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바이오헬스 육성전략]
서정선 한국바이오협회장


바이오헬스 분야의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한 국가별 경쟁이 치열하다. 미국은 2015년 정밀의료 이니셔티브를 통해 전국적 연구 코호트를 구축하고, 정밀의료 관련 규제의 현대화와 대규모 연구계획을 제시했다. 중국은 의료기관의 다변화와 의료서비스 발전을 위해 의료서비스를 개방하고 헬스산업 확대를 추진 중이다. 헬스서비스 산업규모를 2020년까지 약 1.3조 달러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일본은 2013년 국가적 차원의 헬스 및 의료전략을 수립하고 보건의료 R&D 컨트롤 타워인 AMED를 설립했고, 세계 최고 수준의 건강 및 의료를 보장하고 지속 가능한 의료시스템을 구축한다는 ‘보건의료 2035 비전’을 발표한 바 있다. 영국도 2013년 의료의 해외진출을 지원하는 ‘헬스케어 UK’를 설립했고, 미래성장동력으로 의료 및 생명과학분야를 선정해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바이오헬스 분야를 주력산업으로 키우기 위해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올해 업무보고에서 사물인터넷 가전, 에너지 신산업 등과 함께 바이오·헬스를 5대 신산업으로 꼽으며 집중 투자를 예고했고, 복지부와 과기부 등도 바이오헬스 분야를 육성하기 위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

▶▷ 바이오헬스 시장 현황

전 세계 바이오헬스 시장은 2010년 7.9조 달러, 2015년 9.1조 달러로 성장했고, 2020년에는 11.5조 달러의 성장이 예측된다. 연평균 성장률 5.3%로, IT 0.9%, 자동차 3.1% 대비 성장세가 두드러지는 분야다.

특히,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4차산업혁명의 시대, 산업의 중심에 서게 될 바이오헬스 분야에서의 창업과 일자리창출이 매우 중요해진다. 이들은 모두 의료데이터를 기반으로 이루어진다.

의료데이터의 활용이 열쇠다. 개인들이 일상생활에서 평생 동안 만들어 내는 의료 정보는 1100TB로 3억 권의 책과 맞먹는 분량이다. 또, 유전자 검사를 통해 발생하는 유전체 데이터는 6TB, 병원을 통해 생성되는 의료정보 데이터는 400GB(기가바이트, 약 10억바이트) 수준이다. 이들을 합하면 실로 엄청난 양인데, 이들을 어떻게 체계적으로 분류하고 활용할 지가 관건이다.

전 세계적으로도 의료정보를 활용해 창업을 하고 이를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덴마크, 스웨덴의 경우 의료비 청구서 DB등에 대한 민간의 접근율이 100%이며, 미국 역시 의료 데이터를 활용한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는 벤처기업에 대해 정부가 지원하는 형태다. 국내도 바이오 데이터의 개방에 대한 규제개선에 우선적으로 뛰어들어야 한다.

특히, 정밀의료 실현을 위한 유전체분야의 의료정보 개방과 공유체계를 위한 제도개선이 시급하다.

현재 국내에는 의료정보 빅데이터의 활용에 대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없어, 체외진단이나 유전체분석과 같은 신의료기술 서비스들의 경우 꽤 오랜 기간 동안 인허가의 이슈로 국내 시장에 진입하지 못하고 있다. 



▶▷ 향후 개발 트렌드 및 전망

미래 바이오헬스케어 산업을 앞당기기 위해서는 현재의 한계를 극복하는 방안에 논의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

미래 바이오헬스 산업의 핵심은 정밀의료를 통한 치료보다는 예방중심의 의학이 될 것이다. 정밀의료는 의료 빅데이터를 분석하는 데서 본격화된다. 그래서 현재의 의사 수에 맞먹는 10만 명의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를 국가차원에서 양성해, 의사의 진료와 의료 데이터의 분석이 한 쌍을 이루는 정밀의료가 실현돼야 할 것이다.

의료데이터와 IT기술의 융합으로 다양한 일자리를 창출하게 될 미래 바이오헬스 산업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담대한 융합이 필요하다. 이종 기업 및 공공기관, 병원, 대학, 출연연구소, 협회, 금융사, 지차체 등과의 통합적인 협업이 가능하도록 국가차원의 장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또, 해당 산업육성을 위한 정부와 민간의 투자도 활성화 돼야 한다.

우리 협회와 공동으로 산업부는, 바이오분야 창업 활성화를 위해 초기 바이오벤처를 지원하는 기금으로 2016년 11월 민간 기업들과 공동으로 385억 원의 펀드를 조성해 현재까지 기업 지원을 해오고 있다.

특히, 민간의 투자 유치를 이끌어 낸 것이 매우 의미 있는 시도였고, 정부의 마중물이 민간 투자의 동기부여로 이어지는 순환적 모델이 지속돼야 할 것이다. 향후 5년간이 국내 바이오산업의 골드타임이 될 것이다. 국가적으로 이 타이밍을 꽉 잡아 의료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새로운 창업과 일자리 창출의 반석을 마련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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