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부가 비급여의 급여화를 필두로 건보 보장성 강화에 적극적인 의지를 밝히고 있는 가운데 내달 공개 예정된 새로운 정부 정책에 약업계의 목소리가 반영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31일 약업계 한 관계자에 따르면 청와대는 다음달 중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을 직접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최근 발표된 국정운영 5개년계획에도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계획이 포함된 바 있다. 여기에는 선별급여 적용항목 확대 등 비급여 ‘풍선효과’를 적극 해소하겠다는 내용이 주로 담겼다.

이에 따라 제약업계에서는 그동안 생존 기간 연장이나 사망률 감소 등 임상적 우수성이 입증됐음에도 불구하고 비급여로 남아있는 신약들이 빠르게 급여 등재로 이어질 수 있을 지 촉각을 세우고 있다.

실제로 올해 허가 3년차를 맞은 암젠의 다발골수종 치료제 ‘키프롤리스(카르필조밉)’는 무진행생존기간(PFS)을 입증하며 환자와 의료진들의 높은 기대를 샀던 약제지만 여전히 급여 소식은 들리지 않아 환자들의 애만 태우고 있다.

특히 키프롤리스와 병용해 사용하는 ‘레블리미드(레날리도마이드)’의 제네릭 출시가 10월 말로 예정되면서 다발골수종 치료에 소요되는 전체 재정부담이 줄어들게 돼 실질적으로 환자 생존 개선을 위한 재정 투자가 가능하지 않느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

여기에 최근 키프롤리스 3제 병용요법(KRd)의 ASPIRE 임상연구 최종 분석결과가 발표되면서 급여등재에 속도가 실릴지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이 연구 결과에 따르면, 재발 또는 불응성 다발골수종 치료에서 KRd 3제 요법의 전체생존기간(OS) 중앙값은 48.3개월이었으며 2제 병용요법(Kd)에서도 OS 중앙값은 47.6개월로 나타났다. 즉 키프롤리스 치료를 통해 다발골수종 생존기간을 4년 기대할 수 있게 된 셈이다. 또 앞서 발표된 ASPIRE 임상 중간 결과에서는 KRd 3제요법의 PFS가 26.3개월로 확인되면서 현재 시판된 다발골수종 약제 중 최장의 PFS를 입증한 바 있다.

이와 함께 폐암치료제 ‘타그리소(오시머티닙)’ 역시 급여 문턱을 넘지 못해 신약 접근권 보장에 대한 환자들의 촉구가 거센 상황.

지난해 5월 국내 허가를 받은 아스트라제네카의 비소세포폐암치료제 타그리소는 T790M 변이로 인한 내성을 극복한 최초의 약제다. 내성에 대한 적절한 치료옵션이 없는 상황에서 등장했던 신약인 만큼 환자들의 요구도가 높았던 게 사실. 실제로 타그리소는 임상연구를 통해 백금기반 이중 항암화학요법군대비 2배 이상 연장된 10.1개월의 PFS를 입증한 바 있다.

사실 타그리소의 경우 국내 허가가 빠르게 이루어지면서 신속한 급여등재가 기대됐었던 약이지만 올해 단 한 번도 약제급여평가위원회에 상정되지 못했다. 이에 내달 열릴 약평위의 급여 판정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런데 아이러니한 것은 이처럼 타그리소의 급여 등재가 늦어지는 원인이 이 약을 통해 살릴 수 있는 환자 수가 많다는 이유에서다. 치료 대상이 되는 환자 수가 많을수록 재정 부담이 커지는 만큼 정부 입장에선 급여 평가에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단 얘기다.

현재 타그리소는 경제성평가 면제제도 대상 약제임에도 불구하고 아스트라제네카는 최근 경제성평가 자료를 준비해 제출하고 재심사 과정을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약업계 한 관계자는 “다발골수종 및 폐암 환자들은 현재 정부기관이나 청와대뿐 아니라 온라인 커뮤니티에까지 치료제의 빠른 급여 등재를 요청하는 민원을 제기하고 있다”며 “문재인 정부가 대선기간부터 국민들과의 열린 정책 소통을 강조하면서 보장성 강화 정책을 내놓고 있는 만큼 현장의 목소리가 어느정도 반영될지 약업계의 관심이 그 어느때 보다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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