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성모병원 오민아 약제팀장]

가톨릭대학교 대전성모병원은 6·25전쟁 이후 생활이 어렵고 의료 환경도 매우 취약했던 시절, 의료봉사를 통해 지역사회 주민과 신자들에게 복음적 자선을 베풀고 선교하려는 취지로 원 안드레아 주교가 1956년 ‘희망의원’으로 개원해 현재 가톨릭의과대학 부속병원인 대전성모병원으로 신축과 증축을 거쳐 발전해 왔다.

이 병원 관계자는 “개원 이후 주변 환경과 의료환경은 눈부시게 성장해 왔지만, 대전성모병원의 이념은 여전히 ‘복음적 사랑을 실천하는 전인치료’로, 병원 존재 이유와 직원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는 한결같다”고 설명했다.

전체 구성원의 끈끈한 팀웍으로 병원 홍보대사를 자처하고 있는 대전성모병원 약제팀 오민아 팀장을 만나 병원이 지향하는 철학과 향후 비전 등에 대해 들어보았다. 


환자의 아픈 마음도 돌봐야 진정한 의료인

“대전성모병원은 환자의 신체적 치료뿐만 아니라 그 환자의 아픈 마음과 상처받은 영혼도 돌보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를 통해 진정한 치료와 치유가 가능하다는 이념으로 무장했으며 병원 곳곳 그리고 약제부서도 이러한 문화가 깊이 물들어 있다.”

오민아 팀장은 몸담고 있는 병원과 약제팀에 대해 “전문성뿐만 아니라 특별한 ‘플러스 알파’를 추구하고 있으며, 이 플러스 알파를 통해 깊은 보람을 느끼게 되는 점이 병원 업무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강조했다.

병원약사로서 근무하면서 그 일에 의미를 부여하고 보람을 찾는 것은 개개인의 전문성, 환자에 대한 접근성, 병원문화(조직문화), 팀운영의 방향성, 개인적 감성 등 다양한 요소들의 영향을 받는다.

오 팀장은 “‘영혼이 없다’란 표현이 있는데 때로는 너무 바빠 시간에 쫓기고 민원에 시달리면서 실제 영혼 없이 일할 것 같은 그 순간에도 영혼을 담아 일하려고 노력한다. 이런 부분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성모병원만의 문화”라며 “‘존경, 경청, 배려’가 2006년부터 지금까지 병원의 문화를 지배하고 있는 단어들”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인 약사, 자기개발 기본

오 팀장은 약사들은 전문가 집단으로서 전문성 향상과 자기개발이 가장 기본적이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취지에서 대전성모병원 약제팀도 업무와 대학원 병행을 독려하고 있다.

오 팀장은 “병동 입원환자들의 약 조제를 위해 조기 출퇴근제(오전7시~오후4시)를 운영하고 있는데, 이를 지원해 업무가 끝나자마자 서울의 임상약학대학원을 다니면서 공부와 연구를 병행하는 팀원들이 꾸준히 있고, 그 연구결과를 국내외 학회와 저널에 발표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특히 약제팀 업무와 학업을 병행하는 것이 쉽지 않지만, 병원과 대전역이 근접해 있어 KTX 개통은 팀원들의 서울소재 대학원 통학에 큰 도움을 주게 됐다는 것.

오 팀장도 약학 외에 동국대학교 ‘팜-MBA’(Pharm-MBA)를 통해 경영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김정태 강동경희대병원 약제부장 등과 함께 동국대에 팜-MBA가 신설된 지난 2010년 입학한 1기 졸업생이다.

대전권 ‘빅5’ 약제팀

대전성모병원 약제팀은 ‘대전권’이라는 단서가 붙지만 ‘빅5’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한국병원약사회 주관으로 다양한 영역의 전문약사를 배출하고 있는데, 대전지역에서는 최초로 영양지원팀(NST) 전문약사를 배출하기도 했다.

또한 90년대 초 서울대학교병원과 강남성모병원(현 서울성모병원)에 약사를 파견해 무균조제 현장실습과 트레이닝을 시행하고, 대전권에서는 최초로 항암제와 高영양수액 주사제 조제를 위한 무균조제시설을 갖췄다.

더불어 환자 관점에서 세분화된 맞춤형 약제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포인트를 찾으려고 노력한다고 강조하는 오 팀장.

예를 들어 환자에게 원내조제약 투약과 함께 복약안내문을 제공하고 설명할 때도 신규 환자에게는 모든 의약품을 기본적으로 확인하고 설명하지만, 재진환자인 경우, 과거 처방약과 비교 프로그램을 만들어 변경된 약물을 미리 확인하는 내부 과정을 거쳐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설명을 제공하고자 노력한다는 것.

6년제 시행 후 병원약사 증가

오 팀장은 “병원약사는 의약분업 이후 지원자가 많지 않아 인력적인 어려움을 겪어 왔고, 특히 최근에는 6년제 약대 시행으로 인해 약사 배출이 없었던 2년간은 다 같이 힘들었다”면서 “이제 임상적 지식과 현장실습이 겸비된 6년제 약사들이 배출되고 있고, 병원약사 지원도 선호하고 있어 인력난은 다소 해소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한국약학교육협의회가 발표한 취업 현황 조사결과에 따르면 작년 약대 졸업생들의 30% 가량이 병원약국으로 진로를 정했다. 다만 오 팀장은 “병원은 365일 24시간 운영되므로 병원근무 약사들은 야간과 휴일에도 교대 근무를 해야 하며, 때로는 집에서도 온콜을 받아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커뮤니케이션 통한 팀의료 중요

오 팀장은 “실제 환자 진료에 있어 팀의료와 커뮤니케이션은 매우 중요하다”면서 “특히 입원환자의 경우, 팀의료에 약사가 포함돼 의료진과 함께 환자 옆(bed-side)에서 약물학적 자문이 커뮤니케이션과 약물치료에 가장 효율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아직 이러한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아 약물치료와 모니터링 업무를 멀리 동떨어진 약국에서 수행하는 게 애로사항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 팀장은 “언젠가 환자 옆에서 전문성을 발휘하고 약물치료에 도움을 줘 보람을 더욱 많이 느낄 날들이 올 것이라 기대한다”고 소망했다.

오민아 팀장의 약력은 다음과 같다.

1993년 충북대학교 약학대학 졸업/2003년 충남대학교 보건대학원 보건학 석사 취득/2010년 충북대학교 약학대학원 박사 수료/2012년 동국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 석사(MBA) 취득/1993년~현재 가톨릭대학교 대전성모병원 근무/2005년부터 약제팀장으로 근무/2005~2009 보건복지부 의료기관 평가단의 약사평가위원/2011~현재 의료기관평가인증원 자원조사위원/2011~2015 충남대학교 약학대학 겸임교원/2013~2015 한국병원약사회 중소병원이사(최연소 상임이사).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이 시각 추천뉴스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