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제약업계 사상 최대 규모의 제약사 M&A가 성사돼 일본은 물론 글로벌제약시장의 판도변화가 예상된다.

일본 다케다약품이 아일랜드의 혈액제제와 희귀질환분야에 특화된 제약사 ‘샤이어’를 약 7조 엔대에 인수키로 25일 합의했다.

다케다약품은 지난 3월 중순에 샤이어 인수 제안을 공식적으로 발표한데 이어 지난 4월 24일까지 총 5차례에 결처 제안하면서 당초 제시한 인수 금액보다 상향된 7조 엔대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벤처기업에서 출발한 샤이어는 혈액제제와 ADHD 등 정신신경질환분야, 희귀질환 등에 특화된 제약사로 그동안 화이자를 비롯한 글로벌 빅파마들이 인수를 희망했던 대표적 기업이다.

샤이어는 인수설이 제기될 때마다 매번 기업가치가 저평가됐다면서 거부해 왔다. 당당하게 자신의 가치를 높여 온 것이다.

이번 다케다의 제안도 4차까지는 동일한 이유로 거절했지만 5차 제안을 받아들여 앞으로 본격적인 M&A를 위한 절차에 들어간다. 양사가 오는 5월 8일까지 협상기간을 연장함에 따라 남은 시간 동안 막바지 협의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수십년 동안 일본을 대표해 온 다케다약품이 7조 엔이라는 거액을 들이면서까지 샤이어를 인수하려했던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이는 글로벌 시장에서는 물론이고 일본 시장에서 다케다의 입자가 위협을 받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일본 처방약 시장에서 수십년 간 매출 1위를 기록했던 다케다약품은 2016년부터 1위 자리를 다이이찌산쿄에 내주었다.

또한 혁신신약을 창출해야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음에도 신약 파이프라인은 바닥을 드러내면서 위기의식에 쌓인 다케다는 혁신 차원에서 창업 이후 최초로 본사 사장을 외국인으로 영입했지만 그 이후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다케다는 중점 영역을 신약 중심으로 특화시킨다면서 특허만료 된 장기등재품목 등 제네릭은 테바와의 합작사에 품목을 넘기면서 회사 매출은 감소했다.

결국 다케다는 자력으로 글로벌 제약기업으로써 입지는 물론 일본 시장에서 톱 기업의 위상을 유지할 수 없다는 판단아래 특화된 기업사냥에 나섰고 결국 샤이어 인수에 성공했다.

다케다 뿐만 아니라 화이자를 비롯한 글로벌 빅파마들은 사업부문 간 빅딜은 물론 특화된 바이오벤처 기업 사냥에 혈안이 된지 오래다.

그동안 성숙시장이던 케미칼 위주의 의약품 시장은 침체기에 접어들었고 항체를 비롯한 바이오의약품과 희귀질환 영역이 향후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이 같은 기업사냥은 더욱 강화되고 있다.

다케다의 이번 샤이어 인수합병이 약이 될지 독이 될지는 현재로서는 판단할 수 없다. 일본에서 다케다 주가가 인수합의 전날까지 하락한 것은 혁신기업 인수라는 이면에 거액의 투자에 대한 불확실성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은 지금 이같이 생존하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던지는 모험까지 감소하면서 치열한 경쟁이 벌이지고 있다. 

하지만 기업문화가 전혀 다른 기업을 인수했고, 거액을 투자했다는 점에서 새로운 기회이면서 위험요인이 될 수 있다. 향후 어떠한 방향으로 M&A 효과를 극대화시킬 것이냐는 여전히 과제로 남았다.

국내 제약업계 대표들은 이웃 일본의 다케다약품의 선택을 보면서 과연 무엇을 생각하고 있을지 궁금하다. 내부의 자잘한 이슈로 소모전을 벌일 때가 아니라 글로벌 시장을 정확히 읽는 시각이 절실한 시기이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이 시각 추천뉴스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