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재천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 전무


세계적으로 노인인구 증가와 소득수준 향상에 따른 의료서비스의 수요 증가, 기후변화와 환경오염에 따른 신종질환의 증가, 건강한 삶에 대한 욕구와 난치성 질환에 대한 치료 증가 등은 질병관리 중심의 헬스케어시스템에서 건강증진, 치료, 예방, 진단, 처치, 모니터링, 사후관리 등이 패키지화된 건강관리 중심의 헬스케어 시스템으로의 패러다임 변화를 가져왔다. 인구 고령화에 따른 보건의료산업의 중요성은 선진국을 중심으로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헬스케어 패러다임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규제당국과 보험당국, 환자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시장이 요구하는 가치 기반의 혁신이 필요하다. 목표시장 내에서 고객이 요구하는 수준의 가치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가치사슬과 연계되는 내부 또는 외부 역량의 분석과 보유 또는 미 보유 기술포트폴리오에 대한 가치평가, 가치 기반의 산업적인 해석과 글로벌 대응이 매우 중요하게 됐다.

세계 보건의료산업 시장을 살펴보면 약 8,000조 원의 규모로서 IT산업 시장의 3,800조 원과 자동차산업 시장의 1,800조 원을 합친 것보다도 크다. 주요 국가들은 국가 성장 동력 전략산업으로 보건의료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 연구개발 필수 대표적 기반산업

보건의료산업은 BT첨단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수요와 공급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기 때문에 부가가치 및 고용유발효과가 높은 산업으로서 산업 경쟁력만 확보된다면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미래 국가경제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게 될 것이다. 특히, 보건의료산업 중에서도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제약산업은 연구개발이 필수적인 대표적인 지식기반 산업이다. 또한 이 산업은 지난 50년간 혁신적인 신약개발이 활발하고 빠르게 일어나면서 성장하고 있는 고부가가치산업이다.

신약개발 등의 기술혁신활동을 통해서 인구 고령화 등으로 급증할 수밖에 없는 국민 의료비의 절감 효과를 가져다주는 복지 증진 산업으로 그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이다.

2014년 우리나라 제약시장 규모는 19조3,472억 원으로, 최근 5년간 연평균 2.4%의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세계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 2.01%에서 2014년 1.79%로 최근 5년 사이에 그 비중이 0.22% 감소했다. 세계시장 성장률 5.4%보다 약 3% 낮은 저성장 기조에 있다.

향후 5년간 글로벌 제약시장은 매년 4.8% 성장해 2019년에는 1조2,986억 달러로 추정된다. 유럽 및 일본은 세계시장 성장률을 밑도는 최대 4%의 저성장 추세를 유지하고 있고, 북미/아시아/아프리카/호주 및 중남미 지역은 세계시장의 약 2배에 달하는 성장이 전망된다는 분석이다.

전통적으로 미국과 일본, 제약강국이 다수 포진된 유럽의 성장은 지체된 반면에 최근 아시아/아프리카/호주 및 중남미 지역은 제약신흥국가의 경제성장, 의료 접근성 개선, 의약품 수요 증가 등에 힘입어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전세계 의약품시장 규모 확대의 견인 역할을 지속적으로 주도 할 것이다.

우리나라의 신약개발을 살펴보면 1986년 중외제약, 한미약품, 녹십자, 종근당, LG생명과학, CJ제일제당, 아모레퍼시픽, 제일약품, 동화약품, 영진약품 등 16개 국내 혁신 형 제약기업과 바이오테크 기업들이 물질특허제도 도입에 대비해 과학기술처(미래창조과학부) 산하로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을 설립하면서 시작됐고, 지금은 다양한 오픈이노베이션 파트너쉽을 형성하여 산/학/연 170개사로 그 세를 확장해 온 나라가 신약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은 보령제약 카나브, 동아ST 시벡스트로, 한미약품 폐암치료제, 종근당 듀비에, LG생명과학 제미글로, 동화약품 자보란테 등 많은 신약개발계획을 직접 기획·지원했고 그 성과가 1999년도부터 가시화돼 최근 5년 동안 합성/바이오신약, 개량신약, 바이오시밀러 등이 국제무대에서 당당하게 외화를 벌어들이고 있다.

▶▷ 국내발 다국적제약 절실

우리 제약산업을 국가 성장동력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독점적인 혁신신약을 세계시장에 공급함으로써 막대한 수익을 얻고 이러한 수익을 다시 연구개발에 재투자하는 선 순환적인 신약개발 경쟁력 구조를 강화해야 한다. 신약개발 글로벌화 실행전략으로서 국가 차원의 강점분야를 선택적으로 집중 할 필요가 있다. 신약개발을 중심으로 글로벌 의약품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다국적제약기업이 육성돼야 한다.

2016년은 제약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법률 제10519호)에 의거해 제약산업의 혁신적인 구조 개편을 기대해 본다. 국내 신약개발 중심 제약기업이 다국적 제약기업의 자격으로 글로벌 의약품 규제시장에 빠르게 진입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기를 바란다.

과거에는 스타트업컴퍼니로 출발했던 테바와 길리아드를 어느 누구도 눈 여겨 보지 않았지만 테바는 글로벌 제너릭 의약품 세계 1위 기업으로 발전하면서 개량신약 개발을 진행함과 동시에 혁신신약개발을 위한 파이프라인 확보와 효율적인 펀드 지원을 강화하고 있고, 길리아드는 글로벌 제약기업으로서 매출 22위를 기록하면서 감염증 치료제 위주의 특화전략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다.

양사 모두 기본적인 의약품 연구개발력 외에도 비즈니스 경영 전략의 차별화를 통해 바이오테크기업에서 일약 세계굴지의 다국적제약기업으로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가 됐다. 두 기업의 주요 성장 동력은 의약품개발의 오픈이노베이션과 지속적인 M&A였다.

우리도 제약기업을 테바와 길리아드 같은 다국적제약기업으로 성장 시키려면 내수시장에서 제약산업을 육성하려는 좁은 시야에서 과감하게 벗어나야 한다. 의약품 개발의 오픈이노베이션과 M&A의 비즈니스 전략을 구현할 수 있는 기업의 글로벌 경영 환경을 조속히 조성해 주어야 한다.

제약산업의 미래 국가 전략산업 육성을 통한 다국적제약기업의 탄생이 갈급하다. 제약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의 제정에 직접 관여했던 필자는 이 법이 단순하게 혁신형 제약기업의 선별을 목표로 작동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제약산업 구조의 재편으로 우리 제약기업들이 혁신신약개발을 통해 하루빨리 다국적제약기업의 자격으로 글로벌 의약품 규제시장에 당당하게 입성 할 날이 오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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