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ST 마케팅부 용환삼 PM]

지난해 블록버스터 의약품들의 특허만료로 제품별 수십여개의 제너릭이 대거 출시되면서 올해 처방시장에 지각변동이 예상됐다. 그 중 가장 주목받았던 제너릭 시장은 지난 7년간 매출 1위의 자리를 굳건히 지켜왔던 B형 간염 치료제 ‘바라크루드’였다.

지난해 10월 특허만료로 60여개에 달하는 제너릭이 출시됐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기대와는 달리 저조한 실적에 제너릭을 출시한 국내사들은 절망했다. 올해 유비스트의 상반기 원외처방액에서 ‘바라크루드’ 제너릭 중 가장 높은 매출을 달성한 동아에스티의 ‘바라클’이 17억 원, 부광약품의 ‘엔테카비르’는 11억 원, 대웅제약의 ‘바라크로스’는 6억 원대 처방에 그쳤다.

오리지널 ‘바라크루드’의 연매출이 1500억 원대인 점을 감안하면 제너릭 처방시장은 약 15% 정도에 불과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국내사의 처방시장 쟁탈을 위한 힘겨운 싸움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좌절하지 않고 제너릭인 ‘바라클’을 발판 삼아 향후 간 질환 영역을 대표하는 국내 제약사로 거듭나겠다는 동아에스티의 용환삼 PM을 만나 ‘바라클’과 간 질환 영역에 대한 목표를 들어봤다. 



특허만료 한 달 앞서 출시 ‘주목’
특허침해 소송서 ‘자료제출기간’ 근거로 승소

동아에스티의 ‘바라클’은 지난해 출시와 함께 가장 주목받는 제너릭 제품이었다. 바라크루드 제너릭 중 유일하게 물질특허 만료시점인 10월 9일보다 한 달 앞선 9월 7일 출시했기 때문. 이를 놓고 일각에서는 ‘노이즈 마케팅’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 바 있다.

용환삼 PM은 “동아는 노이즈 마케팅을 잘 못하는 회사 중 하나다. 다른 제너릭 보다 빨리 출시하기 위한 것도, 노이즈 마케팅을 노린 것도 아니었다”며 “바라클 발매 준비 도중 바라크루드가 특허 연장 신청에서 자료 제출에 1개월 28일의 기간이 소요됐다는 부분을 근거로 삼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특허 연장기간 3년 11개월 존속기간에 자료준비기간이 포함돼 있기 때문에 1개월 28일 먼저 발매돼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법원도 지난달 BMS가 동아에스티를 상대로 제기한 특허권침해금지 소송에서 동아 측의 손을 들어줬다.

용 PM은 “물질특허 소송에서 국내사들이 승소한 전례가 거의 없었던 만큼 이번 판결은 제약업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선발매 하려면 소송에서 승소 등 명확한 법적 근거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함부로 선발매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임상시험 통해 유효성·안전성 근거 마련
빅4 등 주요 대형병원 DC 입성


이와 함께 ‘바라클’은 단순히 빠른 출시로만 주목받았던 것은 아니다. 출시 직후 4상 임상시험을 통해 B형 간염 환자의 초기 치료에서 오리지널 대비 비열등성을 입증하면서 유일하게 유효성과 안전성 근거를 마련한 제너릭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용 PM은 “보통 제너릭은 생동성시험만 끝내고 발매하고 오리지널과의 약가 차이를 어필하는 것에 그쳤다”며 “그러나 지금은 환자들이 인터넷을 통해 약물에 대한 정보를 직접적으로 접하면서 환자와 의사, 환자와 약물의 갭이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

또한 “약물에 대한 환자들의 지식수준이 높아지면서 어려운 프로토콜을 감수하고 라이브 임상을 진행했고, 의사들의 처방에 큰 근거를 마련했다”며 “지금은 시장점유율이 부족하지만 제너릭이 오리지널과 같은 고품질의 약물이라는 점을 이해해줄 날이 오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바라클’은 ‘바라크루드’ 제너릭 중에서는 세브란스병원, 서울대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 등 빅4를 포함해 현재 40개 종합병원에 입성해 있다.

오리지널 약가 20% 인하 등 동일약가
크레스토·넥시움 등 성공사례 … 장기전 각오

그러나 오리지널이 1,500억 원대 블록버스터 약물임에도 불구하고 출시 이후 성적은 17억원으로 저조했다. 오는 8월부터 ‘바라크루드’의 약가가 20% 가량 인하될 예정이어서 제너릭의 가격 경쟁력마저 낮아져 시장침투는 더욱 힘들어질 전망이다.

용 PM은 “약가에 대한 메리트는 적어질 수 있지만, 이 부분은 인정하고, 기존 의사들이 말하는 임상, 약물 자체에 대한 품질을 봤을 때 바라클이 오리지널과 다르지 않은 약물이라는 점이 중요하다”며 “오리지널과 동일약가 이후에 실적이 늘어난 사례도 있는 만큼 장기전으로 보고 있다. 오리지널과의 문턱을 낮추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2014년 출시된 크레스토, 넥시움, 알비스의 제너릭은 동일약가 이후 출시 2년차부터 실적이 늘어나면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그는 “항궤양제 판토라인의 경우도 오리지널은 매출이 떨어지고 있지만 판토라인은 지속적으로 매출이 오르고 있다. 올해도 70억 정도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아직까지 숨어있는 시장이 있는 만큼 지금은 제품 네임 밸류를 높여야 할 때다. 오리지널에서 제너릭으로 기억됐다가 전환될 타이밍이 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간 질환 영역서 중추적 역할 첫 단추
NASH 치료제 판권 확보 등 준비 돌입


동아에스티가 임상에서부터 장기전에 이르기까지 힘든 싸움을 고사하고 ‘바라클’에 유독 힘을 쏟는 이유는 뭘까. 용 PM은 이같은 질문에 단순히 ‘제너릭’에 그치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그는 “다른 영역과 달리 간 영역에서는 다국적 회사의 포지션이 굉장히 강하다. 몇 개 다국적 회사가 갖고 있는 비중도가 상당히 높기 때문에 비열등성 임상시험을 진행한 것이고 현재 학회 내외적으로도 활발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며 “‘바라클’은 간 영역에 중장기적으로 중추적 역할을 하기 위한 첫 단추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용 PM은 비만 환자 증가 등으로 인해 앞으로는 지방간 치료제가 조명 받을 것이라며 현재 임상 진행 중인 NASH(비알콜성 지방성 간염) 치료제 판권도 확보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오리지널 같은 제너릭 ‘바라클’은 제너릭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다. 이같은 노력을 환자와 의사들이 알아줄 날이 오지 않겠나”라며 “소화기 영역에서 한 발 더 나아가 간 영역에서도 신약을 연구개발하고 퀄리티 있는 약물을 만드는 회사로 인정받고 거듭나고자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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