 있는 박항서 감독을 광고 모델로 발탁, 효과를 보면서 진출 3개월 만에 200만개 이상을 판매하는 소위 ‘대박’을 쳤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베트남이 동남아시아 의약품 시장의 중심 국가 도약을 목표로 해외 제약사로부터 기술이전 등을 추진하는 비전2030 전략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 충북 오송을 롤모델로 의약품 전용 공업단지를 조성하고 한국기업 유치를 위해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안하고 있다”면서 “베트남 경제 및 산업이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어 의약품 수요와 시장이 폭발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높은 만큼 국내 제약사들에게는 베트남이 기회의 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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