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단순하게 외적인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이 트렌드였다. 하지만 미용에 대한 관심이 건강으로 한 단계 더 발전한 지금, 많은 사람들이 아름다우면서 건강한 몸을 추구하고 있다. 낮은 체중의 아름다운 몸매를 가진 사람이 비만인 사람보다 건강상 위험하다면 이 사실을 믿을 수 있겠는가? 최근 비만보다 저체중인 사람들이 심혈관질환에 취약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 놀라운 ‘비만의 역설’에 대해 알아보자.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김병극‧홍성진 교수팀과 서울백병원 심장내과 김병규 교수팀은 ‘스탠트’ 중재 시술(스탠트 삽입으로 좁아진 관상동맥을 넓히는 시술)을 받은 환자들을 추적 조사한 결과, 저체중 환자들이 정상 체중 또는 비만인 환자들보다 시술 후 주요 심뇌혈관 합병증 발병률이 더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전국 주요 병원에서 스탠트 중재시술을 받은 5,264명 환자들을 WHO에서 정한 체질량지수에 따라 저체중, 정상 체중, 과체중, 비만 등 4개 그룹으로 나누고 합병증 발생률을 비교했다.

그 결과 과체중 구간대에서 합병증 위험이 가장 낮고 저체중과 고도 비만으로 갈수록 위험도가 높아지는 J커브 현상이 나타난 것.

김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 과체중 경계인 BMI 지수(키와 몸무게를 이용해 지방을 양을 추정하는 비만 측정법, 비만도 판정에 사용)가 24.5를 기준으로 1이 낮아질 때마다 1년 내 주요 심뇌혈관질환 발생 위험도가 7%씩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설명했다.

세부적으로는 ‘주요 심장혈관 및 뇌혈관질환’ 발생 위험도가 정상군 대비 저체중군(2.05배), 과체중군(0.81배), 비만군(0.72배)의 순으로 드러났다. 심장혈관질환 관련 사망위험에서도 정상군 대비 저체중군이 2.36배에 달하는 반면 비만군은 0.72배로 오히려 낮게 나타났다.

또한 1년 이내 중재 시술을 다시 받는 재시술 비율 또한 저체중군은 정상 체중 환자군 대비 3배 이상에 이르렀으나 비만인 환자군은 0.74배에 머무르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 같은 현상의 원인을 살펴보면 중재시술을 받은 저체중군 환자들의 관상동맥 석회화 비율이 다른 군보다 높았다는 점에 주목할 만하다. 혈관 석회화는 혈관 벽에 다른 노폐물과 칼슘이 함께 축적되면서 동맥혈관을 좁아지게 하고 탄력성을 잃게 해 관상동맥경화증을 유발하는 증상이다. 특히 저체중 군에서 혈관 석회화가 있는 비율은 20%로 정상군(9.2%), 과체중군(6.4%), 비만군(5.0%)과 비교해 크게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와 함께 저체중이 기본적으로 영양섭취 불균형에서 기인하는 만큼 저체중군의 정신 건강이 정상군이나 비만군에 비해 취약할 수밖에 없다는 점도 원인으로 제시됐다. 저체중을 초래하는 암이나 자가 면역질환, 염증성 질환 등 다양한 동반질환에서 기인한 위험이 심장혈관 및 뇌혈관질환 발병 위험을 높였을 가능성도 이러한 결과와 무관하지 않다.

결국 몸무게 수치보다는 균형 잡힌 영양섭취를 통한 적정체중 유지가 가장 중요하며 혈관 중재 시술을 받은 환자들의 경우 관상동맥 석회화에 대한 치료와 예방에 더욱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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