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밀로이드베타가 야기하는 신경독성으로 인해 환자의 인지능력이 감퇴됨에 따라 치매가 발생한다는 이른바 ‘Aβ 가설’이 일부 입증되면서 관련 치료제시장도 재조명되고 있다.

바이오젠과 에자이가 공동 개발 중인 치매신약 ‘BAN-2401’이 총 856명의 경도인지장애(MCI) 환자와 경증의 알츠하이머성 치매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2상 결과가 최근 성공적인 결과를 도출해냈다.

BAN-2401은 아밀로이드베타(Aβ) 응집을 억제하는 기전의 항체신약으로 치매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Aβ 자체를 제거하는 방식의 약물이다.

하지만 앞서 화이자 ‘바피네주맙’과 릴리 ‘솔라네주맙’ 등 다수의 빅파마가 이 같은 Aβ 타깃 방식의 치매약 개발에서 실패를 경험했던 만큼 애초부터 BAN-2401에 대해 비관적인 전망이 우세했던 상황.

그런데 이번 공개된 BAN-2401에 대한 18개월 중간 결과에서 고용량을 투여받은 환자군에게 의미 있는 결과가 도출된 것. 바로 Aβ를 효과적으로 제거해 치매가 치료가능한 질환임을 확인한 것이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이번 결과가 오랜 논쟁이었던 ‘아밀로이드 가설’을 일부 검증했다는 것.

그동안 글로벌 빅파마들은 Aβ를 치매 원인물질로 지목하고 신약개발에 다양한 시도를 강행했지만 대부분 실패로 끝났던 게 사실이다.

이런 가운데 BAN-2401은 치매의 원인물질인 아밀로이드베타가 뇌에 본격적으로 침착하기 전 단계, 즉 ‘원시섬유(Protofibril)’ 단계에서 Aβ에 결합해 억제효과를 발휘함으로써 기존 아밀로이드베타 타깃 약물과 차별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 BAN-2401의 성공적인 임상 결과는 그간 연속된 임상 실패로 ‘Aβ 억제 가설’이 힘을 잃어가고 있던 상황에서 나온 소식인 만큼 아밀로이드베타 이론을 기반으로 한 치매약 개발의 불씨를 다시 살렸다는 평가다.

특히 이번 임상 성공 소식이 국내 치매치료제 시장에까지 활력을 불어 넣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대웅제약 ‘글리아타민’과 종근당 ‘글리아티린’이 시장 리딩품목으로 입지를 강화하는 한편 최근 연구 중인 젬백스의 ‘GV1001’과 아이큐어의 ‘아리셉트’ 패취제형 개발 등이 대표적 수혜자로 꼽히고 있는 상황.

이와 관련해 약업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치매 치료제 영역은 최종 허가 성공률이 1% 미만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녔지만 최근 약물치료를 통한 예방 가능성이 입증되면서 향후 조기 치료에 대한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글로벌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각국 규제당국의 신속심사제를 적극 활용하는 등 경도인지장애 환자 수요 대응 차원에서 장기적인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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