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제약 MR 구조개혁 <1>

일본 제약업계는 MR 수 감소에 드라이브가 걸렸다. 제약 기업들이 중장기적으로 일본 의약품시장이 성장 둔화로 전환을 예상하면서 이에 따른 내부 개혁에 본격 착수했다.

그동안 제약기업의 영업 자원 핵심을 차지하던 MR과 관련, 각사 모두 적정 규모 리뉴얼을 전제로 조기 퇴직제도 도입을 단행하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반면 남아 있는 MR에 대해서는 완전한 변화를 주문하고 있다. MR의 재정의도 결국 전환점을 맞았다. 이 같은 흐름을 더 이상 막을 수는 없다. MR 생산성 향상, 근무 방식 개혁 등을 통해 경영자가 밝힌 ‘MR을 바꾼다.’는 메시지를 간과해서는 결코 안 된다.

한국도 그동안 수적으로 팽창해 온 제약사 MR이 최근 2~3년간 감소세로 돌아서고 있어 일본의 변화는 우리의 미래상일 수 있다. 현재 일본의 MR 현주소와 제약기업이 바라는 진정한 MR 상에 대해 정리했다.

“기존의 MR은 증가하지 않는다”

제약기업의 MR 수 감소 배경에는 주력 대형 제품의 특허 만료로 신약의 스페셜리티 등 제품 포트폴리오의 변화에 따라 메스 시장과 성장을 전제로 했던 대규모 MR 체제에 대한 수요가 이제는 없어졌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또한 지금까지의 요인 이외에 일본 내수 시장의 침체가 한 몫을 하고 있는 가운데 약제비 억제를 위한 정부의 약가 제도 근본 개혁이 시행되고 있어 시장 감소는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특히 다국적기업은 일본 시장의 예측 가능성 저하, 매력의 저하로 본사가 일본에 투자여부를 검토하기 시작했다. 당연히, MR에 대한 투자 판단도 포함돼 있어 일부 기업에서는 조기 퇴직을 실시하는 것이다.

그러나 MR은 감소해도 “제로”로 하는 회사는 없다. 향후 경영 환경, 의료 환경에 맞춘 역할과 기능을 갖고 실천할 수 있는 MR을 남긴다.

‘MR을 바꾼다’는 메시지를 공개적으로 밝힌 경영진도 늘고 있다.

대표적으로 시오노기제약의 테시로 기 이사오 사장은 2017년 경영결산 회견에서 “기존의 MR은 늘리지 않는다"고 잘라 말하고 “1,000명 선도 다소 잉여감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비용 효과 측면과 IT 진화로 의사와 대면 정보 제공이 필수라고 생각하지 않는 고객(의사)이 증가하면서 “의사에게 MR이 찰싹 붙어 정보를 제공하지 않으면 처방하지 않는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역 의료의 변화도 언급하면서 “도시 및 지역의사회 등과 팀이 돼 의료의 효율성을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 중에 어떻게 정보 제공을 실시하는 것이 올바른 것인지, 판매로 직결하기보다 그러한 모델로 하지 않으면 안 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영업활동, MR의 역할 및 기능을 더욱 바꾸어 가야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다이쇼제약홀딩스의 우에하라 아키라 사장도 2017년 결산회견에서 조기 퇴직자 모집에 대해 종전의 비즈니스 모델로는 한계가 오고 있다면서 “인원을 줄이고 싶어 단행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고 강조하고 그룹으로서 향후 나아갈 방향과 방침을 명확하게 나타낸 다음 “회사 정책에 적응할 수 있는 사람은 당연히 남아 주었으면 한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10년 후도 활약 할 수 있는 MR

MR은 의료 관련 직종 중에서는 가장 수요가 줄어들 직업으로 지적되고 있지만, 남기고 싶은 인재는 분명 존재한다. 10년 후에 모든 MR이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은 아니지만, 10년 후도 활약 할 수 있는 MR은 확실히 존재한다.

그 키워드는 ‘자율’이다. 회사의 지시를 철저히 준수할 뿐 아니라 담당 지역을 스스로 분석하고 과제를 짐작해 해결하기 위해 수단을 개발하고 지역 관계자를 끌어들여 실행할 수 있는 MR이 바로 남아있어야 할 대상이다. 분석력, 기획력, 코디능력이 있는 인재상이다. 이를 실천하는 실천 환경, 도구(툴)은 세트화하기 시작했다.

지역 중심의 영업 전략이 나왔고, 지점장, 소장의 전략기획ㆍ예산ㆍ자원 배분의 재량권을 갖도록 하고 있다. 디지털 채널의 정비는 많은 제약 기업에서 진행, AI(인공지능)를 이용한 정보 제공을 최적의 내용 및 활동하려는 노력도 시작됐다. 그들을 도입함으로써 효율성·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많은 제약기업이 도입한 ‘근무방식 개혁'은 그 실천 환경, 도구를 활용해 새로운 MR 활동을 촉진하는 노력으로 파악된다.

앞서 소개 한 두 제약사의 대표 말에 나타난 문제의식과 방향성은 제약 기업 전체에 공통사항이다. 다음은 제시된 메시지를 어떻게 받아들여 행동으로 옮길 것인가의 문제다.

Ⅰ. MR 수 감소 배경과 그 영향

일본의 의약저널이 실시한 MR 수 조사 2018년판에 따르면, MR 수의 총계는 한 해에 1,200명 이상의 규모로 줄어들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4년간의 집계를 봐도 총 3,000명이 줄었다.

주력 제품의 특허 만료 및 파이프라인의 변화 등 몇 년 전부터 제약사 MR 수 감소세가 나타났다. 지난 4월 약가제도 근본 개혁이 결정타가 돼 MR 수 감소에 드라이브를 뛰어 넘은 수준이 됐다.

일본 제약 시장의 성장이 둔화된 가운데, 제약 회사도 영업 자원의 검토는 더 이상 피할 수 없게 됐다. 여러 주요 다국적제약 기업은 조기 퇴직 우대 제도를 실시하고 MR 삭감을 단행했다. 

MR 수의 감소가 의미하는 것은 영업 체제의 변화뿐만 아니다. 요구되는 비즈니스 인재의 변화를 의미한다. 제약 기업들은 움직이기 시작한 산업구조 개혁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상황에 직면했다.

“일본에서 신약 발매 인센티브가 너무 크게 손상돼 신약에 대한 접근에도 심각한 지장을 초래한다. 투자자들은 일본에서 다른 혁신을 주도하는 국가로 투자를 옮기게 된다. 일본 경제에 견인차 역할을 담당하던 역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PhRMA 에이미 잭슨 일본 대표) 이는 지난해 11월 29일 후생노동성 中協 약가전문위원회에서 언급된 발언이다.

제약업계는 후생노동성 측에 신약 창출 등 추가 재검토를 강력하게 어필한 장면이다.

미국과 유럽의 제약기업 수장들이 일본에 투자 재고를 언급하기 시작한 것은 바로 이 무렵부터다. 언뜻 보면 이러한 발언은 정부의 약가제도 개혁안에 재고를 촉구하는 것처럼 들리지만, 실은 또 다른 견해가 있다. 다국적제약 기업의 경영자들에게 흔히 있는 이야기이지만, 이러한 현상을 파악하고 자신들의 등 너머에 있는 일본법인의 직원을 위한 메시지가 담겼다는 분석도 있다.

재무부가 MR 생산성 낮다는 지적

당시 재무부는 약가의 고공 행진을 지적하고 그 배경에는 제약 기업의 비용 구조에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그 대표격으로 제시된 것이 MR 생산성이 낮다는 점이었다. 모든 산업에 비해 대기 시간이 많고 본래 업무가 짧다는 조사결과를 보이면서 제약 기업에 대해 은근히 영업 자원의 배분을 재검토 하도록 압박했다.

그 후 신약 창출 등 가산이나 장기 등재 품목의 약가 재검토가 결정됐고, 4월의 약가 개정을 맞이하게 됐다. 신약 창출 등 가산에 대해서는 업계 측의 저항으로 약간의 수정을 허용했지만, 반면 영업 자원의 배분에 대해서는 일본 의약품 시장의 성장이 급속하게 냉각될 것을 예상, 방향타를 전환해야 한다는 의지를 분명해 보였다.

일본의 제약 산업에서 그 이상으로 경영상 큰 영향력을 가진 개혁이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8년도 약가 개정은 고령화에 따른 사회보장비의 증가에 대한 압축 필요성이 강해진 가운데 약가의 고공 행진을 낳은 원흉인 제약기업의 의약품 프로모션에 메스를 가한 것으로, 지금까지의 장기 등재 품목에 의존한 모델에서 혁신적 신약을 창출하는 산업으로 구조 전환을 요구한 것이다.

제약 기업의 경영에 있어 사업의 ‘예측 가능성’에 영향을 준 것은 분명하다.

파이프라인 및 시장 환경을 파악하고 몇 년을 내다보고 투자해야 하는 경영자, 특히 다국적제약기업을 무겁게 짓누르고 있다.

일본 시장은 거의 보합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도표) 이런 가운데 일본도 시장의 잠재력을 설명할 책임이 있는 다국적 기업의 최고 경영자에게 있어 예측 가능성은 투자 결정시, 상상 이상의 영향을 미치게 된다.

제약 기업 최고 경영자에 의한 잇따른 메시지

이미 약가 제도 개혁 영향이 나오고 있다.

“미래에 대한 자신감은 있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확실히 인건비 절감이 필수 조건이다. 요구되는 인재상은 현재 기술/수준의 연장이 아니다. 자신을 판별할 때다"

이는 사노피 대표가 전체 직원을 대상으로 자사의 위치를 설명했던 발언이다. 그 가장 큰 이유로 내세운 것이 모두 약가 제도 개혁의 영향이었다. 이 기업은 조기 퇴직 우대 제도를 실시하고 250명 이상의 MR을 감원했다. 당초 250명 모집을 예상했는데 그 이상의 인원이 신청한 것이다.

실제로 여러 주요 다국적제약 기업이 수백 명 단위로 조기 퇴직제도를 단행했다. 같은 아시아에 있는 중국 시장이 급속히 진행되는 고령화를 대비해 신속한 승인 실현 등 약가제도 개혁을 단행한 가운데 일본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다.

또한 이는 제약사 MR 수를 포함한 각국으로 투자에도 반영되고 있다.

다른 다국적제약의 간부도 “이미 일본에 대한 투자 감소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일본에서의 개발을 포기한 제품도 있다"며 위기감을 강조했다. 다국적 기업에서 드래스틱(drastic)하게 움직임이 나오기 시작한 느낌인데 일본 제약기업도 이러한 움직임을 추종 할 가능성이 높다.

대형 제약사의 2018년 3월 결산 동향을 봐도 블록버스터급의 특허 만료 및 약가 제도 개혁의 영향은 크다. ARB제제인 미칼디스의 특허 만료가 강타한 아스텔라스제약과 마찬가지로 고지혈증 치료제 크레스토의 특허가 만료된 시오노기제약은 모두 두 자릿수 매출 감소를 기록했다.

또한 2019년 3월 실적 전망은 2017년에 호조를 보였던 다이이찌산쿄도 매출이 감소, 대형 제약사 대부분이 마이너스 성장을 전망하고 있다. 일본의 시장 환경이 엄격해지는 가운데 일본기업의 위상도 변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MR 모델의 전환이 불가피

“모든 산업의 사업 환경이 드래스틱(drastic)하게 바뀌고 있다는 대전제 아래 지금까지의 비즈니스 모델에 매달려 있다면 향후의 발전은 기대할 수 없다" 다이쇼제약 홀딩스의 우에하라 아키라 대표 이사 겸 사장은 지난 5월 14일 회견에서 이렇게 말했다.

동사는 이날 다이쇼도야마의약품의 완전 자회사화 및 조기퇴직 우대제도 실시를 발표했다.
우에하라 사장은 “인생 백세 시대를 맞이한 가운데, 직원이 자신의 인생을 어떻게 보람되게 사용할 것인가에 대한 결심과 관심이 있다면 반드시 적극적으로 변하지 않으면 안 된다. 회사의 경영자로서 지원하고 싶다. 지원 체제도 최고로 하고 싶다”

중국 시장을 중심으로 해외시장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환경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인재의 중요성을 이같이 강조했다.

앞에서 언급한 조기 퇴직 우대 제도를 단행한 다국적제약기업에서도 IT화와 지역 포괄 케어 시스템의 변경, 심지어 의료기관 방문 규제 등의 현상을 감안해 새로운 MR 모델을 보여주고 있다. 환경 변화의 물결은 제약기업의 비즈니스 모델뿐만 아니라 새로운 MR 모델을 창출 할 필요성을 의미한다. 환경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면 기업뿐만 아니라, MR 개인도 독점하는 시대에 접어들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일본 시장의 사업환경이 악화되는 가운데, 기업의 글로벌화가 가속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다케다약품은 아일랜드의 샤이어사를 일본 역대 최고인 6조 8000억 엔에 인수키로 합의했다. 인수 완료 후에는 일본시장의 비율이 현재 34%에서 19%로 감소한다고 한다. 다케다약품은 일본에서 올 대졸자 채용을 줄인 이유 중 하나로 글로벌 채용을 들었다. 세계화된 기업 중에서는 요구되는 기술수준도 달라지고 있다. 바로 “지금의 기술 수준 연장은 말도 안 된다"는 시대로 들어갔다.

MR에게 필요한 것이 어학 능력과 관리 능력, 의사소통 능력뿐 만 아니다. 디지털 채널을 포함한 멀티채널을 구사하는 분석력과 코디력, 기획력, 그리고 변화의 속도에 대응할 수 있는 ‘글로벌한 인재’가 요구되고 있다.

그리고 개별 MR이 환경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하는 것의 중요성이 증가한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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