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8년만에 하원 다수당 지위를 탈환하고 상원은 집권여당인 공화당이 과반 의석을 지킨 가운데 현재 정치적 지형이 미국 제약업계에 호재일지, 악재일지 의견이 분분하다.

중간선거 이후 민주당 하원의원들은 의회 주도권을 잡기 위해 약가 책정에 관한 새로운 정책들을 들고 나오고 있다. 낸시 펠로시(Nancy Pelosi)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미국 전역의 고령자와 가족에게 부담이 되는 처방약 가격을 낮추기 위한 실질적이고 강력한 입법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원-공화당, 하원-민주당으로 양분된 의회가 의약품 가격에 관한 입법안을 통과시킬 지 여부는 지켜봐야 하겠지만 고도로 정치적인 주제에 초점을 맞춰온 트럼프 행정부가 2020년 대선 승리를 위해 민주당과 협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지난 수년간 약가에 대해 이야기 해왔던 웰스 파고(Wells Fargo)의 분석가 데이비드 마리스(David Maris)는 “공화당의 강력한 상원 장악에도 불구하고 이번 중간선거 결과가 결코 제약사에게 긍정적이라고는 말할 수 없다”면서 “2019-2020년은 건강 중심의 의회가 될 것이며 이는 차기 대통령 선거 결과의 불확실성을 심화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차기 하원 감시·정부개혁위원회 위원장으로 내정된 엘리야 커밍스(Elijah Cummings)를 필두로 민주당이 모든 상임위원회를 장악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의약품 가격과 의료 서비스가 뜨거운 쟁점으로 남을 것이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그는 또 “민주당이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보험 플랫폼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공화당이 의약품 가격과 의료 투명성에 대한 진전을 보여 줘야 이와 관련된 논쟁에서 우위에 설 수 있을 것”이라며 “공화당과 민주당이 의료 문제에 대해 협력할 수도 있겠지만 양당 모두 유권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주제를 다루려고 할 것인 만큼 이 싸움은 지속될 가능성이 더 크다”고 전망했다.

실제 의약품 가격은 공화당과 민주당이 합의한 건강관리 이슈 중 하나인데 이것이 쟁점이 됐던 뉴저지 상원의원 중간선거를 생각해 보면 향후 양당의 싸움이 얼마나 치열하게 전개될지 간접적으로 예측해 볼 수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공화당 후보로 나선 밥 허긴 전 세엘진 최고경영자(Celgene CEO Bob Hugin)를 누른 민주당 로버트 메넨데즈(Robert Menendez)는 당선 이후 지지자들에게 “이번 결과는 “증오를 넘어선 희망의 승리, 허구보다는 사실의 승리, 분열보다는 화합의 승리, 사람들을 갈취하는 것이 아닌 열심히 일하는 것에 대한 승리”라고 일갈했다.

부정부패혐의 의혹을 받고 있던 자신이 무정하고 비양심적인 사업가 허긴을 상대로 자신이 승리를 거둔 것은 의약품 가격이 계속해서 높아지는 것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만의 표시였다는 것.

업계 한 관계자는 “양당의 치열한 싸움으로 법안이 실현되는 속도가 느리더라도 제약업계는 2년 동안 침체된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며 부정적으로 바라본 반면 또 다른 관계자는 “상원-공화당, 하원-민주당 틀이 유지된다면 제약업계에 이득이 될 수 있다”고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코웬 워싱턴 리서치 그룹(Cowen Washington Research Group)의 건강관리 및 제약 관리 이사 릭 바이젠슈타인(Rick Weissenstein)은 “민주당이 R&D 비용 등을 위해 제약 회사에 소환장을 발령 할 수 있게 되면서 중간선거 결과는 ‘청문회와 언론의 끊임없는 의혹 제기’를 의미할 수 있다”면서 “민주당이 상원으로 하여금 의약품 가격에 대한 실질적인 조치를 취하도록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 집권 2년 동안 의약품 가격에 대한 상당한 논의가 있었고 최근 일부 조치가 단행됐다. FDA는 의약품 가격을 낮추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기록적으로 제네릭 의약품을 승인했고 미국보건사회복지부(Department of Health and Human Service)는 TV 광고 에 의약품 가격을 표시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 행정부는 이와 함께 미국 내 의약품 가격을 국제 수준으로 낮추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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