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초부터 약업계는 처방약 이외에 다양한 분야로 사업영역을 확대해 매출성장을 유지하겠다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성장폭을 정해야 하는데 전문약 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는 데다 전반적인 제약 환경마저 크게 나아질 것으로 기대되지 않으면서 다각적인 사업 영역을 검토하고 있는 것.

주목할 점은 이 같은 새로운 시장창출에 대한 접근방식이 기업들의 일시적인 행보가 아니라 회사의 전략적 방향 아래 추진되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보툴리눔 톡신 제제가 중심축을 담당하고 있으며 실제로 제품 출시를 타진하는 제약사들도 점차 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보툴리눔 톡신 제제 대표주자인 메디톡스와 휴젤은 고성장을 유지하고 있으며 대웅제약과 휴온스 역시 일정한 성과를 내고 있다.

다만 이들 국내 기업들이 최근 중국의 따이공 규제로 인한 수출부진에 따라 시장 기대치에 못 미친 결과를 나타내면서 향후 전망에 대해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

본지는 글로벌 시장 과제와 국내 보툴리눔 톡신 제제 주요 업체들의 현재 실적을 점검하고 향후 전망에 대해 짚어봤다.

 

≫ 글로벌 연평균 10%대 성장중…‘치료목적 시장’ 진출은 과제

국내, 치료용 보톡스 7% 수준···글로벌, 치료용 60% 달할 전망

보톡스 시장은 미용보다 치료용 목적이 더 큰 차지를 하고 있다. 이에 글로벌 1위 엘러간은 전문 의과를 중심으로 치료 적응증 확대에 나서고 있는 만큼 국내 보톡스 업체들도 향후 치료용 시장으로의 진출이 과제로 드러나고 있다.

보톨리눔 톡신은 美 엘러간이 제조한 근육수축 주사제 제품 명칭으로 안구 근육이완, 눈꺼풀 경련, 안면신경장애 등 약 30여 개 질환에 치료를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2002년 美 FDA가 보툴리눔 톡신에 대해 피부주름 개선제로 승인하면서 주름 치료, 사각턱 교정술 등 미용 목적으로 활성화되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 시장에서는 치료제로서의 비중이 미용목적 보다 성장률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UBS Pharmaceutical에 따르면 글로벌 보톡스 시장은 2016년 기준 39억달러(치료용 22억달러, 미용 17억달러)에서 2020년 56억달러(치료용 33억달러, 미용 23억달러) 규모로 연평균 10.9%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중 치료용은 연 11.4% 성장으로 미용(연 8.8%) 보다 높은 성장률이 예상된다.

여기서 보톡스 시장의 75%를 점유하고 있는 엘러간은 글로벌 시장에서 막대한 점유를 유지하고 있는 배경에 치료용 적응증 확대가 꼽히고 있다.

실제로 보톡스 시장은 지난 2004년 다한증, 2010년 만성 편두통, 2011년 과민성 방광염 등 적응증이 추가될 때 마다 실적이 확대 됐고 현재 엘러간은 우울증, 무릎 골관절염, 조루증에 대한 임상 2상을 진행하며 적응증 확장에 주력하고 있는 것.

주목할 점은 국내 보톡스 시장의 경우 치료용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7% 내외 수준에 불과하다는 것.

때문에 국내 기업들은 향후 치료 적응증 추가를 통한 시장 확대로 또 한 번의 실적 도약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여기에는 중국과 미국에서 나올 새로운 수익원이 최대 먹거리로 주목받고 있다.

 

 

≫ 수출 통한 글로벌시장 공략이 기업 성패 전망

중국은 메디톡스, 미국·유럽은 대웅제약이 한 발 앞서

전세계적으로 보톡스 제품을 인증 받은 업체는 10개사가 안되는데 이 중 4개사가 메디톡스, 휴젤, 대웅제약, 휴온스 등 국내업체로 내수 시장 경쟁은 한층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현재 내수시장은 약 900억원 규모로 결국 수출을 통한 글로벌 공략만이 기업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문제는 국내 대표 보톡스 기업들이 최근 중국의 따이공(보따리 상인) 규제로 인해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는 것. 실제로 10월 보톡스 추정 통관수치는 953만달러로 전년동기대비 24.7% 감소했고 전월 대비에서도 9.2%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여기에 중국 따이공으로부터 외상 매출한 부분도 부실 채권화 가능성이 지적되면서 비용 처리할 대손 충당금을 더 쌓아야 한다는 시각 속에 4분기 실적 부진 우려까지 전망되고 있는 것.

이런 가운데 메디톡스 ‘뉴로녹스’와 대웅제약 ‘나보타’가 내년 상반기 중 중국과 미국에서 각각 제품 출시가 가시화 되면서 국내 보톡스 업체들의 실적 개선도 본격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

 

 

≫ 메디톡스, 필러·내수 실적 양호…내년 中 제품 출시로 수출부진 해소 전망

일단 메디톡스의 3분기 매출 및 영업이익을 보면 각각 전년동기대비 19.7%와 13.1% 증가한 482억원과 192억원을 기록했다. 시장 컨센서스(예상치) 매출액은 약 6%, 영업이익은 13% 정도 밑도는 수치다.

주목할 점은 메디톡스의 경우 중국 수출 둔화 속에서도 성장과 수익성 측면에서 시장으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는 것.

이는 중국 따이공 단속으로 ‘뉴로녹스’의 수출이 전분기 대비 약 27% 감소했지만 필러 수출은 14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52% 급증했고 내수 부문도 12.7%의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 이 회사의 매출채권 699억원 중 회수 위험에 따른 대손충당금으로 설정한 금액은 39억원으로 채권액에 대한 충당금 비율은 5.6% 수준.

현재 중국에서 정식으로 출시된 보툴리눔 제품은 앨러간의 보톡스와 중국 란주연구소의 ‘BTX-A’ 2종이 전부다. 이런 가운데 중국 정부가 따이공 단속을 강화하면서 국내 보톡스 수출 실적은 타격을 받아왔다.

하지만 이 같은 메디톡스의 중국향 수출부진은 곧 해소될 전망이다. 실제로 회사는 중국에서 뉴로녹스에 대한 임상 3상을 마치고 최근 판매허가 신청에 돌입, 늦어도 상반기 중에는 중국에 제품을 정식 출시할 것으로 보이면서 따이공 규제에 따른 리스크도 상당부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또 메디톡스는 중국시장에서 中 필러 제조업체인 블루미지와의 합작사인 메디블룸차이나를 통해 완제를 수출하는 방식으로 판매를 진행하는 만큼 지분법 이익도 상당 부분 반영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때문에 내년도 매출은 13% 이상 성장할 것으로 보이며 영업이익도 1000억원을 넘어 사상최대 실적이 기대되고 있다.

 

≫ 국내 보톡스 실적 1위 휴젤, 중국발 ‘어닝쇼크’로 1위 자리 내줘

성장 가능성은 여전…톡신사업 국내 가치만 3000억 이상

휴젤의 보툴렉스는 지난해 메디톡스의 메디톡신(1072억원), 대웅제약의 나보타(101억원) 보다 많은 1089억원의 국내 1위 실적을 달성했다.

다만 올해 휴젤은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세 분기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는 점에서 시장에 충격을 던지고 있다.

실제 휴젤의 1분기 매출은 458억원, 2분기 매출 429억원을 기록하면서 지난 상반기를 저점으로 봤지만 3분기 매출마저 349억원으로 집계됨에 따라 4분기 실적에까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것.

휴젤의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각각 16%, 78% 감소한 349억원과 51억원을 기록했다. 시장 컨센서스(예상치) 매출은 약 -23%, 영업이익은 –77% 밑도는 수준.

이 같은 실적 부진 원인에는 중국으로 대변되는 아시아 수출의 매출 감소가 주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영업이익 감소의 경우 매출채권 상각비 60억원의 추가반영과 화장품 ‘월라쥬’ 광고비, 면세점에 지급한 지급수수료(35억 증가) 등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휴젤은 ‘보툴렉스’에 대해 중국에서 3상 임상을 완료한 상태로 연내 판매허가를 신청하고 오는 2020년 상반기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이 회사의 4분기 실적 전망에 대해서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일단 휴젤은 화장품 부문에서 실적 성장이 예상되지만 톡신 수출 부문은 4분기에도 저조할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업계 전문가들은 내년 상반기까지 단기 모멘텀이 부족하다고 진단하면서도 중장기적 관점에서 실적 성장 가능성이 여전하다는 분석이다.

이는 보툴렉스가 2020년 중국, 2021년 유럽, 2022년 미국 시장 출시에 따라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

또 전문가들은 이 회사의 연 매출 500억 원 이상의 필러 파이프라인 가치를 3000억원 가량으로 보고 있으며 보툴렉스의 시장가치도 국내 매출만 500억여원에 이르는 만큼 전체 톡신 부문 사업 가치를 3000억원 이상으로 분석하고 있다.


≫ 나보타 2019년 140억서 2022년 1500억으로 매출 10배 성장 전망
메디톡스·휴젤 등 경쟁사 대비 출시 3년 앞서 선진시장 ‘선점’


대웅제약 나보타는 최근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Jeuveau(미국 상표명) 사용을 조건부로 승인받았다. 이에 따라 최종 판매 허가 시 내년 상반기 본격적인 실적 개선이 예상되고 있다.

약업계 전문가들은 나보타의 미국 파이프라인 가치를 8,700억원~1조원 규모로 책정하고 있다.

특히 내년 2월 미국 FDA로부터 판매허가를 획득할 경우 오는 2022년까지 보톡스 매출실적이 10배 성장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보톡스에서 나오는 영업이익률도 50% 이상으로 전망돼 수익성 부진에 빠져있는 재무구조가 빠르게 개선될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올 3분기까지 대웅제약의 연결 매출액은 7,590억원으로 이중 영업이익은 211억원을 기록, 영업이익률은 2.8%에 불과했다. 이 중 나보타의 실적은 100억원 내외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유한양행(3.8%), 녹십자(5.6%), 한미약품(9.3%), 종근당(8.3%) 등 경쟁사의 3분기 영업이익률과 비교해도 상대적으로 열악한 수익성 구조인 셈.

주목할 점은 향후 나보타의 미국과 유럽 진출로 인한 매출 추정액을 2019년 약 140억원, 2020년 660억원, 2021년 1000억원, 2022년 1500억원, 2023년 18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업계 전문가들이 분석치를 내놓고 있다는 것. 이에 따라 영업이익률도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최소 6~10%로 전망되면서 수익성도 급진전 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특히 나보타의 선진시장 진입은 현재 미국에서 임상 3상을 진행 중인 메디톡스나 휴젤의 출시 예상 시점인 2022년 보다 3년이나 빠른 진입이라 더욱 주목 받고 있는 것.

여기에 유럽 승인도 내년 2분기 최종 승인이 예정돼 있어 대웅제약의 상반기 모멘텀은 집중 조명받고 있다.

다만 현재로선 전 세계 보툴리눔 톡신 시장에서 엘러간의 보톡스가 74%를 차지하고 있는 데다 미국에서만 83%를 점유하고 있는 만큼 ‘브랜드 퍼스트’를 중시하는 미국시장에서 나보타의 시장 침투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것도 사실.

하지만 기존 글로벌 경쟁제품인 제오민(6%점유)이나 디스포트(16%점유)가 미국 시장점유율을 넓히지 못한 이유로 제품의 분자량이 달라 생리식염수와의 혼합비율 차이로 인한 사용법 차이가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만큼 보톡스와 동일한 분자 구조를 가지고 있는 나보타의 경우 가격 경쟁력을 통한 시장 확장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각국의 의료제정 부담으로 인해 바이오시밀러 사용에 대한 배타적 분위기도 어느 정도 해소된 만큼 국내의 저가형 보툴리눔 톡신은 오리지널 제품으로 굳건했던 전 세계 보톡스 시장 공략에 힘을 받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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