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는 제약 영업ㆍ마케팅 : CSO 현황과 전망] 

박창원 중촌컨설팅 대표

제약 시장 현황과 전망

한국 의약품시장은 전체적으로 저성장 시대에 진입 하였다고 판단된다. 합성신약 소스가 감소되고 시장 성장에 영향력 있는 특허만료 블록버스터 제네릭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정부의 보장성 강화 정책하에서 의료보험 재정문제는 피할 수 없기 때문에 보험약가 인하 요인들로 인한 수익성 악화는 현실적 문제다.

제네릭은 저성장과 정해진 파이 내에서 치열한 점유율 싸움에 고비용 구조가 고착화 되어가고 있다. 그러나 당분간은 고령화로 인한 약품소비 증가와 바이오의약품 및 면역항암제 등 중증질환 치료제들 중심으로 시장 성장을 견인해 나갈 것으로 판단된다.

이러한 가운데 리베이트 척결 및 의약품 유통 투명성 확보는 정부의 보건의료산업 핵심 정책으로 높은 매출에누리와 판매대행 수수료에 대한 통제가 거론되고 있다. 경제적 이익 제공에 대한 기록 및 보관의 의무화, 의약품 일련번호 표기 의무화 등으로 인한 비용 증가는 제약 및 유통업계의 부담이기도 하다. 특히 중소 도매나 CSO들의 경우 단순 유통과 제네릭 처방영업 만으로는 중장기적으로 독자 생존 할 승산이 없다고 본다.

결국 저성장, 저마진, 고비용 등 성장 장애요인들의 존재가 확실한 상황에서 상위권 제약사들은 외자 오리지널 제품의 판권 도입과 온라인팜 시장 진출과 함께 신약개발과 해외시장 개척에 더욱 집중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문제는 신약개발 능력은 없는 제너릭 중심의 중소 제약사들이다. 마케팅 능력이 떨어지다 보니 대부분 경제적 이익 제공과 인적 관계 영업에 의존해 왔던 것이 현실인데 이에 대한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CSO로의 영업 위탁이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다.

도매는 지오영 등 대형 업체로 수렴되어 갈 것이다. 중소/중견도매의 종합도매 기능은 점차 약화되고, 제너릭 중심의 총판품목 영업도 판촉비 조달의 한계와 매출에누리에 대한 규제가 예상되어 결국 매출과 수익성 감소를 피할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CSO 영업을 겸업하는 도매가 늘어나는 것이다.

이에 따라 리베이트 리스크가 없는 원내 비급여 마진베이스 품목의 도입을 늘리는 방향으로 갈 것이나 진료와 치료를 주 업무로 하는 의료기관에서 예방이나 보조제 및 소모품 등의 매출 확보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따라서 많은 중소 도매들의 장기적 생존은 어려워 지고 결국 시간이 지나면서 많은 중소 도매들이 대형 도매에 흡수될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국내 CSO 시장은 시작부터 지나치게 왜곡 되었다. 마케팅과 학술정보 및 임상을 업무 기반으로 영업을 대행하는 정통 CSO가 아니라 중소 제약사의 제너릭 제품에 대한 단순 영업 대행 수준으로 리베이트 영업의 또 다른 창구로 활용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고 제도권 내에서 관리가 되다 보면 교육훈련과 학술 마케팅 기능을 기반으로 하는 정통 CSO로 발전해 가면서 언젠가는 제약산업의 한 부분으로 정착될 것으로 본다.

신약개발 투자 증대. 수요공급의 불균형, 과당경쟁, 유통의 투명성 확보, 리베이트 문제 등 과제는 산적해 있지만 전반적으로 국내 제약산업도 세계적인 사회경제 및 산업기술 시스템의 발전에 따라 변화해 나갈 것이다.

증가하는 CSO, 더욱 높아지는 판촉 리스크

2010년을 전후로 CSO(Contract Sales Organization) 방식의 영업을 표방하는 사업자들이 하나 둘 생겨나기 시작한 이후 2018년 현재 수백 개의 법인 CSO 사업자들과 수천 명에 이르는 드러나지 않는 개인 사업자들 까지 활동하고 있다. 그 수가 4천명에서 7~8천명에 이른다고 하지만 추정일 뿐 실제 몇 명이나 되는지 정확하게 발표된 통계도 없다.

CSO 법인 사업자와 개인 영업대행 일반 사업자들이 2010년 이후 단기간에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국내 의약품 영업 상황은 제약사와 도매상 및 CSO 소속 영업사원 간 경쟁으로 춘추전국시대를 맞이하게 되었다. 특징적인 것은 이 기간 중 군소 도매 법인(대부분 물류 위탁도매로 추정)도 급증했고 이들 중 상당수는 CSO 영업을 겸업하고 있다.

개인 영업대행 일반사업자들의 증가는 창업비용 부담이 거의 없이 간단하게 서비스업 일반사업자 신고만 하면 되는 손 쉬운 창업에 있다. 특히 제약사 경력 영업사원들이 과거처럼 퇴직 후 타사로 옮기는 형태 보다는 일정 규모의 거래처를 확보하고 있으면 제약회사 급여 생활자 보다 높은 수익이 보장되면서 일에 대한 스트레스도 적기 때문이다. 실제로 많은 개인영업 일반 사업자들이 사무실 없이 월 일주일 정도 일하면서 만족할 만한 수준의 수익을 얻는다고 한다.

얼마 전 까지만 하더라도 CSO로 진출하는 연령대는 40~50대가 주류였다. 그러나 최근 들어와 30대 경력자들의 비중이 커지고 있으며 심지어는 제약 1~3년 경력의 20대 후반 영업사원들 까지 CSO 시장에 들어오고 있고, 더 나아가 의료기기나 병원 소모품 등 병의원 영업을 하는 다른 업종의 영업사원들 까지 CSO 시장으로 뛰어들면서 업종 경계도 허물어지고 있다.

CSO 사업자의 수가 많아지고 영업을 위탁하는 제약사들도 늘어나면서 웬만한 도매상들도 CSO 사업자 한둘은 계열로 운영하는 상황이 되었다. 그러다 보니 도매업체 간 경쟁은 물론이고 드러나지 않는 개인 사업자들 간 판촉 경쟁도 갈수록 심화되는 양상으로 판촉 규모가 쌍벌제 이전 수준으로 돌아갔다고 푸념하는 사업자들도 있다.

CSO에 참여하는 도매상이 증가하는 것은 시장의 흐름에 편승하는 측면이 강하기는 하나 근본적으로 총판 품목에 따라오는 높은 사후에누리 정리 문제의 해결 방법이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특히 자체 병원영업 조직과 기존 거래선 등의 기반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빠르게 영업을 전개할 수도 있고, 총판품목을 운영하는 제약사와의 이해관계에도 부합하기 때문이다.

단독으로 움직이는 개인 사업자들의 경우 영업활동 자체가 거의 드러나지 않는다. 계약이 되어 있는 법인CSO 사업자도 개인 사업자의 얼굴조차 모르는 경우가 비일비재 한데 정기적인 미팅을 통해 협업 관계를 돈독히 하려 해도 거의 대부분 참석하지 않으니 알 도리가 없다.

이와 관련해 대부분의 CSO 사업자들은 서로의 안전을 위해 하부 영업망에 대해 알 필요도 없고, 아예 모르는 것이 편하다는 견해를 피력하기도 한다. 물론 여기서 안전이 내포하고 있는 의미는 불법적인 경제적 이익 제공 등 판촉 리스크에 대한 것이다.

다른 산업에 비해 크지 않은 제한된 시장에서 너무 많은 생산 공급자와 수많은 동일 성분의 제너릭 제품들, 수 많은 총판도매상들에 이어 제도적인 관리기준 조차도 미흡한 수백 개의 법인 CSO 사업자와 수천 명의 개인영업 일반 사업자들 까지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 상태에서 경쟁 심화는 필연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약사 경력 퇴직자들의 CSO 영업 참여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제약사는 왜 CSO영업을 선택하고 있는가?

2018년에도 제약업계 중요한 화두 중 하나는 CSO 영업이다. 중소 제너릭 제약사들의 2018년 영업부 사업계획은 CSO 계획이라는 말이 이슈가 될 정도로 CSO는 외면할 수 없는 존재가 되었다. 모 원외처방통계 공급사의 통계에 처방 실적이 잡히는 제약사가 약 260개 정도라 하는데 자사 제품 전체 혹은 일부 제품에 대하여 CSO 영업 방식을 택한 제약사의 수는 약 170여 제약사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CSO 영업 방식을 도입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는 제약사의 대부분은 상위권과 중상위권 제약사 및 외자 제약사 정도인데 이들 약 90여 제약사의 원외처방 매출 비중은 75%에 달한다. 여기서 외자 제약사와 국내 제약사 간 판매 제휴 상황과 일부 외자 제약사의 일부 품목에 대한 특정 유통 CSO 위탁 영업 및 일부 품목을 CSO로 위탁한 상위권 제약사 등은 편의상 배제 하였다.

2017년 마감 기준 CSO 영업 비중이 전체 원외처방 시장에서 약 15%를 점유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따라서 오늘날의 국내형 CSO는 결국 약 25%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중하위권 제너릭 제약사들 간 치열한 매출 경쟁의 산물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와 중상위권 제약사는 물론이고 상위권 제약사와 일부 외자사도 일부 제품에 대하여 CSO 업체들을 노크하는 상황이다. 이는 상위권 제약사도 매출이 급감하고 있는 제너릭 제품들의 경우 판매를 촉진시킬 대안은 마땅치 않은데 제품 포트폴리오 운영상 버릴 수는 없고 CSO 영업을 통해서라도 판매 규모를 유지하려는 고육책으로 보인다.

한국 시장에 들어와 있는 외자사들의 경우 자체 영업망이 약한 경우 이미 제품에 따라 총판 도매를 활용해 왔기 때문에 영업력이 강한 CSO에 제품을 위탁하는 것은 그 연장선 상에 있다고 본다. 물론 외자 제약사들의 경우 CSO 수수료 마진이 국내 제약사 보다 높지 않아 CSO 수익성은 낮으나 대학병원이나 종합병원 원내 영업을 하고 있는 CSO들에게는 오리지널 품목의 경우 판촉 비용 부담이 적고 자신들의 영업에서 시드품목 역할을 해줄 수 있기 때문에 거래를 연결하고 있다.

제약사 퇴직 영업사원들 CSO로 직행

한편 영업부 경력 퇴직자들의 상당수가 CSO 사업자로 계속 진출하는 상황에서 퇴직자가 담당하고 있던 거래처의 유지는 중요한 과제다. 신규는 갈수록 더 어려워 지는데 퇴직자의 CSO 창업으로 인한 거래처 유실은 제약사들에게 적지 않은 손실이다. 따라서 퇴직자 CSO와의 계약을 통해 거래처를 유지하는 것은 서로 윈-윈 할 수 있는 방법이고 자연스럽게 CSO 위탁 비중은 증가하게 되기도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CSO 영업사원들이 진입해 있는 병·의원에 제약사 영업 담당자가 동일성분 제너릭을 가지고 신규를 시도하는 것은 대단히 어렵다. 이는 경력이 있는 CSO 사업자들의 대부분이 관계가 오래된 고정 거래처들을 가지고 운영을 하면서 높은 장벽을 구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영업이 안정적으로 정착된 CSO들의 경우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품목 교체에 적극적이지도 않다. 병·의원 입장에서도 처방품목 교체는 상당한 부담이라 아무리 유대가 좋은 CSO 영업사원이라 해도 거래처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고, 그 동안 협력해 온 제약사와의 관계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갈수록 높아가는 CSO 영업 장벽

이와 같은 상황은 최근 후발로 CSO 영업을 시작하는 제약사들에게는 상당히 높은 장벽이 된다.

실제로 최근 CSO 시장에 진입한 신규 제약사들 중 이렇다 할 규모의 매출을 달성하고 있는 제약사는 거의 없다. CSO 시장의 성장률이 높기는 하나 이제 서서히 둔화되는 추세에 있고, 선발 제약사와 선점 CSO들이 영업을 고착화 시킨 상황에서 후발 제약사들이 협력 CSO를 확보하고 신규를 통해 매출을 늘리는 것 자체가 더욱 어려워 지고 있다.

제약회사가 CSO를 택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직접 영업조직을 운영하면서 오는 고비용 투자에 대한 부담에서 벗어나고, 빠른 시장 진입과 확산 속도 및 전문성과 영업조직 운영의 융통성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회사가 직접 영업 조직을 운영하면 영업 노하우가 축적되고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교육훈련을 통해 전문성도 축적 할 수 있지만 아웃소싱을 하면 그런 이점이 사라짐에도 불구하고 CSO를 택하는 이유다.

그러나 지금은 대부분 경제적 이익 제공 등 판촉 리스크 해결을 통해 매출을 가기 위한 목적으로 CSO 위탁을 선택하는 것을 부정할 수 있는 제약사는 없다고 본다.

CSO 영업 무엇이 문제인가?

선진국형 CSO


국내 CSO는 전문성이 없다. CSO는 본래 1970년대 유럽 지역에서 태동하여 미국과 영국 및 일본 등 선진국에서 발전해 온 의약품 영업·마케팅 전문 조직이다. 오랜 기간을 지나 오면서 해당국 제도권 내에서 체계적으로 정착한 업종이다.

2000년대 올라오면서 Innovex., Inventive Health 등 여러 글로벌 CSO 업체들을 중심으로 대형화 되고 대규모의 PMR을 거느리면서 단순 영업사원 파견 수준에서 벗어나 발매된 완제품 뿐만 아니라 개발 진행중인 제품 영역까지 다양한 영업·마케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단계로 발전 하였다.

제약사와 제휴하여 학술교육, 학술정보의 전달, 의학회 와의 소통, 대중적 Communication, 기타 제품의 시장 진입과 성장, 정착 과정에 필요한 각종 Promotion을 기본으로 서비스 하는 조직이다. 그리고 2000년대 들어와 임상과, 신제품 시장조사에 이르기 까지 다양한 역할로 영역을 확장하면서 개발 및 생산 단계부터 마케팅과 영업을 대행하고 있다. 이것이 정통 CSO다.

이러한 영업·마케팅 조직의 힘은 체계적인 교육·훈련과 생산성 높은 영업 지원 시스템에 있다. 세계적인 다국적 제약사들도 물론이고 글로벌 시장에서 자금력이 약한 연구개발 중심의 강소 제약사들이 글로벌 CSO들과 파트너쉽을 맺고 제품 마케팅을 위탁 하는 것은 이와 같은 영업의 생산성과 전문성을 사는 것이다.

현재 국내에서 CSO라 하는 업체들은 글로벌 기준의 생산성과 전문성이 없다. 왜냐 하면 대부분 전국에 흩어져 있는 개인(1인) 일반사업자를 하청 네트웍으로 둔 법인 CSO들은 이러한 글로벌 기준에 맞는 체계적인 교육훈련 시스템을 갖출 수 없기 때문이다. 개인사업자들의 영업 역량은 제약사 근무시절 축적된 수준에서 크게 더 발전하지 못한다. 따라서 시간이 지날수록 개인사업자들의 영업력은 경제적 이익 제공과 감성 영업에 의존할 수 밖에 없고 이들이 연결된 법인 CSO 또한 글로벌 CSO 기준에 부합하는 서비스 역량을 갖출 수 없다.

국내 CSO의 현주소

국내에는 글로벌 CSO와 견줄만한 정통 CSO가 없다. 즉, CSO 본연의 역할에 가장 근접한 CSO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유디스인터네셔날 등 정규직 MR을 고용하고 있는 몇몇 법인 CSO들이 근접해 있으나 대부분의 신생 CSO는 정통 원본과 너무 다르다. 2010년 전후부터 현재까지 개업한 법인 CSO들은 대부분 단독으로 영업하는 개인 일반사업자들과 하청 계약을 맺고 매월 실적을 모아 계약된 제약사에 전달하여 평가를 받은 후 확정된 수수료를 전달해 주는 역할을 할 뿐이다. 수수료의 쓰임새는 개인영업 일반사업자들의 몫이다.

마케팅 시스템은 없고, 교육은 이메일로 발송되는 몇 줄의 제품정보로 갈음하며, 체계적인 학술교육과 정보 서비스, 광고·홍보, 대중적 Communication은 물론이고 임상, 시장조사 등의 서비스는 꿈도 꾸지 못한다. 오직 과거 제약사 근무 시절의 경험과 거래처와의 오랜 유대, 그리고 일정 수준의 감성영업과 경제적 이익 제공을 통해 확보한 처방실적을 기준으로 평가 받고 수수료를 받는 수준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물론 아직은 대부분의 개인 일반사업자들이 중소 제약사 제너릭 제품과 의원 처방영업에 집중되어 있는 상황에서 정통 CSO가 추구하는 서비스의 접목은 한계가 있을 것이다. 영업 현장에서는 예전보다 많이 달라지고 있고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상당한 규모의 영업 결과가 경제적 이익의 대가를 통해 만들어 지는 현실에서 정통 마케팅 활동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라고 말하는 견해들 또한 많은 것이 현실이다.

그러면 그 사업자들은 다 CSO가 아니다 라고 단정지을 수 있겠는가? 그래서 CSO 라는 업종이 제도권 내에서 체계적으로 정착되어 온 미국이나 유럽 선진국과 이제 막 태동한 우리의 상황이 같을 수는 없다는 견해도 많다.

CSO가 정통 마케팅을 할 것이라고 믿고 제품을 맡기는 제약사는 없다고 본다. 실상은 대행 수수료 계약을 하고 나면 나머지는 알아서 하라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서류상 계약서를 쓰고 CP 규정 이행 서약서에 사인도 하지만 이후에는 갑도 을도 어떻게 실적을 내는지 물어보지도 말하지도 않는다. 당연히 매출을 만들어 내는 모든 영업 과정에서 수단과 방법은 오로지 개인영업 일반사업자들의 몫이다.

제약사가 지원하는 것은 회사의 전 제품이 들어가 있는 몇 권의 종합 브로셔와 신제품이 나올 때 전달되는 한 두 페이지 정도의 제품정보 자료가 전부다. 판촉대행 수수료 계약이 되어있는 상황에서 더 이상의 비용 지출은 없다고 보면 된다. 그나마 간혹 소형 기믹과 같은 판촉물을 지원하는 제약사나 법인 CSO는 특별한 케이스다.

오늘날 중소 제약사들이 CSO를 선택하는 배경은 경제적 이익 제공과 관련된 예산을 확보하는데 따르는 높은 리스크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과 자체 영업조직으로는 거래처 신규와 유지가 더욱 어려워 지는데 따른 영업부진을 극복할 수 있다는데 있다. 즉, 정통 CSO 본연의 전문성을 사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오늘날 중소 제약사의 공채 신입사원이 제품교육(보통 4~5주)을 마치고 1년 이내에 제너릭이 대부분인 자사 제품으로 회사가 요구하는 적정 매출액(적정 직급목표 혹은 손익분기점 등)에 도달하기 매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2000년대 중반 까지만 하더라도 입사 후 1년이 지나면 어느 정도 수준에 올라온다고 하였으나 지금은 2년도 부족하다는 견해들도 많고 3년은 되어야 어느 정도 봐줄 만 한 수준에 도달한다고 말하는 영업관리자들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소 제너릭 회사가 전국을 효과적으로 커버하는 수준의 자체 영업조직을 지속적으로 유지 운영해 간다는 것은 상당한 부담이다. 그래서 중소 제너릭 제약사들이 현재와 같은 시장 상황에서 CSO 영업을 선택하는 것은 생존의 문제로 볼 수도 있다.

법인 CSO에 정규직으로 고용된 영업사원도 거의 없다. 2010년 이후 개업한 영업대행 사업자의 대부분은 법인사업자에 재 하청 계약 관계로 맺어진 개인 일반사업자들로서 제약영업 경력자들로 구성되어 있다. 어떤 면에서는 점차 근로자의 근속 수명이 짧아지고 있는 제약산업 내에서 영업부 퇴직자를 흡수하여 실업과 경력 단절을 방지하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으나 정통적 CSO의 성장과 정착에는 걸림돌이다.

노출을 꺼리는 개인사업자들로 연결된 영업조직 운영에서 체계적인 교육·훈련 시스템을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면 선진국형 정통 CSO 체계를 구축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문제는 아직 정규직 고용을 기본으로 하면서 적어도 중견 제약사 수준의 영업·마케팅과 교육훈련 시스템 정도는 갖추고 사업을 전개할 자본력과 시스템을 갖춘 규모 있는 CSO 법인도 거의 없다는데 있다. 물론 법인 CSO도 중소 제약사와 마찬가지로 정규직 영업사원을 채용하고 유지하는 것은 큰 부담이다.

CSO 관리제도도 전무

의약품을 다루는 직종인 CSO를 관리하는 제도가 없다. 개인영업 사업자들도 의료기관을 방문하여 처방약의 정보에 대해 의사들과 대화를 해야 하고, 상황에 따라서는 제약사가 배포하는 견본품 혹은 처방약과 관련된 문헌 등을 전달하고 설명도 해야 한다. 나아가 상황에 따라서는 클레임에 대한 대응도 해야 하는 등 제약사가 의료기관에 서비스 하는 다양한 업무를 수행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이는 제약사나 도매상과 같이 CSO도 의약품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자 라는 측면에서 약사법 범주에서 관리되어야 한다는 의미다. 엄밀하게 따지면 현재의 국내 CSO 사업자들은 의약품을 대상으로 하는 영업 활동을 하고 있음에도 업무와 관련하여 약사법이나 의료법은 물론이고 일반 상법의 범주에서 조차 제대로 관리되고 있지 않다.

실제 개인이 CSO 영업을 위해 세무서에 사업자등록증을 발급받는 과정을 보면 단 몇 분만에 간단하게 끝나고 세무적인 부분은 세무대행사가 알아서 관리해 준다. 그 과정에서 의약품 취급과 관련된 어떤 고려는 없다. 올해부터 경제적 이익 제공에 대한 보고서 제출을 의무화 하였으나 상법의 적용을 받는 수 많은 소규모의 일반 개인사업자들이 그러한 근거 보고서를 갖추지 않는다고 해도 제제할 방도는 마땅치 않다.

제약사와 법인사업자는 계약을 해야 하니 한 두 번은 서로 얼굴을 마주한다. 법인 사업자와 개인사업자도 계약 시 한번은 대면할 것으로 본다. 그러나 이후 친분이 두터워 왕래하지 않는 이상 마주할 일이 별로 없다. 앞에서도 거론 하였지만 판촉 리스크가 존재하는 계약에서 계약서만 오가면 거래 당사자 간 대면은 필요가 없다는 것인데 이는 결국 서로 떳떳하지 못한 비즈니스를 하고 있음을 인정하는 것이다.

물론 제도권 내에서 관리되어 진다고 해서 불법적 경제적 이익 제공이라는 수단이 당장 사라지기는 어렵다고 본다. 공급과잉 상태의 치열한 경쟁 구조나 병원의 저수가 문제도 있고, 그 동안 제약산업에서 발생하여 온 많은 불법적 사건들도 다 제도권 내에서 관리되어지는 상황에서 발생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수백 개에 이르는 법인사업들과 수천 개에 이르는 개인영업 일반사업자들을 정상적인 정통 CSO라 인정하고 내버려 둘 수도 없는 노릇 아닌가? 그래서 CSO가 제약산업 제도권 내에서 법체계적으로 관리되어 지면 책임과 의무가 보다 명확해 지고, 정통 CSO를 표방하며 노력하는 규모 있는 법인 CSO들로 수렴되어 가면서 지금처럼 난립하는 구조는 개선되지 않을까 한다.

의약품 영업이란 무엇인가?

여기서 우리는 신입사원 시절로 돌아가 교본에 나오는 영업사원이면 다 안다고 생각하는 영업과 의약품 영업에 대한 정의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자.

의약품은 "질병의 치료를 목적으로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적인 특성이 결합된 기술로서 의사의 처방 및 약사의 조제를 통해 환자들에게 투여(복용)되는 것" 으로 정의할 수 있다

영업이란 "고객에게 이익이 된다고 믿는 것을 권하고 설득하는 일" 이라고 정의한다. 그리고 의약품 영업이란 "의약품의 기술적 특징을 알고, 그 특징이 주는 장점을 추출해서 장점이 주는 이점을 회사가 지원하는 수단과 MR의 창의적 방법을 통해 고객들에게 전달하고 사용(처방)을 권하는 전문가적 활동이다" 라고 정의할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의약품 영업을 하는 MR은 의약품이 가지고 있는 소프트웨어적 특징과 하드웨어적 특징을 정확하게 알고 지속적으로 노하우로 축적해 나가야 하며, 영업에 전략적으로 활용 할 수 있어야 하고 회사는 MR의 그러한 영업 활동이 가능하도록 시스템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물론 영업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제품의 특장점과 이점에서 부터 사회적, 인간적 관계에 이르기 까지 매우 다양하다. 특히 공급 과잉과 과당경쟁 상태에 있는 국내 제너릭 시장에서 차별화된 영업은 모든 업체와 모든 MR들의 과제다. 따라서 영업 성과에 영향을 주는 보다 다양한 활동이 요구되고 경제적 이익 제공(합법적이든 불법적이든)은 그 중 가장 영향력이 큰 요소 중 하나다.

수많은 동일성분 제품들과 유사한 효능의 제품들 및 동일 시장, 동일고객, 유사한 판촉활동 하 에서 의사의 처방품목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더욱 많아지고 복합적일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전략적 영업을 강조하지만 개인사업자들의 경우 체계적인 지원 조직이나 마케팅 자원이 없다 보니 불법적 경제적 이익 제공을 통한 인적 관계에 더 의존할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약품 영업을 하는 대부분의 MR들은 "의약품 영업은 제품의 기술적 특성(소프트웨어적 특성 및 하드웨어적 특성)을 가장 중요한 기반으로 해야 한다"는 점에 동의할 것이다. 법인 CSO 사업자들 중에서는 당장은 어렵지만 중장기적으로 학술 마케팅과 디테일을 기반으로 하는 정통 CSO를 추구하는 업체들도 분명히 있다.

많은 인원은 아니지만 영업사원을 직접 고용하기 시작한 법인 CSO도 있고, 제품 도입 단계부터 자사의 강점과 체계적인 마케팅을 고려하는 CSO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그 목표를 이루려면 의약품이라는 사업 아이템의 정의와 의약품 영업의 기본적인 정의를 최우선으로 마음에 새겨야 할 것이다.

미래에도 의약품 영업이 존재할까?

사물인터넷, AI, 블록체인, 5G, 등의 획기적인 기술들이 현실 생활에 파고드는 시대에 조만간 의약품을 포함한 헬스케어 시장도 획기적인 변혁의 시대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세계적인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이 의약품 사업에 손을 대기 시작 하였고, 국내에서는 카카오가 의료정보 시스템 분야에 투자하는 등 기술이 기존 사업의 틀을 바꾸고 있다.

제약과 도매는 이미 다양한 아이템으로 온라인 비즈니스를 도입하고 있고, CSO 사업자들 중에서도 온라인을 기반으로 하는 사업자가 출현 하였다. 변화의 수준과 성과를 단정하기는 어려우나 예전보다는 더 빠르게 현 시점에 존재하는 유·무형의 비즈니스 요소들이 사라지거나 다르게 진화하고, 전혀 새로운 아이템들이 등장하여 시장을 주도하게 될 것은 분명하다.

언제까지 MR의 방문 영업이 유효할지 의문이다. 아마도 현재의 제약사나 도매 및 CSO의 의약품 영업 시스템은 그리 오래가지 못할 수도 있다. 불과 문자, 전기의 발견 이후 인류의 삶에 또 한번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획기적인 새로운 기술들이 본격적으로 헬스케어 시장에 도입되면서 의약품 영업·마케팅 분야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미 대부분의 의약품 정보와 임상정보들은 온라인 상에서 검색이 가능하고 원하면 얻을 수 있다. 다양한 온라인 시스템과 앱(App)이 거의 실시간으로 평가를 하고 결과까지 알려주며, 어떻게 하라고 조언하고 답을 주기도 해준다. 의원에서 진료를 받으면서 증상에 대해 상담을 하다 보면 의사가 모니터와 스마트폰으로 상담 중 발생한 어떤 정보를 찾는 모습은 이제 낮선 광경도 아니다.

조만간 더 많은 정보를 훨씬 더 빠르고 편리하게 찾을 수 있는 시대가 온다. 인공지능 진료 프로그램인 왓슨포온콜로지(Watson for oncology)는 이미 국내에도 도입이 되었고, 사이버 의사, 원격진료, 원격수술 이야기를 하고 있는 이런 시대에 영업사원이 병원을 방문해서 의사의 진료시간을 빼서 만나고, 자료를 보여주며, 설명하고, 사용을 권하고 하는 활동이 효율적일까? 아마도 영업사원은 의사에게 자신의 영업에 부합하는 회사의 App을 소개하고 이용하도록 권하는 활동에 국한될지도 모른다.

개인 CSO 사업자들과 대화를 하다 보면 많이 나오는 이야기 중 하나가 "이미 다 아는 약인데 별로 할 이야기가 없고 할 필요도 없다" 라는 말과 "굳이 자료가 필요하면 찾아서 카톡으로 보내준다" 라는 말이다. 이미 의사들이다 아는 약으로 단정하고 제너릭 제품을 주로 영업하다 보니 학술적 디테일을 할 것이 거의 없다는 취지이기는 하나 필요하면 얼마든지 쉽게 더 빨리 찾아볼 수 있다는 의미도 있다.

2000년대 초반 H제약사에서 영업자동화시스템(Sales Forces Automation, SFA)과 당시로서는 혁신적이라는 보상 시스템을 전격적으로 도입하여 오늘날 최상위권 제약사로 발돋움 했다. 이후 제약업계에 SFA 시스템 도입은 대세가 되었고, CRM, SFE 시스템의 도입으로 확장해 나갔으나 활용 수준과 성과는 제약사마다 각양각색이다.

이러한 시스템들은 대부분 영업사원의 역할을 대체한다기 보다 영업사원의 활동과 관리에 효율을 더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현재 출연하고 있는 시스템들은 영업사원의 역할을 상당부분 대체하는 것들이다. 앞으로 나올 시스템들 또한 영업사원의 역할을 대신하는 것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약품 분야에서 영업사원의 역할이 전부 대체될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 먼 미래에는 모르겠으나 자사 의약품 영업과 관련된 디바이스나 어플리케이션 등에 고객이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역할도 해야 하고, 새로운 기술의 도입은 또 새로운 업무들을 만들어 내 일자리를 만들어 내며, 제품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이 다양한 만큼 영업과 마케팅 담당자의 역할은 지속될 것이다.

제약, 도매, CSO의 역할은 무엇인가?

어느 기업이든 만들고(개발·생산), 판매하며(영업·마케팅), 계산하는(경리·회계) 부문은 필수 조직으로 직접 보유하든 위탁을 통해 대행을 시키든 경영상 반드시 필요한 부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국내 제약산업에서 제약사의 판매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고용이나 비용지출 측면에서 매우 높고 판매를 전문으로 하는 도매와 CSO 또한 유용한 협업 조직이다.

연구·개발과 생산은 제약기업의 가장 근본적인 역할이고 오랜 기간 축적된 연구개발과 생산 노하우는 가치 높은 자산이 되며 이는 앞으로도 변함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영업·마케팅의 경우 업무 특성 상 연구·개발이나 생산부문 보다는 좀더 운영상의 융통성이 있다. 그렇다고 영업 노하우의 내재화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즉 제약기업은 연구개발에 집중하고 영업은 도매나 CSO와 단순 판매 하청이 아닌 보다 체계적이고 시스템적인 협업 관계를 구축하면서 좀더 차원이 다른 마케팅 역량을 개발하여 협업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갈 수 있을 것이다. 현재처럼 영업을 아웃소싱 하고 수수료를 지불하니 나머지는 알아서 하라는 식으로는 절대 지속적으로 안정적인 매출을 보장받기 어려울 것이다.

영업을 전부 아웃소싱한 제약사들의 경우 공통적으로 마케팅이나 영업기획 기능이 거의 없다. CSO를 관리하는 임원 아래 두세 명의 실무 직원들을 두고 CSO들의 실적과 수수료 지불을 관리하는 수준인데 이는 법인 CSO도 마찬가지다. 물론 워낙 높은 수수료 마진 경쟁으로 추가적인 비용 지출은 한계가 있다.

제약기업이 영업을 전부 아웃소싱 하는 것의 단점은 영업 부문에 대한 전문성의 내재화가 어렵고 영업관리가 용이하지 않다는 점인데 단순 하청 영업의 경우 이러한 리스크는 더욱 커진다. 특히 제너릭이 주요 위탁품목인 국내 시장에서 하청 방식의 계약은 실질적인 법적 구속력이 약하기 때문에 언제든 판매자가 공급자를 바꿀 수 도 있고, 그 반대로 상황에 따라 공급자가 판매 방식을 바꿀 수도 있다. 물론 계약 조건의 변경도 의외로 쉽고 일방적인 경우가 많다.

현재의 글로벌 CSO들도 처음에는 영업인력 파견 등의 단순 하청 방식이었으나 1990년대 중반 이후부터 영업, 마케팅, 임상, 교육 등 다방면에서 업무 수준이 높은 담당자들을 육성하면서 보다 깊이 있는 협업 방식으로 바뀌었다. 따라서 제약회사는 영업 활동을 아웃소싱 하더라도 마케팅을 통한 협업을 통해 영업에 영향력을 확보해야 한다.

모든 품목을 마케팅 할 수는 없겠으나 제너릭이라도 전망이 있고 육성을 해야 하는 품목을 선택하여 체계적인 마케팅을 시행해야 하고 새로운 툴의 도입과 함께 전문 인력(Medical Marketing Specialist)을 키워야 한다. 그렇게 해서 영업을 아웃소싱 하더라도 도매 영업사원이나 CSO 영업사원들과 소통하고 그들을 통해 자사 제품이 고객들에게 선택되어 질 수 있도록 CSO들의 영업 과정에 관여 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사물인터넷, AI, 블록체인, 5G 등 새로운 첨단 기술들이 일상 생활에 도입되어 가는 상황에서 헬스케어 분야, 특히 의약품 마케팅 분야에서의 쓰임새와 전망에 대해 심도 있는 숙고를 해야 할 것이다. 아마도 더 많은 유용한 디바이스와 프로그램 앱(App)들이 출현하게 될 것이다.

여기서 설립 조건을 완화하다 보니 급증한 무려 4천 개에 육박해 가는 국내 도매상들의 역할은 무엇인가도 중요하다. 선진국의 경우 우리나라 처럼 도매가 많지도 않고 의약품 유통량의 대부분이 몇몇 대형 도매로 집중되어 있다. 물론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의약품 유통은 빠르게 온라인과 규모가 큰 쪽으로 흡수 수렴해 갈 것이며 지오영이나 백제 등 대형 도매로의 수렴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판단된다.

문제는 급증한 총판 도매상들이다. 실상 이들 중에서는 위탁도매도 상당수 되는데 대부분 CSO를 겸업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는 매입 자료와 CSO 수수료 마진 및 문전약국 유통 마진 등을 동시에 확보하기 위함이다. 이들은 병원에 들어가 영업도 하고 판촉 활동도 하며 약국에서 주문도 받고 때로는 배송도 하며 수금도 한다.

혁신적 변혁의 시대인 오늘날 누가 보아도 이와 같은 방식은 장기적으로 결코 바람직한 영업 방식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최근 1~2년 사이 급증한 도매 중 실제 의약품 도매로서 제대로 된 기능을 갖춘 도매가 몇이나 되겠는가? 1인 다(多)역은 이제 제약영업에서 자랑거리가 아니다.

수 많은 동일 성분 제너릭들이 경쟁하는 국내 의약품 시장에서 대부분 영업 조직을 거느린 수백 개의 제약회사와 수천 개의 도매상 및 제도권 밖에 있는 수백 개의 법인 CSO와 수천 명의 개인영업 사업자들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합법적인 영업과 마케팅을 통해 성장을 하고 이익을 낸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 일지도 모른다.

종합도매 기능이 대형 도매로 수렴해 가는 상황에서 결국 중소 총판 도매들이 갈 길은 처방약 시장에서 정통 CSO 기능을 강화하고 보다 다양한 헬스케어 영역으로 진출해 나가는 것이다. 개인영업 일반사업자들 대부분은 편한 처방영업 이외에는 손대려 하지 않으나 적어도 법인 사업자들과 도매 유통을 겸업하는 사업자들은 전체 헬스케어 시장 영역(건강한 삶을 위한 영역 전체)에서 처방의약품 시장의 비중이 어느 정도 인지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향후 중소 도매들은 유통 시장에서 경쟁력이 약화되고 점차 대형 도매기업 내로 흡수될 것이다. 스스로 살아 남기를 원한다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다수의 도매가 모여 협업을 통해 규모를 키우는 것도 방법이다. 규모가 커지면 할 수 있는 마케팅 수행 능력이 배가되고 옵션이 많아지고 커지니 고객 유인력이 강해지며 현재보다 유익한 비즈니스 기회(오리지널 품목, 독점적 판권 유치 등)도 늘어날 것으로 본다. 물론 헬스케어 영역에서 의약품 이외의 시장으로 나아갈 수 있는 투자 능력도 확보 할 수 있다고 본다.

도매를 겸업하지 않는 법인 CSO들도 마찬가지다. 본격적으로 제도권(약사법) 내에서 관리 통제를 받는 시기가 되면 현재와 같은 개인영업 일반사업자 하청 구조는 법적으로 불가능해 질 수도 있다. 어느 선진 국가에도 없다고 하는 수천 명에 달하는 통제 불가능한 의약품 개인영업 일반사업자들을 정부가 언제까지 현 상태 대로 놔둘 것인가도 생각해 보아야 한다.

그때가 되면 지금처럼 난립하고 있는 수백 수천의 사업자들 중 지속적으로 현재의 형태로 영업 활동을 할 수 있는 사업자는 없다고 본다. 규모 있는 사업자로 흡수되거나 상당수는 다시 제약사로 복귀할 가능도 있다. 문제는 그러한 개인 사업자들을 흡수 할 능력이 되는 규모 있는 법인 사업자들이 있는가 이다.

과제는 제도권 내에 있든 밖에 있든 기존에 해 왔던 영업 방식에서 탈피하여 정통 CSO 역할을 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전문성을 키워나가야 하는 것이다. 법인 CSO가 그 역할을 제대로 하려면 기획, 마케팅, 교육훈련, 시장조사, 임상, 학술 등에서 전문적이어야 한다. 그래서 원칙상 CSO는 신약이나 신약의 범주에 드는 제품을 담당 하는 것이 맞다. 당연히 전문가를 구하고 키워야 하며 합치든 새로 만들던 규모 있는 투자는 필수적이다.

CSO가 제약산업 내에서 살아남고 하나의 분야로 정착해 갈려면 반드시 불법적인 요소들을 도려내야 한다. 향후에도 제약영업은 어떠한 형태로든 제약사에도 도매에도 존재할 것이나 도매든 CSO든 영업 대행은 전문성이 담보되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할 것이 명백하다.

영업사원(제약 영업에 경험이 풍부한 경력 영업사원들 포함)을 고용하고 마케팅과 학술 전문가를 육성하고 확보해서 체계적인 교육훈련 시스템을 갖추면 유망 제품을 도입할 수 있는 협상력이 증가한다. 더불어 새로운 시대에 부합하는 새로운 영업·마케팅 적용 디바이스와 솔루션 까지 확보한다면 제너릭에만 의존하던 영업에서도 탈피할 기회를 잡게 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실행 마인드와 미래를 예측하는 혜안, 실제적인 추진 능력, 그리고 규모 있는 투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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