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학교병원 성상민 뇌졸중 센터장]

대부분 ‘치매’ 하면 알츠하이머형 치매를 떠올린다. 다양한 치매 유형 중 알츠하이머형 치매가 가장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국내 고령화 지수를 고려하면 ‘혈관성 치매’에도 주목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와 달리 특히 혈관성 치매 환자가 많을 뿐만 아니라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혈관성 치매는 만성 혈관 질환과 관계가 높은데 우리나라는 최근 심혈관 질환 유병률이 높은 고령층 인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산대학교병원 성상민 뇌졸중 센터장 겸 심뇌혈관 센터 소장과 함께 국내 치매 발생환자 중 약 35%를 차지하는 혈관성 치매에 대해 알아본다. 

혈관성 치매로 인한 사망, 10년 전 대비 2배 증가

혈관성 치매의 평균 생존률은 3~5년이며 2017년 혈관성 치매로 인한 사망률은 1.2%로 10년 전 대비 2배 증가했다. 혈관성 치매는 뇌혈관 질환에 의한 뇌손상이 누적돼 나타나는 질환이므로 이들 질환의 특징이 혈관성 치매의 사망률을 높이는 데 영향을 끼친다.

또한 혈관성 치매는 질환의 심각성은 높으나 개념 및 질병의 분류와 진단 기준 등이 아직 정립돼 있지 않아 치료에 난항을 겪고 있다. 항상 비슷한 양상을 보이는 알츠하이머형 치매와 달리 혈관성 치매는 원인 뇌혈관 질환의 종류, 크기, 위치에 따라 다양한 증상과 진행을 보인다.

특히 뇌졸중과 관련이 깊어 팔다리나 얼굴 마비, 발음 장애, 삼킴곤란, 요실금 등과 같이 뇌졸중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발병에는 고령,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심방세동 등 혈관성 위험요인들이 중요하게 작용하는데 이로 인해 증상이 급격하게 시작되고 뇌혈관 질환의 증상이 선행, 동반하여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 혈관성 치매 ‘조기 진단’ 시 예방 및 호전 가능

혈관성 치매는 대표적으로 예방 가능한 치매다. 알츠하이머형 치매는 퇴행성, 비가역성 질환이기 때문에 발병 후 지속적으로 진행하는 반면, 혈관성 치매는 초기에 발견해 원인 질병을 치료하면 어느 정도의 증상 호전도 기대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뇌졸중 재발 예방은 물론, 고혈압·비만·당뇨병·고지혈증 등을 관리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약물치료 등 적절한 의학적 개입을 병행하면 질병의 진행 차단도 가능하다.

부산대학교병원 신경과 성상민 교수는 “잘 알려진 알츠하이머형 치매와 달리 혈관성 치매는 조기에 전문적인 약물 및 비약물치료를 병행하면 호전도 가능한 질환이므로 인지기능이나 일생생활 수행능력이 저하되었다고 느끼면 곧바로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며 “혈관성 치매의 조기검진으로 적기에 치료를 시작하면 혈관성 치매의 진행과 사망률을 낮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혈관성 치매 치료에 사용할 수 있는 약물로는 아세틸콜린 분해효소 억제제(Acetylcholinesterase inhibitor, ACEI)인 도네페질(Donepezil)이 등이 있다. 또한 혈소판 응집 억제제 등의 약물치료를 병행하면 질병의 진행을 차단할 수 있다. 이 밖에 최근에는 환자의 상태에 맞춰 운동치료, 현실인식훈련, 인지훈련치료, 인지자극치료, 음악치료 등의 비약물적 치료를 병행하고 있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이 시각 추천뉴스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