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미국당뇨병학회 가이드라인에서 SGLT-2 억제제가 메트포르민과의 2제 병용에서부터 DPP-4 억제제와의 3제 병용까지 비중 높게 권고된 이후 해당 계열 약제들이 빠른 속도로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이와 함께 GLP-1 유사체도 주1회 투여로 편의성이 개선되면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5일 의약품 조사기관 아이큐비아 기준 지난해 10월부터 올 9월말까지 1년간 계열별 당뇨병 치료제의 국내 처방조제액을 분석한 결과, 전체 9053억원(8300억원) 규모로 전년대비 9% 성장한 것으로 조사됐다.

 

우선 전체 당뇨약 시장 차원에서 보면 DPP-4 억제제 계열이 시장을 주도했지만 성장률에 있어서는 GLP-1 유사체와 SGLT-2 억제제가 두각을 나타냈고 복합제가 빠른 성장세를 보이며 향후 당뇨시장 판도 변화를 예고했다.

기업별로 보면 동아에스티, 엘지화학, JW중외제약, 한독 등 국내 제약사들이 신약 및 복합제로 매출 고성장을 이뤄낸 반면 상대적으로 일부 다국적 제약사들은 시장에서 저조한 성적표를 받았다.

기전별 점유율에서는 전체 당뇨병 시장 중 4354억원을 기록한 DPP-4 억제제가 절반에 가까운 48%를 차지했고 성장률은 9%에 달했다.

다만 성장률 차원에서 보면 GLP-1 유사체가 137% 증가해 248억원을 기록했고 SGLT-2 억제제도 36% 성장한 563억원으로 집계됐다. 인슐린 주사제는 1470억원으로 2% 성장에 그쳐 정체 양상을 보였다.

DPP-4 억제제의 경우 단일제 매출은 한국베링거인겔하임의 ‘트라젠타’와 한국MSD의 ‘자누비아’가 매출의 절반을 넘게 차지했지만 1610억원의 판매고로 성장률은 3%에 불과했다.

반면 복합제의 경우 한국MSD ‘자누메트’와 ‘자누메트 엑스알’이 989억 원의 실적을 거뒀고 LG화학의 ‘제미메트’가 24% 성장한 434억원을 기록했다. 이로써 복합제 매출은 총 2656억원으로 성장률이 12%에 달해 DPP-4 억제제 계열의 성장 원동력으로 확인됐다.

SGLT-2 억제제는 아스트라제네카가 주도했다. 일단 ‘포시가’가 전체 단일제 매출 441억원 중 절반이 넘는 235억원의 판매고를 올렸으며 이 회사 ‘직듀오’의 경우 126% 성장을 보인 가운데 전체 복합제 매출 122억원의 성장을 견인했다.

특히 SGLT-2i 시장의 성장률을 보면 단일제는 19% 상승한 데 반해 복합제는 171%의 급성장을 나타내 향후 1~2년 내 복합제 매출이 단일제 판매고를 역전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겼다.

GLP-1 유사체는 137%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여기에는 체중 감소 효과와 투여 편의성을 대폭 개선한 한국릴리 ‘트루리시티’가 172% 성장하며 전체 계열시장의 파이 확대를 주도했다.

이 같은 SGLT-2 억제제와 GLP-1 유사체 계열의 성장 배경에는 당뇨에 따른 동반질환 변화가 중심축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과거 한국형 당뇨병은 마른 당뇨라 부를 만큼 비만이 아니고서도 당뇨 환자가 많았지만 이제는 성인에서 발생되는 2형 당뇨병의 50% 이상이 비만을 동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글로벌 당뇨병 시장과 동일하게 국내에서도 당뇨 치료에 비만관리가 중요해 지면서 SGLT-2 억제제와 GLP-1 유사체가 주목 받고 있는 것.

이 같은 당뇨약 처방 트렌드 변화는 개발로까지 발상 전환이 이어졌다. 대표적으로 노보노디스크의 경우 GLP-1 유사체 하나로(리라글루타이드) 당뇨약 ‘빅토자’에서부터 용량만을 조절해 비만치료제까지 적응증을 넓힌 ‘삭센다’를 출시했다.

약업계 한 관계자는 “노령인구의 증가와 새로운 기전의 당뇨병 치료제가 출시되면서 복합제 사용으로 인한 당뇨 치료제 시장이 확장되는 추세”라며 “SGLT-2 억제제의 병용급여 확대 추진 등으로 시장 규모는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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