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글로벌 제약사들이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치료제 신약 개발에 잇따라 실패하고 있던 가운데 미 FDA가 NASH 치료제 개발 촉진을 위한 신약개발 가이드라인 초안을 공개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1일 글로벌데이타에 따르면 글로벌 NASH 치료제 시장 규모는 2016년 6억 1800만 달러에서 향후 10년간 연평균 45% 성장으로 2026년엔 253억달러 (약28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에 전 세계 여러 제약사들도 NASH 치료제 개발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지만 개발에 성공한 기업은 아직 전무한 상황.

실제로 지난 6일 노바티스-코나터스가 공동개발하고 있던 NASH 간경변을 타깃으로 한 ‘Emricasan’의 임상 2b상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사실상 실패를 자인한 바 있다. 임상결과 Emricasan을 투영 받은 환자군의 간정맥압력차 변화가 위약군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개선된 결과를 보이지 못해 일차종결점을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것.

임상결과를 발표한 이후 나스닥에 상장 중인 코나터스의 주식은 실망 매물로 약 57% 폭락하는 등 시장에 충격을 던졌다.

앞서 토비라와 갈렉틴 역시 임상 2상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내지 못했고 샤이어도 지난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NASH 치료제로 개발 중이던 ‘볼릭시뱃’의 임상 중단 소식을 알렸다.

이 같은 임상 실패의 가장 큰 이유에는 NASH의 발병기전 및 병태생리가 복잡하다 보니 유효성을 입증할 수 있는 임상설계가 어렵다는 게 한계로 지적되고 있는 것.

이런 가운데 최근 미국식품의약국(FDA)은 간섬유화가 있는 NASH 치료제 개발 촉진을 위해 신약 개발과 설계에 관한 가이드라인 초안을 공개하면서 후발주자들의 치료제 개발 성공 가능성에 불을 지폈다.

FDA는 지침 서두에서 현재 NASH는 치료를 위해 승인 받은 약물이 없으며 말기 간질환 환자의 부담이 크고 결국 간을 이식 받아야 하는 질병이라고 밝히면서 NASH 및 NAFL(비알코올성지방간)의 진행속도를 지연시키거나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는 치료제 개발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실제로 FDA는 치료제 개발을 위해 현재 NAFL 환자가 NASH 환자로 악화 진행될 수 있는 판단 기준이 없다고 지적, 적당한 가이드라인이 마련되기 전까진 NASH 임상연구는 간 섬유화가 진행된 환자를 대상으로 집중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또 FDA는 초기 임상 2상 대상 환자 선정에는 NASH의 조직학적 검사가 필수적이지 않다고 설명했으며 후기 임상 2상에서는 개념 검증이 완료된 약물이 가지는 조직학적 치료효과를 확인하는 것을 종결점으로 선정하도록 했다. 임상 3상 참여 환자 선정기준은 최대 6개월 이내에 조직검사를 통해 간섬유화가 확인된 NASH 환자로 한정했다.

특히 FDA는 간 섬유증을 개선하거나 악화를 막을 수 있는 약물의 신속한 승인을 허용키로 하고 NASH와 간 섬유화를 진단하기 위한 바이오마커 개발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이 같이 FDA가 치료제 개발 촉진에 대해 자세하게 언급하고 있는 만큼 약업계에서는 신약 승인에 이은 시장 개화에 대해서도 장밋빛 전망을 기대하고 있다. 특히 약물 개발에 후발주자로 뛰어든 기업들이 최대 수혜자로 지목되고 있는 것.

현재 700여개 제약사가 NASH 치료제 개발에 뛰어들었으며 이 중 상용화에 가까운 선두권 기업은 4개사로 좁혀지고 있다. 인터셉트파마社의 ‘오칼리바’와 길리어드사이언스 ‘셀론설팁’이 임상 3상으로 내년 상반기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며 엘러간 ‘세니크리비록’과 제네피트 ‘엘라피브라노’도 임상 3상에 진입해 치료제 첫 개발을 두고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다.

국내 제약사로는 휴온스가 지난 2015년 후박 추출물을 통해 개발한 ‘HL정’이 국내 임상 2상을 완료했고 한미약품의 바이오신약 ‘HM15211’은 지난 4월 미국 임상 1상 승인을 받았다.

CJ헬스케어도 자체 연구한 신약후보물질인 ‘CJ-14199’에 대한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삼일제약은 이스라엘 제약사 갈메드와 ‘아람콜’의 국내 제조 및 판매 등을 위한 계약을 체결, 미국에서의 임상 2상을 토대로 국내 임상 3상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유한양행은 제넥신의 hyfc 기반 기술과 유한바이오 기술을 결합해 ‘YH25724’에 대한 임상 1상을 2020년 1분기 진행할 예정이다.

약업계 관계자는 이번 FDA의 NASH 신약 개발을 위한 가인드라인에 대해 "적용과 검토에 있어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 있지만 ‘블루오션’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 놓은 건 사실”이라며 “특히 신약 개발 효율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된 만큼 후발주자들의 시장 진출 의지를 부추기기엔 충분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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