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업계가 전반적인 실적 악화에 따라 올 3분기 기부금 누계액도 100억 원을 넘지 못하는 등 사회공헌을 위한 활동이 대폭 축소된 것으로 드러났다.

 

12일 코스피 상장 제약사 40곳의 3분기 보고서를 통해 올 1~3분기 기부금 현황을 분석한 결과, 기업들은 이 기간 총 95억 원의 기부금을 사용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기부금이 늘어난 곳은 11곳이었던 반면 나머지 29곳은 그 규모를 축소하거나 전년 수준을 유지했다.

특히 국내 제약사들은 연말 사회공헌활동을 예년 수준으로 활발히 진행하면서도 실질적인 기부액 실적은 지난해 대비 평균 36%나 대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기부금 감소 이유에는 기업들의 전반적인 실적 악화가 주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실제 이번 조사 대상 기업 중 영업이익이 증가한 곳은 11곳에 불과했다. 다만 영업익 증가와 함께 기부금도 동시에 늘린 곳은 종근당, 보령제약, 삼진제약 3곳이 전부였다.

반면 영업이익이 35% 감소한 GC녹십자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 24억원을 기부했던 데에서 올해는 85% 감소한 3억6천만원에 그쳤다.

올 3분기까지 기부금이 가장 많은 기업은 17억7천만원을 기부한 한미약품으로 확인됐다. 다만 회사는 영업이익이 지난해 대비 26% 줄어들면서 기부금도 작년 45억8천만원에서 61% 급감한 17억7천만원으로 감소했다.

이어 한국유나이티드제약(10억5천만원), 광동제약(8억3천만원), 일동제약(8억원), 한독(7억6천만원), 동아에스티(6억3천만원), 환인제약(5억7천만원), 대원제약(5억3천만원), 유한양행(4억2천만원), GC녹십자(3억6천만원) 순으로 기부금을 사용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유나이티드제약의 경우 기부금이 지난해 보다 4%가량 줄긴 했지만 매출 대비 그 비중이 0.69%를 차지해 매출비 기부금 비중이 가장 높은 제약사로 확인됐다.

이번 조사 대상 기업들의 전체 매출 대비 기부금 비중은 평균 0.09%였으며 유나이티드제약을 비롯, 환인제약(0.48%), 한미약품(0.32%), 신풍제약(0.27%), 대원제약(0.26%), 한독(0.23%), 일동제약(0.21%), 삼진제약(0.16%), 광동제약(0.16%), 동아에스티(0.15%) 등이 평균치를 웃돌았다.

다만 대다수 국내 대형 제약사들의 전체 매출 대비 기부액 비중이 평균치인 0.09%에도 못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유한양행(0.04%), 녹십자(0.04%), 종근당(0.05%), 대웅제약(0.01%) 등은 그 비중이 평균 미달이었다. 다만 이들 기업들의 경우 사회공헌재단 등을 통해 기부액을 늘려가는 방식을 취하고 있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실제 기부금 비중이 높지 않다는 주장이다.

아울러 중형사인 환인제약의 경우 기부금이 지난해 대비 987%나 늘어난 5억6천만원을 지출했으며 매출대비 비중도 0.48%로 높게 기록됐다. 또 신풍제약은 매출액이 3.5% 감소하고 영업이익도 45%나 감소한 상황에서도 기부금이 128% 늘어난 3억6천만원을 지출했고 종근당은 131% 늘어난 3억6천만원을 사용했다.

약업계 관계자는 “대부분 기업들의 경우 기부금 지출이 4분기에 몰리는 경우가 많아 전 분기 집계 보다는 그 규모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영업이익이 반드시 기부금과 직결되지는 않지만 이익이 남지 않으면 사회공헌활동도 위축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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