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많은 국내·외 제약사들이 운영하고 있는 CSO(Contracts Sales Organization, 판매계약대행) 형태는 제약회사의 의약품을 위탁 받아 영업, 마케팅 업무를 대행해 주고 그 대가로 Fee를 받아 운영하는 일정 규모의 서비스업체를 말한다.

지금처럼 어려운 제약업계 환경에서 상당히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부분이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현재 국내 제약CSO에 대한 업계 인식은 조직이 대부분 단순한 영업기능에 국한돼 있으며 판매대행 행위자로 리베이트 장사, 전문성 결여, 비법인, 비체계적 장사, 신뢰결여 등의 부정적인 면만이 확산, 부각돼 있는 현실이다.

이 같은 국내 제약CSO들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제외하면 일정부분 긍정적인 측면이 더욱 많이 존재한다는 의견이 시간이 지날수록 설득력을 얻고 있다.

CSO의 긍정적 측면

현재와 미래에 제약회사 영업에 있어 일정부분 역할을 수행할 수밖에 없는 CSO영업의 몇몇 긍정적이고 현실적인 문제들을 살펴본다.

첫째, 오리지날 제품보다 제네릭 시장이 확대되는 추세로 처방권자인 의사와 Relation이 강한 CSO 조직의 활동 공간이 생겼다는 점이다.

둘째는 제약 산업 퇴직자들이 연착륙할 수 있는 산업공간이 없다는 점이다.

과거 제약영업, 마케팅 퇴직자들은 도매상 개업, 또는 총판영업, 대리점영업을 했으나 의약분업, 약가재평가 실시 이후 그 공간이 축소되거나 없어지면서 개인CSO 등으로 전환되거나 자리 잡게 됐다.

제약사 퇴직 후 연착륙할 수 있는 대안이 없어 자영업으로 전환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볼 수 있지만, 이보다 제약업에 종사하면서 얻은 각종 노하우를 다시 제약업계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CSO 조직을 제약사 퇴직자들이 재도약할 수 있는 기회의 장으로 만들어야 한다.

셋째는 제네릭 약가 차별이 없어 대기업 제약사에 비해 중소제약사들이 판촉 영업에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 처방권자인 의사들이 동일한 제네릭이라면 이름 있는 제약사 제품 처방을 선호하게 되면서 상대적으로 중소제약사는 제품 판촉 어려움으로 자체 영업부를 유지하기에는 생산성과 효율성이 따르지 않아 영업부 축소나 외부 CSO를 활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고 있다.

넷째는 우리나라 정서상 의사와 제약 영업담당자들의 호의적인 인간관계에 대한 부분이다.

제약영업은 처방권자인 의사들에게 제품을 설명해 채택되려면 제품에 효능효과, 부작용 등 기능면도 중요하지만 의사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담당자의 신뢰도가 요구되고 처방제품으로 채택이 되고 나서도 비즈니스가 장기적으로 유지돼야만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따라서 영업사원이 의사에게 단순하게 제품과 질병에 관련된 정보 전달로 끝나지 않고 장기간 유대와 신뢰 관계를 유지하게 되므로 제품과 회사를 떠나 개인적인 신뢰 관계로까지 발전하게 되므로 퇴직 후에도 끈끈한 관계가 유지될 수 있다.

해외 CSO 현황

우리가 30년 전 리베이트 규제를 시작해 완전하게 정착된 일본 제약산업을 통해 벤치마킹을 한다면 긍정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일본도 20여년 전 일본CSO협회가 탄생해 다국적CSO회사인 이노벡스퀸타일스를 필두로 인벤티브 재팬 등의 다국적기업과 20여개의 일본 업체들이 제약사와 협력관계를 구축하면서 활동하고 있다.

해외 CSO는 80% 이상이 MR 파견업인데 국내CSO는 대부분 도급형태라서 약간의 차이가 있다. 하지만 해외 제약시장에서 CSO에 영업을 맡기는 비율이 유럽은 25%, 미국 10%, 일본 6%인 반면 한국은 1% 미만이라서 향후 무한한 성장가능성이 있다.

제약CSO의 역할과 책임

제약CSO의 역할은 제품 영업마케팅, 영업정보공유, 전문제약인력 MR양성공급, 일자리창출, 제약사 감원 및 구조조정인력 수용 및 대응, 제약사의 고정비용절감을 통해 R&D에 재투자할 수 있는 역할 등으로 압축할 수 있다.

CSO의 책임은 건전하고 투명한 CSO산업으로 발전시켜 부정적인 인식들을 긍정적인 인식으로 전환토록 하고, 제약 산업의 영업과 마케팅부분을 성실히 이행해 줄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제약CSO 경영을 통해 얻은 교훈

우선 국내CSO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기 위해 유디스의 경험을 간단히 소개한다.

유디스는 2000년 1월 국내에 최초로 CSO Company(서비스업)로 등록해 초기에 경험부족과 CSO에 대한 제약사들의 인식부재로 어려움을 겪었다. 그런 가운데 일본계 제약사인 야마노우찌사(현 아스텔라스제약)와 최초 계약을 통해 일본CSO 경험을 지원받아 자신감을 갖고 다국적제약사와 국내제약사를 대상으로 의약품 디테일 업무 수주를 위해 노력했다.

특히 내과의원시장을 특화해 전국 주요도시에 지점을 두고 판촉을 전개하면서 제약사 MR조직 못지않은 성과를 얻게 돼 그 동안 9개 다국적제약사를 비롯 6개 국내제약사와 계약을 체결하고 많게는 100여명의 MR들이 유디스 내에서 여러 제약 팀으로 나눠서 활동하면서 CSO Business에 대한 자신감과 보람을 얻었다

현재까지 유디스에 입사해 근무하거나 국내 및 다국적 제약사로 진출한 MR들은 약 150여명에 달하며 현재도 입사 후 제약사로 진출하거나 스카웃 될 수 있도록 경력관리와 Performance를 쌓도록 지원하고 있다.

또한 전국적인 조직을 보유하거나 전문적인 실력을 인정받게 되면 판매실적 대비 비용을 지급받는 Performance base 조건보다 다국적제약사들이 선호하는 계약조건인 PMS업무, Detail call 업무, Symposium 개최 지원, 학회활동 지원, KAM 활동, 제약사 영업인력 Vacancy 대응업무, 업무시간 유연근무자 등 판매실적과 관계없는 Cost base 조건으로 장기계약을 원하는 제약회사도 있다.

국내 제약CSO의 빛과 그림자

결론적으로 현재와 미래에 있어 국내 제약 CSO의 긍정적인 빛의 부분이라면 제약사 제품의 Life cycle extension과 전문 일자리 창출을 통해 CSO산업기반을 조성해 나가고 있다는 점이다.

반면 부정적인 그림자 부분은 ▷CSO조직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은 점, ▷선진 각국의 CSO에 비해 시장규모가 작은 점, ▷CSO조직에 대한 규모 있는 투자 활성화가 이뤄지지 않는 점, ▷소규모 CSO조직과 제약사와의 경쟁관계로 설정된 점, ▷제약사와 계약기간이 단기간이거나 일방적인 조건과 예상치 못한 회수로 인한 피해, ▷정부나 제약업계에서 CSO산업에 대한 관심부족, ▷CSO회사 복지와 근무조건 등의 취약에 따른 이직률이 높은 점 등을 꼽을 수 있다.

제약CSO 육성 필요성 및 산업화를 위한 제언

제약사들은 제약산업 발전을 위해 주 업무인 연구개발과 제조 업무에 집중하고 제약 영업, 마케팅은 CSO가 맡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CSO가 빠른 시간 내에 규모 있는 산업으로 발전하도록 자본과 투자가 이뤄져야 하며, 제약사의 제품 영업, 마케팅을 성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역량을 갖춰야 한다.

우리나라 제약 기업과 산업의 발전 및 보호를 위해 CSO가 제도권 내에서 서비스 업무를 투명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CSO협회를 발족해 운영하는 방안을 제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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