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샤르테 의대 카스텐 쵸페 교수]

최근 전 세계적인 심부전 환자의 증가에 따라 해당 치료제 시장에도 급격한 팽창이 예상되고 있다. 이 가운데 최근 심부전 특화약 노바티스 ‘엔트레스토’가 국내에 급여 옵션을 장착하고 등장함에 따라 향후 관련 치료제 시장의 견인차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에 본지는 유럽 최대 대학병원인 독일 베를린 샤르테 의대 순환기내과 카스텐 쵸페(Carsten Tschoepe) 교수를 만나 독일에서의 엔트레스토 도입 성과 및 실제 임상현장에서의 환자 치료 사례를 짚어보고 향후 이 약이 심부전 치료에 미칠 영향에 대해 들어 보았다. 



10년간 심부전 관련 의료비용 60% 증가

독일의 심부전 유병률의 경우 약 6%정도로 매년 새로 진단받는 환자만 약 30만여 명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작은 소도시의 인구와 맞먹는 수준이다.

이처럼 심부전이 최근 들어 많아지는 이유는 3가지로 요약된다. 일단 인구증가에 따른 고령인구 동반 증가, 당뇨병과 같은 주요 인자 급증, 의학 발전에 따른 심장질환자 생존률 증가로 인한 상대적 심부전 인구 증가 등이 이유다.

현재 독일 병원의 경우 DRG 시스템(포괄수가제)을 활용, 상병코드 집계가 가능한데 여기서 심부전이 최다수를 기록하고 있다. 사회경제적 부담은 상당히 심각한 수준이다. 전체 발생 비용의 10~20% 수준이 약제비로 들어가고 나머지는 재입원과 같은 의료비 부담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지난 10여년간 추세를 보면 심부전과 관련된 비용은 약 60% 증가했으며 가장 큰 원인으로 재입원률이 지목되고 있다. 사실 이마저도 의원급 통계는 놓치고 있는 상황인 만큼 실제 심각성은 이보다 더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정부도 심부전에 대한 위험성을 인지하고 본격적인 개선 작업에 나섰다. 대표적으로 ‘심부전 질환 인지도 개선 프로그램’이 정부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다.

신약-新 치료시스템 운영, 사망위험 최대 55% 감소

최근 의료계를 중심으로 심부전 치료 영역에 대한 세분화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이는 실제 내과에서도 심장내과, 특히 심부전을 전문으로 하는 의사에게 치료받은 환자들의 경우 치료 결과에 있어 상대적으로 유의미한 향상을 보이고 있다.

현재 유럽에서는 심부전내과에 특화된 프로그램이 의과대학에서 운영되고 있으며 이를 수료한 의사는 심부전 전문의로서 활동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이는 심부전 치료가 하나의 특화된 영역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는 의미로 결국 그 심각성을 방증하는 경우다.

독일에서는 심부전이 보건의료 지출에 상당한 타격을 줄 수 있다는 판단 아래 우선 일반심장내과-클리닉-심부전센터로 연결하는 3단계 치료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이와 함께 최근 우수한 치료제들이 출시되면서 환자들이 3~5년 사이에 사망할 상대적 리스크를 20~25% 줄여줄 수 있다는 데이터가 나오고 있다. 여기에 개선된 치료시스템을 적용할 경우 추가적으로 30%의 위험도를 줄일 수 있다는 데 주목할 만 하다.

엔트레스토 도입, 효능·경제성으로 ‘승부수’

독일에서 처음부터 엔트레스토의 도입이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당초 독일 정부는 다른 국가에서 우수성을 입증한 엔트레스토의 효능이 자국에서까지 보장될 것이라는 데 냉담한 반응이었다.

이에 노바티스는 독일 정부를 설득하는 과정에서 엔트레스토가 단순히 효능적인 부분 뿐만 아니라 국가 경제성 측면에서도 기여도가 높다는 점을 적극 강조했다.

특히 엔트레스토를 통한 재입원률 감소는 건강보험 지불자인 독일 정부를 설득하는 데 있어 큰 역할을 했다.

심부전 ‘특화약’, 기존 치료제 대비 2년 추가 생존

PARADIGM-HF 1차 연구 결과를 보면 엔트레스토는 기존 심부전 표준 치료제인 ACE 억제제 계열의 에날라프릴 대비 심혈관계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과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을 20%, 16% 낮추었으며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율도 21%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2차 연구에서도 엔트레스토는 에날라프릴 대비 돌연사 위험을 20%, 심혈관계 질환이나 다른 원인으로 인한 입원율을 16%, 증상 악화로 인한 응급실 방문 환자 수는 34%까지 감소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유럽심장학회(ESC), 미국심부전학회(HFSA) 등의 개정된 가이드라인에서는 현재 엔트레스토를 심부전 우선 약물인 Class I 약제로 권고하고 있다.

엔트레스토가 이처럼 심부전에 대한 위험도를 추가적으로 감소시킨다는 데이터가 나왔지만 이를 환자가 공감하기엔 어려움이 있다. 쉽게 보면 기존 에날라프릴에서 평균 생존기간이 7년이었다면 엔트레스토를 쓸 경우 9년까지 늘릴 수 있다는 의미다.

이런 이유에서 ‘일상적인 치료혜택’의 중요성이 부각되는데 여기서 언급되는 게 바로 ‘삶의 질’이다. 실제 진료현장에서 보면 기존 치료제로에서 엔트레스토로 스위칭 한지 6~8주 만에 환자들의 컨디션이 크게 개선된 것을 확인했다. 특히 고령환자의 경우 장기 생존률 보다 일상생활에서 당장의 삶의 질 개선 효과에 비중을 더 두는 만큼 엔트레스토의 등장은 상당히 고무적이다.

기존 80% ‘미충족 치료 영역’ 공백 극복

기존 ACE억제제의 경우 심부전에 대한 상대적인 리스크를 약 20% 감소시킨다고 알려졌다. 문제는 나머지 80%에 대한 미충족 치료 영역. 여기서 엔트레스토 등장으로 심부전 뿐 아니라 신장기능과 당뇨 관리 측면에서도 혜택이 증명되면서 미충족 영역의 공백을 크게 줄였다.

우선 엔트레스토릐 작용기전에 따라 항당뇨 호르몬인 ‘글루카곤’에 대한 효과가 나타나고 있어 당화혈색소 수치를 감소시키거나 인슐린 사용 시기를 늦추는 등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특히 나트륨이뇨펩티드를 분해하는 ‘네프릴리신’을 억제하는 기전을 통해 심장 뿐 아니라 신장 기능에도 이점을 주는 것으로 확인됐다.

혈관부종 문제, ACEi 사용 후 36h 휴약 ‘해결’

엔트레스토가 혈관부종 부작용에서 완전히 자유롭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 우선 기존 ACE억제 제나 ARB제제 등 레닌안지오텐신계 약물 투여 혈관부종이 있었던 환자의 경우 엔스레스토 사용은 금기다.

특히 엔트레스토의 기전자체가 ACE억제제 사용시 혈관부종을 일으키는 주요 인자로 알려진 브래디키닌(bradykinin)의 분해를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혈관부종과의 일정한 연관성은 부정할 수 없다.

때문에 이론적으로 놓고 봤을 때 ACE억제제에 엔트레스토까지 추가될 경우 해당 리스크는 증가할 수 있다. 여기서 해결책은 앞서 ACE억제제를 사용하던 환자들에게 일단 36시간의 휴약 기간을 두고 일단 약물을 모두 체외로 배출시킨 뒤 엔트레스토를 사용하면 된다.

결과적으로 엔트레스토 사용시 예상되는 일부 문제의 경우 관리 가능한 부작용이라는 점에서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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