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부가 제약사들의 매출 성장률을 2%로 제한하는 대신 신약의 신속한 시장 진입을 약속했다.

영국의 국민의료보험(NHS)과 영국제약산업협회(ABPI)가 최근 새로운 5년 계약을 추진하기로 함에 따라 협회 소속 제약사들의 브랜드 의약품의 매출 성장률이 매년 2% 이하로 제한될 전망이다. 제약사들은 이에 대한 대가로 영국에서 더 빠른 신약 출시를 약속 받았다.

영국제약산업협회는 업계가 이 계약을 체결하면 2019년 9억3,000만 파운드를 절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제는 2% 상한선이 지난 2014년 이후 영국 국민의료보험의 1.1% 성장률보다는 높지만 이는 미국 시장의 5% 보다는 여전히 낮은 수치인 데다 지난 5년간 국민건강보험의 연간 지출 증가율보다 더 높다는 것.

NHS는 그동안 영국 국립보건임상연구원(NICE)의 비용 효율성 워치 독(cost-effectiveness watchdog)을 통해 약물 가격을 낮추기 위한 조치를 취해 왔다.

실제로 앞서 NHS는 글로벌 1위 의약품인 애브비 ‘휴미라’와 관련한 5개 제약사와의 거래를 중단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NHS는 바이오시밀러를 판매하는 암젠, 바이오젠, 산도스, 밀란, 후지필름 쿄와기린 등 5곳 제휴사와의 거래를 통해 약 3억 파운드를 절감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NHS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의약품 할인 거래로 기록될 전망이다.

매트 핸콕(Matt Hancock) 보건 장관은 최근 성명서에서 “이번 가격 협정은 브렉시트 이후 영국 제약산업의 입장을 유지하는 좋은 대안”이라며 “제약사들에게 신약 판매를 위한 신속한 경로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성장-제한 협정(growth-cap deal)을 통해 영국이 여전히 연구와 투자의 매력적인 허브임을 보장하는 동시에 획기적인 치료법이 이곳 환자들을 위해 개발될 수 있도록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국 정부는 2% 성장 제한 약속에 대한 대가로 보상에 관해 더 빠르게 처리하고 더불어 NICE에 의한 더 빠른 평가를 통해 NHS에서 새로운 약을 더 빨리 사용할 수 있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ABPI는 영국 정부의 이 같은 약속은 신약이 현재보다 6개월 더 먼저 환자에게 전달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향후 NHS와 ABPI가 세부 사항을 최종 확정하면 새로운 협정은 2019년 1월부터 발효될 것으로 예상된다. ‘브랜드 의약품 가격 및 접근을 위한 자발적 계획’이라고 불리는 이 새로운 협정은 핵심 내용은 남아 있지만 수십 년 간 변하지 않던 의약품 가격 규제 계획을 대체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이번 협정에 따라 관련 제약사들은 브랜드 의약품 청구서의 예상 성장에 대한 공동 예측을 바탕으로 합의된 수준을 초과하는 금액만큼 영국 정부에 지불하게 된다.

또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는 신약은 허가 후 36개월 동안 리베이트 지불 면제 대상이 되며 ‘정가 책정의 자유’가 주어진다. 중소기업을 위한 개선된 면제 방안도 마련되는데 기존 약정에서 국민건강보험에 대한 매출액이 5백만 파운드 이하일 경우 보상 지불에서 제외된다.

과거와 마찬가지로 ABPI 협상에서 탈퇴한 제약사들은 영국 정부가 책정한 가격 통제 수단인 법적 제도의 적용을 받는다. 이 법적 제도는 정부에 의해 가격 할인율이 언제든지 바뀔 수 있기 때문에 안정적이지 않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견해.

한편 트럼프 행정부의 적극적인 약가인하 노력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의약품 가격 상승세는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ABPI는 영국 정부와 이번 협정을 체결했다. 아울러 올해 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직접적으로 거명한 화이자의 경우 내년 41개 의약품의 가격을 인상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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