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의동 대한약학회장(중앙대 약대 교수)


지난해부터 우리나라에서도 6년제 약사가 배출되기 시작하면서 약학교육 질적 향상은 물론 약사들의 전문성도 더욱 향상됐다. 일선약국과 병원, 제약사 등의 연구소, 각종 공직에서 우수 약사들의 활약이 기대된다.

또한 우리나라 제약기업들이 글로벌 제약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산학연 간의 협력 체제 구축이 더욱 절실하다. 산업계는 고급 우수인력을 활용할 수 있고 학계는 연구실적의 실용화를 모색할 수 있어 상호에게 필요한 윈-윈 체제 구축이 가능하다. 지난해 한미약품의 기술수출에서 확인했듯이 신약개발의 성과는 그야말로 엄청난 것이다. 이에 2016년 신년을 맞아 약학교육의 활성화 방안과 산학연 협력체제 구축 방안에 대해 살펴본다.

I. 약학교육 발전방안

▶약학교육 및 협의회 연혁

근대약학교육의 내용을 살펴보면 1915년에 조선약학강습소가 설립되면서 시작됐는데 그로부터 작년 2015년이 약학교육 100주년을 맞이했다.

특히 2009년 6년제의 시작과 함께 15개의 약대 (가천대, 가톨릭대, 경북대, 경상대, 계명대, 고려대, 단국대, 동국대, 목포대, 순천대, 아주대, 연세대, 인제대, 차의과학대, 한양대 가나다순)가 설치돼 총 35개로 발전되면서 2015년에는 6년제 첫 졸업생이 배출됐다.

약학교육기관의 모임은 한국약학대학협의회가 1975년 5월에 발족돼 약학대학 및 약학교육의 내실화와 발전에 기여하고 회원 상호간의 친목을 도모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2010년에는 한국약학교육협의회(이하 약교협)로 사단법인으로 승격화해 개칭했으며 이는 6년제의 시작과 같다고 할 수 있다. 약학입문자격시험 시행 및 약학교육의 내실화와 발전에 기여하고 약사양성제도의 발전을 모색해 우수한 약학전문의 양성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6년제의 교과과정 준비를 포함한다면 그 역할은 중요하다. 실무는 지역약국, 병원약제, 제약실무 및 공직영역으로 나눠 실습기관을 통해 이뤄졌다. 시험은 실무이론을 포함한 4개 과목으로 평가되었고 필자가 책임자로 참여한 약사국가시험의 과목개선연구가 근간이 됐다. 약학교육을 통해 약사배출이 이뤄지는 만큼 필연적 관계이며 약사직역을 넓히는 뿌리임과 동시에 근거인 것이다.

▶교육과 직능의 밀접한 관계

WHO와 FIP에서는 약사에게 우수약학교육기준(Good Pharmacy Education Practice, GPEP)을 수립하고 Seven Star Pharmacist(전문 다기능 약사)로서 직역을 7개로 정의한 바 있어 즉 무한한 글로벌경쟁을 위해 한국적 6년제 교육을 통해 실현시켜야 한다.

즉 ▶조제·복약지도 의무를 지닌 보건의료인(caregiver) ▶약과 관계된 의사결정자(decision maker) ▶환자와 의료인들과 의사소통 능력자(communicator) ▶보건향상에 관한 지도자 (leader) ▶약업과 약국의 경영자/관리자(manager/administer) ▶약학에 관한 평생학습인(life-long learner) ▶후배들에게 멘토링(teacher) 역할 등이다.

약사(藥事)란 의약품·의약외품의 제조·조제·감정(鑑定)·보관·수입·판매와 약학 기술에 관련된 사항을 말한다. ‘약사(藥師)’란 약사(藥事)에 관한 업무를 담당하는 자로서 이러한 기능을 이해하고, 한국의 약사직역을 인지해야 한다. 즉 한국은 미국이나 유럽과는 다르게 제약산업인에게 부여된 핵심임무를 더 수행하도록 돼 있어 실제적으로 더 광범위하다.

6년제 약학교육을 계기로 약사의 위상은 더욱 커질 것이다. 개국 및 병원의 임상약사, 제약산업약사, 공직약사분야 및 군복무관계도 처우개선 등 업그레이드돼야 한다. 6년제 약학대학의 첫 번째 졸업생이 배출되는 만큼 한 차원 높은 전문인으로서의 교육의 점프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은 공중보건약사제도 도입과 약무장교, 공무원 임용에서의 적정 수준 등이 모두 고려돼야 한다. 즉 법적·제도적으로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6년제 약사 배출을 계기로 건강관리자로서의 약사의 역할과, 건강관리센터로서의 약국을 만드는데 집중하자는 주문이다.

더불어 교육과정 및 실무과정을 질적으로 높게 다듬어야 만이 인정을 받을 수 있다. 경제발전에 따르는 보건의료계 및 제약산업의 위상을 약사가 올려야 하는 사명감을 갖고 약사직역에 충실해야 한다.

약학교육은 보건임상약사, 산업약사, 공직약사로서의 역할을 뒷받침해야 하고공직약사는 정책적으로 강화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교육발전 및 상생전략

FTA에 따른 보건의료환경은 어렵다. 오늘의 개혁과 변화가 있어야 내일을 만들어 낼 수 있어 우리가 생각하고 믿고 움직이는 상생력이 내일로 인도하게 된다. 현재 흐름에 맞추어 빠른 변화과정을 겪고 있는 과정이라서 약사직능에 대해 올바르게 이해하도록 뒷받침해 주어야 한다.

약학교육이 활성화되려면 약사직역과 관련된 단체인 약교협, 대한약학회, 대한약사회, 한국제약협회, 식품의약품안전처, 건강보험심사평가원등에서 교육과 실무에 관련된 것을 준비하고 협력해야 한다.

또한 한국약학교육평가원(이하 약평원)의 역할을 정립해야 한다.

한국약평원은 더욱 준비해 법인체를 구성해야 하며, 올해 3개 대학의 시범 평가를 거쳐 매년 대학을 평가하는 제도로 정착해야 한다. 자율적이고 독립적인 기관으로 약국 및 병원에서 인증서 프로그램을 포함해 제약교육의 인증 기준을 수립, 학교교육 및 인증에 관한 전문 프로그램을 점차적으로 정책적으로 수립해 가야 한다.

종합하면 약학교육표준교과과정의 재점검 및 체계화, 통6년제로의 전환준비, 교육연구환경개선, 실무실습교육체제정비, 약사국가시험제도의 구축 등 약사들의 미래위상과 직무영역을 위한 구체적이고 실현가능한 노력을 해야 한다.

II. 산학연 협력 체계 구축

▶산학연구의 중요성

FTA 경쟁에서 제약산업이 제대로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작년 한미약품의 신약 기술 이전 사례에서 보듯이 신약 및 의약품 개발 연구는 정부의 신성장동력산업의 고부가 가치성으로 인해 그 어떤 산업 분야보다 경제적 파급효과가 크다.

최근의 의약품 개발 분야는 다양한 학문 분야의 수많은 전문가가 장기간에 걸친 연구개발 활동을 요구하기 때문에 관련 분야의 전문가의 참여는 필수적이다. 그러나 신약개발은 성공에 대한 보상이 크기지만 성공 가능성이 매우 낮아 제약회사가 관련 분야의 전문 인력을 모두 확보해 연구개발을 이끌어 나가기는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이러한 문제로 인해 산학연 연계 연구의 활성화를 통한 신약 및 의약품연구개발의 패러다임이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전임교수를 포함해 대학에 근무하는 박사급 연구 인력은 각자의 분야에서 전문성을 발휘하고 있어 필요한 경우 언제든지 신약 및 의약품 개발에 참여가 가능하다.

대학에서의 연구는 주로 의약품 작용 이론이나 작용 기전 등 제약회사가 담당하기에는 어려운 분야에서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 질 수 있다. 산학연 간의 인적, 정보의 교류가 활발해 진다면 대학의 연구자는 연구결과를 상용화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고 제약회사는 단기간에 걸쳐 얻기 어려운 고급 연구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확보하게 된다.

이러한 상황이 산학연의 연구교류 활성화가 더욱 절실히 요구되는 이유이다. 대학의 연구자와 산업체의 연구적 관심이 서로 매치돼 공동연구로 진전될 수 있다면 대학의 연구자나 제약회사의 연구자가 서로 간의 필요를 효과적으로 충족시킬 수 있다.

▶활성화 전략

첫째, 대학의 연구자들이 일정 기간 제약회사에 몸담으면서 제약산업의 연구개발 활동을 더욱 가까이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보는 것이다.

현재 대학의 재학생들이 실무실습 프로그램을 통해 병원, 지역약국 및 제약회사의 상황을 경험해보고 있으나 이는 약대 재학생들의 실무적 능력을 함양하기 위함이며 연구적 교류에는 적합하지 않다.

따라서 대학의 연구자들이 방학기간 동안 1~2개월이라도 제약회사 연구소에 머물면서 공동연구의 기회를 모색해 본다면 보다 용이하게 대학의 연구 성과가 산업체 연구개발의 씨앗으로 사용될 수 있다. 이를 위해 산학협력 참여회사 별로 현금 및 현물의 형태로 연구비용을 투입해 실질적인 인적/물적 교류가 이루어지도록 해야 하고 이를 통해 참여 연구원들의 연구력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현장 맞춤형 실습, 신기술 개발, 실무실습 인턴쉽 운영, 산학 공동 워크샵 진행, 산학연구 세미나 정기개최, 연구장비 및 기기의 교류 등이 있다.

둘째, 산업체 근무연구자의 대학원 교육을 활성화함으로써 산학협력의 기회를 증진시킬 수 있다.

대학원에 진학하는 산업체 연구 인력은 대학원 교육을 통해 보다 고급 인력으로 거듭날 수 있으며 학위논문 연구를 통해 산업체에서 수행하는 연구에 보다 큰 학술적 가치부여가 가능하다. 이를 위해서는 대학 교수뿐만 아니라 산업체의 연구책임자도 논문지도에 참여함으로써 공동으로 연구를 지도한다면 연구원의 대학원 교육을 통해 자연스럽게 산학교류의 접점이 만들어 질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산업체가 필요로 하는 연구분야로 박사 양성 프로그램이 운영되도록 산업체 수요가 큰 연구분야를 파악하고 학생 입학 시 산업체 선호 연구분야에 최적인 교수가 지도교수로 배당되도록 운영하면서 동시에 정부의 제약산업특성화 지원을 전국으로 더욱 확대시켜야 한다.

지금까지 언급한 내용을 요약하면 산학연의 활성화는 신약 및 의약품의 연구개발에 학교연구자, 제약회사연구소 및 관련단체 간의 교류확대와 정부의 지원책확립이 선행돼야 한다. 국가경제를 이끄는 한 축으로 제약 산업이 역할을 할 시기가 도래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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