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산업전략연구원 정윤택 대표]

 트럼프 당선인의 대통령 취임이 20일로 다가온 가운데 그의 공약이 한국 제약바이오업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제약관련 트럼프 공약은 크게 오바마 케어 폐지, 의약품 가격 자유경쟁, 해외 의약품 수입 제한 완화, 한·미 FTA 등 자유무역협정 재협상이나 폐기 등으로 압축된다. 이 가운데 해외 의약품 수입 제한 완화는 신약과 바이오시밀러·제네릭 시장 모두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특히 지난달 미국 의회는 FDA 승인절차를 간소화하는 내용의 ‘21세기 의료법'을 가결한 바 있다.

'21세기 치료법'은 암과 알츠하이머 등 첨단 생물의학 분야 연구에 대한 국가 지원을 강화하는 한편 FDA의 신약·의료장비 승인절차 대폭 간소화를 골자로 하고 있다.

얼마 전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정윤택 제약산업전략연구원 대표는 영국의 브랙시트를 통한 유럽연합 탈퇴, 미국의 트럼프 당선으로 국제 정세의 변화가 보수주의, 국수주의로 세계 무역규범이 전환될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국내도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한바 있다. 

이에 맞춤형 수요파악을 통해 국가별 특성과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그를 만나 국내 제약산업의 발전 방향과 전망을 들어보았다. 



2017년 국내 제약산업 전망

미래를 전망할 때는 메가트렌드와 산업트렌드를 알아야 한다. 제약산업 전반에 걸쳐 물질특허와 한미FTA라는 두 번의 위기가 있었지만 우리에게 오히려 기회가 됐다고 본다. 국내 제약산업은 2013년부터 2017년 까지 1차 5개년 계획에 의해 시스템적으로 수출위주의 산업으로 전환되고 있다.

국내는 건강보험의 안정적인 재정확보를 위해 약값을 인하할 수밖에 없어 가격은 계속 떨어지고 볼륨이 커지게 되는 등의 어려움이 산재해 있어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빅파마인 로슈나 노바티스가 인적자원 중심의 수출전략에 매진한 결과, 글로벌 회사로 성장했듯이 우리나라도 그렇게 갈 수 밖에 없다.

제약산업의 해외수출은 수요자 입장에서 봤을 때 선진국, 개발도상국, 신흥국으로 구분이 가능하며 맞춤형 수요파악을 통해 국가별 특성과 전략을 세운다면 모두 우리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

신흥국의 경우 잘 살게 되면 자연스럽게 복지 분야로 시각을 돌리게 되므로 주목해야하며 대부분이 자국화를 희망하고 있다. 때문에 가격경쟁력과 품질경쟁력 이라는 두 가지를 충족시켜야 한다. 그들이 원하는 자국화를 실현해 주기 위해서는 조인트벤처나 플랜트진출 등의 방법이 있는데, 미국 FDA나 유럽 EMA에서 허가받은 검증된 의약품의 제네릭 진출도 그 한 가지 방안이다.

신약개발은 다국적기업을 타깃으로 그들이 원하는 질환과 미충족 니즈를 파악해야 한다. 다국적기업들의 희귀질환, 항암제, 특수질환 등의 스페셜티 의약품 수요가 선진국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어 그들이 원하는 수요자 중심의 준비가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벤처사와 국내 제약기업과 외자사와의 결합을 통해 그들이 원하는 수요에 맞는 방식을 취하는 게 가장 현명하다.

국내사의 신약개발은 정부차원에서 기업이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끔 투자 및 약가 등을 개선해 적절한 보상이 이뤄지도록 하는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

트럼프 당선으로 인한 미국 진출 전망

미국의 경우 공적보험이 확대되고 있어 저렴한 의약품의 수요가 있을 것이다. 어려운 장벽이지만 퍼스트제네릭에 도전해 볼만한 이유다.

국내 제약기업은 미국 내 유통사와 전략적 제휴를 통해 파트너십을 결성해야 성공적인 미국진출을 꾀할 수 있다. 특히 한미약품의 잭팟 이후 국내기업들의 해외진출이 본격화됐다고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 승인도 좋은 예이며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의 PIC/S, ICH 가입이 글로벌 경쟁력 확보에 도움이 됐다.

아이러니 하게도 국내 상위그룹은 신약개발에 집중하고, 중소기업들이 미국이나 유럽에 진출하는 경우가 있는데 중소제약사의 경우 미국 진출 시 허가특허연계로 인한 소송이 휘말릴 경우 난감해 하는 경우가 간혹 발생하고 있어 상위 제약사들도 제네릭 진출을 고려하는 투-트랙 전략을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트럼프 당선인은 기업가다. 기업가는 상황에 따라 그때그때 다른 행보를 보일 수밖에 없다. 전략적으로 오바마헬스케어를 폐지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지만 재정적으로 유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봉착되면 저가 제네릭의약품으로 눈을 돌릴 변수가 존재한다.

기존의 큰 정책적 기조는 유지될 것으로 보는데 공화당의 특성상 발명자의 가치를 높게 보는 성향 때문에 제네릭 진출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하지만 퍼블릭헬스케어 측면에서 값싸고 질 좋은 의약품에 기회가 있어 기회와 가능성이 병존하고 있다.

영국의 EU탈퇴 즉 브렉시트도 그렇고 자국의 이익을 대변할 수 있게끔 보수 및 보호무역으로만 일관할 수는 없다. 신 자유무역주의를 표방하는 만큼 탄력적 정책기조가 예측된다.

신흥국 및 개발도상국으로 해외진출 전략

한국의 제2 내수시장이라고 불리는 중국은 사드배치 등의 이슈가 있지만 이로 인한 영향은 미비할 것으로 본다. 수입의약품은 중국내 등록이 불가능할 정도로 국수주의적 성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자국에서 생산이 안 되면 제도적으로 보호해주지 않으므로 우리에게 큰 시장임은 확실하지만 이미 진출한 기업들이 큰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다.

중국은 단순한 파트너십보다는 현지화와 關係라는 네트워킹을 중요시하고 있다. 때문에 최근 유한과 뤄신사의 기술수출 해지 건에서도 볼 수 있듯이 서구화된 마인드로는 접근하기 힘들다.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지만 지적재산권 보호를 잘 안 해 주는 특성 때문에 상당히 복잡하고 어려운 시장이다.

강조하고 싶은 것은 제약산업은 규제산업이기 때문에 국가별 전략에 따라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신흥국 및 개발도상국은 정부주도 정책에 의해 시장 장벽이 존재하므로 이 역시 현지사정에 따른 전략이 필요하다. 맞춤형으로 그들의 수요를 파악한다면 모두 다 기회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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