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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잎과 연근의 약선(藥膳) 이용
연잎과 연근의 약선(藥膳) 이용
  • 김하언 기자
  • 승인 2018.12.07 06: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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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잎·연자, 항우울 및 항당뇨 효능 다수 연구서 증명
치질·기관지 천식 등에도 효과

류종훈 교수(경희대학교 약학대학 한약학과)

8월이 되면 연꽃 사진을 찍는 사람들은 분주하다. 양수리 세미원으로 또는 무안으로. 연꽃이 각광을 받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진흙 속에서도 아름답게 그 자태를 뽐내기 때문일 것이다. 연(蓮)은 청명(晴明, 양력 4월 5일 경) 후부터 푸른 잎이 나기 시작해서, 음력 6-7월이면 꽃이 피고, 8-9월에는 열매를 거두며 연근은 겨울에서 봄까지 채취한다. 연(蓮)은 꽃에서 시작해 잎, 열매, 그리고 뿌리까지 하나도 버릴 것이 없을 정도로 다양하게 이용된다. 연꽃은 말려서 따뜻한 물을 부어 차로 마시고, 연잎은 밥을 짓는 데 또는 차로 이용되기도 한다. 연근은 생으로 또는 익혀서 반찬으로 먹기도 하며, 그 열매인 연자(蓮子)는 우리나라에서는 음식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지 않지만 베트남이나 인도네시아 등지에서는 연자를 밥에 넣어 먹는데 그 맛이 일품이라고 한다. 또한 베트남에서는 연꽃 줄기도 음식에 이용하기도 한다.

가장 오래된 꽃

연(蓮, Nelumbo nucifera)은 다양한 설이 있으나 인도가 원산지로 많이 알려져 있으며, 불교나 힌두교의 종교의식에 연꽃이 이용되기도 해 이들 종교의 상징이 되기도 한다. 석가(釋迦)는 연자의 단단해 변하지 않는 속성과 연꽃 안에 그 열매(意)를 담고 있는 속성, 연근에서 발아해서 끊임없이 생명을 되풀이하는 것을 불가(佛家)의 묘연한 이치를 품고 있다고 비유하고 있다. 연(蓮)은 다른 말로 하(荷) 또는 우(藕)라고 해 연잎을 하엽(荷葉)으로, 연근의 마디를 우절(藕節)이라고도 한다. 연을 우(藕)라고 하는 것은 꽃대와 줄기가 연근마디에서 두 줄기로 나와서 하나는 잎이 되고 하나는 꽃이 되기 때문에, 쌍으로 난다고(偶生)해서 한자로 연근을 우(藕)라고 한다. 연자는 완전히 건조된 상태에서는 자연적인 발아가 쉽지 않은데, 1,300년이나 지난 연자를 발아시켰다는 보고도 있다(Shen-Miller et al., American Journal of Botany. 2000; 89: 236–47). 이처럼 오랫동안 배아를 유지시킬 수 있는 것은 아마도 연자에 함유돼 있는 다수의 항산화 활성을 지닌 성분들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 일본인 식물학자인 大賀一郎(Ohga Ichiro)도 1951년에 2,000년 전 연자의 발아에 성공했다고 알려져 있는데, 이 사실이 1952년 11월 3일에 발간된 ‘Life’라는 잡지(pp. 60-61)에 다음과 같은 제목으로 서술돼 있다: ‘The Oldest Flower: Burried 2,000 years, lotus seed finally gets chance to bloom.’(가장 오래된 꽃: 2,000년 동안 묻혀 있다가 드디어 꽃을 피우다). 따라서 연꽃은 가장 오래된 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며 그 효능 또한 부위별로 다양하다. 이러한 연(蓮)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효능을 이용한다면 약선(藥膳)으로도 충분히 이용이 가능하다.

연의 성분과 효능

그러면 오늘날의 성분연구를 통해 연(蓮)에 관한 전통적인 지식들이 어떻게 증명되고 있는지 살펴보면서, 약선(藥膳) 재료로서 이들의 이용 가치에 대하여 알아보자. 사실 연근이나 연자 또는 연잎에는 특정 성분이 다량으로 함유돼 있지는 않고, 다수의 성분이 소량으로 함유돼 있는데, 현재까지 약 250여개의 성분이 분리 보고돼 있다(Sharma et al., Phytother Res. 2017; 31: 3-26). 알칼로이드 성분으로서 neferine 또는 nuciferine이 연자나 연잎에 함유돼 있는데, 그 양은 매우 적다. 그런데 알칼로이드는 양이 적더라도 효능이 강한 것이 특징이기도 하기 때문에 이들을 이용한 연구가 많이 이뤄져 있다. 특히, 이들의 항우울 효능이 다수의 연구 그룹에서 수행됐으며(Sugimoto et al., Eur J Pharmacol. 2010; 634: 62-7), 최근에는 항정신병에도 효과적일 수 있다는 보고도 이뤄져 있어 매우 기대되는 성분이다(Farrell et al., PLoS One. 2016; 11: e0150602). 또한 연자나 연잎에 함유돼 있는 알칼로이드나 플라보노이드 계열의 화합물들에 대한 항당뇨 효능이 다양하게 연구돼 있는데(Huang et al., J Agric Food Chem. 2011; 59: 1087-94), 이러한 연구결과가 아마도 지갈작용(止渴作用)의 현대적 해석일 수 있다. 꽃에는 특이적인 성분이 아닌 일반적인 퀘르세틴(quercetin), 캄페롤(kaempferol) 등의 플라보노이드가 함유돼 있다. 연근에는 비타민이나 무기질(특히, 칼륨의 함량이 높다) 등과, neferine과는 다른 구조의 알칼로이드인 알란토인(allantoin)이 함유돼 있다. 이 알란토인은 연근뿐만 아니라 구근 작물인 마에도 함유돼 있는 성분이기도 한데, 이 성분이 인지기능에 효과적이라는 보고가 이뤄져 있다(Ahn et al., Food Chem Toxicol. 2014; 64: 210-6). 이 외에도 연근이나 연자 또는 연잎에 함유돼 있는 다양한 성분들이 산화적 스트레스에 기인된 질환이나 대사성 질환 등에 효과적이라는 보고와 면역 및 항염증 작용 등도 가지고 있다는 다수의 보고가 이뤄져 있다. 이와 같이 연(蓮)에 대한 다양한 연구가 이뤄져 있지만, 아쉽게도 연자나 연근, 연꽃, 연잎 등을 이용한 임상연구 결과가 거의 없다. 이는 연자나 연잎 등의 미미한 효과에 기인된 것이라고 보는 것 보다는(Sharma et al., Phytother Res. 2017; 31: 3-26), 독점권 확보의 곤란성에 기인된 것이라고 추측된다. 따라서 임상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약선(藥膳)을 논의하는 것보다는 전통지식에 근거해 약선(藥膳)을 서술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된다.

전통지식에서 바라본 연

연꽃이나 연자, 연잎 등에 대하여는 인도 의학(Ayurveda)에서 많이 다루고 있지만, 동의보감(東醫寶鑑)에서도 그 효능들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먼저 연근(蓮根)은 쪄서 먹으면 하초를 튼튼히 하고(蒸食, 實下焦), 생으로 또는 쪄서 먹으면 술독을 풀어주며 음식물의 독을 없앤다(解酒毒, 消食毒. 生食之, 或蒸食良)고 서술하고 있으며, 냉한 음식을 금하는 산후에도 복용이 가능한 음식으로 알려져 있다. 연자(蓮子)는 심기(心氣)를 도와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심기(心氣)를 통하게 하며, 가루로 먹거나 끓여서 먹는 데 모두 좋다고 서술하고 있다. 또한 연꽃은 성질이 따뜻하고 독이 없으며, 마음을 진정시키고 몸을 가볍게 하며 얼굴을 늙지 않게 한다고 하며, 향에 넣으면 매우 오묘하다(性煖, 無毒. 鎭心, 輕身, 駐顔. 入香甚妙)고 서술하고 있다. 연잎은 갈증을 멎게 하고 산후에 태반이 나오게 하며 버섯중독을 풀어주고, 어혈(瘀血)로 인해 배가 부르거나 가슴이 답답하고 배가 아픈 등의 혈창(血脹)에 주로 쓴다(止渴, 落胞, 殺蕈毒. 主血脹腹痛)고 알려져 있다. 본초강목(本草綱目)에서는 야생연과 꽃이 붉은 것(紅蓮)은 연자가 많고 연근은 좋지 않은데, 재배종이나 꽃이 흰 것(白蓮)은 연자는 적으나 연근이 좋고 맛있다고 기록돼 있다.

연의 약선 이용

연근이나 연자 또는 연잎에 대한 위와 같은 동의보감의 서술이 모두는 아니지만 많은 부분들이 현대 약리학적으로 증명되고 있다. 특히 위에서도 설명한 바와 같이 연잎 또는 연자 추출물 또는 이들 성분들이 항당뇨 효능을 가진다는 것은 많은 연구에서 증명되고 있어 약선(藥膳)으로도 이용될 수 있는 부분이다. 연꽃의 씨를 약선 재료로 이용할 때에는 껍질이 매우 두껍기 때문에 완전히 건조되기 전에 겉껍질을 제거한 후 이용하는 것이 좋다. 또한, 일본에서는 신선한 연근을 전통지식[청열지혈(淸熱止血) 작용]에 의거해 치질 등의 약선(藥膳) 재료로 이용하고 있으며, 기관지 천식에는 생즙으로 복용하기를 권하고 있다(요코하마약과대학편, 한방약선학, 2012). 아울러, 연꽃으로 연상되는 편안함 등도 이들에 함유돼 있는 알칼로이드 또는 플라보노이드 계열의 화합물에 의한 것이라는 것도 잘 증명돼 있다. 국내의 한 기업이 연자를 이용한 항우울제 개발을 시도한 바 있는데, 이러한 노력도 결국 연꽃 또는 연자가 가지는 진심(鎭心), 즉 마음을 안정시키는 효능을 임상적으로 확인하고자 하는 시도이며, 항정신병 효능에 대한 연구도 이러한 일환으로 보인다.

이와 같이 전통지식과 현대과학의 결합으로 연잎, 연자 또는 연근의 전통지식들이 그들이 가지고 있는 성분으로 뒷받침되기도 한다. 결국 연잎이나 연자 또는 연근을 이용한 약선(藥膳)은 이들이 가지고 있는 전통지식의 현대적 이용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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