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후 한국희귀의약품센터장]

수년 전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얼음물을 뒤집어쓰는 퍼포먼스가 유행했던 적이 있다. 다름 아닌 희귀질환 루게릭병에 대한 관심과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어린아이들부터 세계 저명한 인사들까지 동참했던 바로 ‘아이스버킷 챌린지’다.

이를 계기로 많은 사람들이 희귀질환자들의 고통을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하게 됐고 이들을 위한 기부와 관심이 한층 더 커지는 계기가 됐다. 이 같은 관심에도 여전히 전 세계 도처에는 희귀질환을 앓고 있지만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훨씬 많다.

국내 희귀난치성 질환자는 현재 약 63만 명에 이르고 있고, 전세계 희귀질환의 종류는 약 7,000여종에 달하지만 국내에서는 시장성을 이유로 치료제의 판매가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에 희귀질환자들에게 필요한 의약품의 원활한 공급과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 식품의약품안전처 산하 한국희귀의약품센터 강기후 원장으로부터 희귀질환자들의 착한 동반자로서의 역할에 대해 들어보았다.

한국희귀의약품센터는?

한국희귀의약품센터(이하 ‘센터’)는 채산성 등의 부족으로 제약업체가 취급하지 않는 의약품의 수입·공급 및 질환의 희소성으로 치료용 의약품 관련 정보를 얻기 힘든 희귀의약품 등(이하 ‘희귀의약품’)의 안정적인 공급과 정보제공에 대한 사회적 관심 확대에 따라 정부지원 아래 약사법 제91조에 근거해 지난 1999년 9월 27일 식약처 산하 재단법인으로 설립됐다.

센터는 약사법 제92조에 따라 희귀의약품 관련 최신정보의 수집·제공과 적용 대상이 드물고 대체의약품이 없어 긴급하게 도입할 필요가 있는 희귀질환자 치료용 의약품의 수입·공급 업무를 주요사업으로 수행하고 있다.

2015년 기준으로 센터는 전국 350여개 병원·도매상, 환자 6,067명에게 168품목의 희귀의약품을 수입·공급(12,082건, 231억원)했으며 약 7만7천 건의 FDA, EMEA 등 최신 정보 수집·제공 및 희귀의약품 관련 민원을 처리했다.

센터의 환자 지원 확대 및 전문성 강화실태

전 세계적으로 희귀의약품 사용금액은 2014년 기준 970억 달러로 전체의약품 사용금액의 14.3%를 차지하고 있으며 오는 2020년까지 매년 10.5%의 성장을 지속해 1,760억 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센터는 상시 해외 신규 희귀의약품 허가사항 등 정보를 수집해 의료진, 환자를 대상으로 제공하고 있으며, 수입의약품 구입환자의 경제적 부담 완화를 위한 저가 신규수입처 발굴, 저소득 계층 환자의 의약품 구입비 지원사업 등을 매년 실시하고 있다.

또한, 정부정책 등 대내외 여건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환자 대상 서비스 향상을 위한 업무시스템 개편 및 직원 전문교육 확대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원활한 희귀의약품 공급을 위한 센터의 주안점은?

희귀의약품 공급부문에서는 의약품 구입신청을 위한 서류접수의 온라인 서비스(홈페이지, APP, 웹팩스) 제공과 공급진행 현황, 복약정보 등을 의약품 구입환자에게 실시간 문자로 서비스하여 환자의 신뢰와 센터의 인식을 제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2016년 신규 사업으로 그 간 수입대행 역할에서 벗어나 공급중단 의약품의 국내 제약사 위탁제조·공급을 추진하여 희귀질환자의 안정적 치료지원을 보다 확대해 나아갈 계획이다.

희귀의약품 관련 정보 제공 부문에서는 환자, 의료진, 대국민 소통 확대를 위한 SNS, 모바일 앱 서비스 제공과 국내 공급중단 희귀의약품 유통현황 모니터링 강화를 통한 대체의약품 수입 등 적극적인 대응으로 환자의 안정적 치료에 기여하고 있다.

지난 2014년부터 매 분기별 질환의 희소성 등으로 치료에 필요한 정보를 접하기 어려운 환자분들과의 소통을 위해 희귀질환 전문가를 초빙, 희귀질환의 발견 및 치료 등을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하고 있다.

국내 제약사들이 희귀약 개발에 동참토록 하려면?

현재 우리나라는 희귀질환자의 유병률에 대한 조사의 부재와 이에 따른 치료제 시장의 불확실성에 따라 국내 제약사가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에 뛰어들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에 드는 비용은 신약개발 비용과 유사한 수준이나 까다로운 허가절차, RMP(의약품위해성관리계획) 자료 제출 등 비용 및 적절한 수준의 보험약가를 보장받지 못하는 점 등이 희귀의약품 개발에 장애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희귀의약품 개발을 촉진하기 위한 식약처의 정책적인 지원이 많이 확대되고 있어, 향후 국내 제약사들의 관심 및 참여가 많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희귀의약품의 보험급여 확대방안은?

현재 국내 미허가 돼 있거나, 공급이 중단된 의약품을 환자가 자가치료용으로 직접 수입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는 마련돼 있다. 그러나 국내 건강보험 재정여건상 미허가 의약품의 보험적용이 제한돼 있어 환자 개인이 해외에서 직접 수입 하는 경우 경제적 부담이 큰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제약사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적극적 논의 및 대처가 필요하다고 본다. 또한, 국내 희귀질환자가 대체제가 없거나 공급이 중단된 의약품 등을 직접 수입해 사용해야 하는 경우 보험적용이 가능하도록 보건복지부의 정책적 지원이 확대돼야 한다고 생각된다.

희귀의약품센터가 지향하는 비전은?

우리 센터는 ‘투명·소통·배려·전문성’의 4대 핵심 경영가치를 바탕으로 희귀의약품 등의 안정공급 체계 구축, 희귀질환 치료제 접근성 확대를 위한 연구 및 지원 강화, 임직원 전문성 강화를 통한 환자 중심의 서비스 제공을 위하여 지속적으로 노력할 방침이다.

사회적으로 소외되기 쉬운 희귀질환자의 원활한 치료를 지원하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한국희귀의약품센터에 대해 앞으로 많은 관심과 성원을 당부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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