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최근 신약 개발에 대한 투자를 2배 이상 늘리면서 글로벌 제약시장을 위협하고 있는 등 산업 간 투자 경계벽이 사라지고 있다.

그동안 제약바이오 분야의 벤처캐피탈은 전통적으로 화이자 벤처 인베스트먼트, 암젠 벤처스, GSK 등이 시장을 주도해 왔다.

그런데 최근 타 산업의 거대 기업들이 현금다발을 들고 제약 영역으로 넘어오면서 산업간 경계벽이 무너지고 있는 추세다. 여기에는 막강한 자금력을 앞세운 구글이 돈의 흐름을 바꿔 놓는 데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

사실 이 회사가 제약산업에 관심을 갖는 게 새로운 일은 아니다. 제약, 바이오를 망라한 전 세계 헬스케어산업 규모가 IT(정보기술), 자동차 등 대형 산업군의 규모를 모두 합친 것보다도 더 큰 만큼 미래 제약산업 기반을 구축하는 전략적 접근은 이미 지난 2009년부터 본격화 되기 시작한 것.

다만 구글의 경우 산업기반 자체가 다른 만큼 직접투자와 내부 의약품 개발을 통한 ‘투트랙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는 데 주목할 만하다.

실제로 최근 CB Insights 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구글 벤처스를 통해 이미 작년에만 펄크럼 테라퓨틱스(Fulcrum Therapeutics, 유전자치료), 알자니스(Arsanis, 항박테리아), 스페로 테라퓨틱스(Spero Therapeutics, 항박테리아), 블랙톤 테라퓨틱스(BlackThorn Therapeutics, 신경행동장애) 등 6개의 제약바이오기업과 투자계약을 체결했으며 최근 3년간(2015~2017)에만 총 17곳의 제약 스타트업과 약 8억 달러(약9000억원) 규모의 딜을 맺었다.

이는 구글이 지난 2009년부터 2014년까지 단 7개 제약기업에 9,300만 달러(약1005억원)를 투자한 것과 비교하면 10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제약바이오 스타트업 투자에 우선순위를 두어왔다는 게 명확해지는 셈.

여기에 구글은 자회사인 베릴리(Verily)와 칼리코(Calico)를 통해 독자적인 의약품 및 의료기기 파이프라인을 구축하며 지적재산권 확보에도 나서고 있다.

현재 칼리코는 단백질 분해 치료제 개발을 위해 C4 테라퓨틱스(C4 Therapeutics)와 협력 중인 곳으로 구글의 제약산업 진출에 초석을 다지는 데 선봉에 선 회사다. 또 베릴리는 GSK와 파트너십을 통해 말초신경으로 가는 전기신호를 조절함으로써 질병을 치료하는 체내 이식 기기를 개발하고 있는 등 두 회사 모두 이미 유망한 파트너십에 참여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김정석 연구원은 “구글벤처스(GV)의 역할은 기본적으로 기업을 지원해 돈을 버는 것이며 올해에도 같은 패턴으로 공격적인 투자는 계속될 것”이라며 “다른 제약바이오 벤처캐피탈 역시 R&D 파이프라인을 확충하는 것에서부터 빅데이터를 이용한 제품개발에 이르기까지 산업 생태계 내에서 다양한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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