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글로벌 제약업계는 화이자의 앨러간 인수와 같은 초대형 M&A 성사를 필두로 최초 여성 비아그라 탄생, 미국 최초 바이오시밀러 발매 등과 같은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굵직굵직한 사건들로 가득했다. 주목을 받았던 몇가지 이슈들을 주제별로 정리하며 올 한해를 되돌아본다.

기업들간 합종연횡 활발

올 한해에도 제약업계는 기업간의 사업 매각 및 합병을 성사시키며 제약 시장의 난관을 타개하기 위한 합종연횡을 지속했다. 이중 굵직한 M&A 및 사업부 인수 사례를 살펴본다.

1. 화이자 앨러간 초대형 M&A 성사

특히 화이자와 앨러간 사이에 성사된 초대형 합병은 올 한해 M&A의 가장 큰 화두였다. 합병의 규모는 앨러간의 주가에 30%의 프리미엄을 얹어준 총 1,600억 달러로 화이자는 이번 합병을 통해 세계 최대 제약사로 거듭났다.

이번 인수합병은 규모가 작은 앨러간이 화이자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으며 본사를 법인세가 낮은 아일랜드로 이전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는데 이같은 인수방식이 조세회피 목적에 따른 합병이 아니냐는 세간의 비난에 직면하기도 했다.

합병된 기업의 최고경영자는 현재 화이자 CEO인 이안 리드가 맡게 되며 통합기업의 명칭은 화이자를 그대로 사용할 방침이며 내년 하반기에 인수합병이 마무리 될 예정이다.

2015년 제약업계는 활발한 사업 매각 및 합병을 통해 기록적인 계약 건수에 도달했다. 이는 약물 가격에 대한 압박과 바이오시밀러의 본격적인 경쟁 시작 등으로 인한 시장의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한 제약사들의 자구책 중 하나이다.

2. 테바, 앨러간 제너릭 사업부 인수

글로벌 최대 제너릭 제약사인 테바가 앨러간의 제너릭 사업부를 405억 달러에 매입하며 세계 10위권 내에 진입한 글로벌 제약기업으로 발돋움할 발판을 마련했다. 다만 이번 매입으로 밀란에 대한 적대적 M&A 계획은 백지화됐다.

테바는 이번 인수로 앨러간의 1,000개 이상의 제너릭 제품 획득하며 주력제품인 코팍손 이외의 새로운 수익원을 찾아야 하는 상황에서 이스라엘 기업 역사상 최대 규모인 이번 인수로 마진폭이 적은 제너릭 시장에서 규모의 경제성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

양사의 이사회는 이번 거래에 대해 만장일치로 승인결정을 내리고 내년 1분기 내에 인수를 마무리 짓겠다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3. AZ, 신약 확보 목적 공격적 인수

AZ는 주력제품의 매출 감소를 타개하기 위한 자구책으로 M&A, 사업부 인수, 지분 확보를 통해 이를 만회할 신약 확보에 집중했다.

우선 AZ는 다케다약품의 호흡기 사업부를 5억7,500만 달러에 인수하며 만성 폐쇄성 폐질환(COPD) 치료제로는 유일하게 승인을 획득한 PDE4 저해제 계열 약물인 '로푸로말리스트(roflumilast)'를 포함해 유럽과,중동 및 남미에서 발매 중인 호흡기질환 치료제 3종과 7종의 신약후보물질을 확보했다.

또한 네덜란드 생명공학기업인 아서타 파마(Acerta Pharma)의 지분 55%를 총 40억 달러에 매입하기로 합의하고 아서타의 혈액암 치료제 '아칼라브루티닙(acalabrutinib)'을 획득했다. 아칼라브루티닙은 다양한 타입의 백혈병, 림프종 및 다른 종류의 암에 대한 치료제로 개발되고 있는 약물로 초기 임상에서 긍정적 결과를 도출한 바 있다.

이외에도 AZ는 심혈관계 약물 확보를 위해 ZS파마를 27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한 바 있으며 향후 10년간 중국 내 8억 달러 투자계획도 발표했다.

세계 최초 신약 잇따라 등장

1. 여성용 비아그라 탄생

여성용 비아그라로 불리는 성기능 개선제 '플리반세린(flibanserin)'의 판매가 FDA의 허가를 취득했다. 제품명은 '애디(ADDYI)'.

플리반세린은 항우울제 '프로작'과 같은 SSRI 계열 약물과 유사한 뇌의 신경전달물질을 자극하는 비호르몬제로 아직 폐경기가 되지 않은 여성 중 저활동성 성욕장애(HSDD), 성욕감퇴 등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치료제로 사용될 전망이다.

2010년과 2013년에 플리반세린의 뇌에 미치는 부작용을 우려해 2차례나 승인이 거절한 바 있으나 유용성이 위험성을 상회한다는 판단 아래 마침내 올해 승인을 획득했다. 다만 폐경후 여성에게는 판매가 이루어지지 않는다.

애디는 올 10월에 첫 발매에 들어갔으나 아직까지 매출은 극도로 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2. 세계 최초 뎅기열 백신 탄생

세계 최초로 사노피의 뎅기열 백신인 '뎅그박시아(engvaxia)'가 멕시코 정부의 발매 승인을 획득했다. 이후 바로 2주 뒤인 지난 주 아시아 국가로는 처음으로 필리핀이 사노피의 뎅기열 예방 백신이 발매를 허가 받았다.

뎅그박시아는 네 가지 혈청형 뎅기열 바이러스에 의한 뎅기열에 예방적 목적으로 사용되며 구체적으로 뎅기열이 유행하는 지역의 9-45세 사이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백신사용이 허가됐다. 다만 가장 위험성이 높은 어린 소아나 단순 여행객의 경우는 사용대상에서 제외됐다.

뎅그박시아는 15개국 4만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폭넓은 임상 프로그램 결과를 기반으로 허가가 이루어졌으며 다만 임상시험에서 소아환자의 경우 2종 바이러스에 대한 예방효과가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사노피는 연말까지 20여개 국에서 백신 승인을 신청할 예정이며 내년 초에 유럽, 2017년 초에는 미국 내 판매 승인을 신청을 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0년간 뎅기열은 128개국에서 발병해 약 40억명 정도가 감염됐으며 동기간에 감염률은 30배나 급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아울러 매년 세계 각 도처에서 매년 4억명의 감염자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뎅기열 치료제는 전무한 상태로 미국의 머크와 일본의 다케다, 영국 글락소스미스클라인 등도 예방 백신을 개발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3. 세계 최초 PCSK9 저해제 약물 탄생

부동의 콜레스테롤 저하제 자리를 지켜온 스타틴 계열 약물들을 대체할 새로운 계열의 약물 2종이 승인됐다.

먼저 유럽의약청은 암젠의 PCSK9 저해제 계열 약물 '레파타(Repatha, evolocumab)'를 원발성 고콜레스테롤혈증(이형접합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과 복합형 이상지질혈증 같은 주요 고콜레스테롤혈증을 지닌 성인 환자를 위한 치료제로 허가했다.

이후 바로 미 FDA가 사노피와 레제네론의 또 다른 PCSK9 저해제 '프랄루엔트(Praluent,alirocumab)'를 동일한 적응증에 사용을 허가했고 8월에는 레파타 역시 미 FDA의 승인을 획득하며 두 약물은 치열한 경쟁을 벌이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PCSK9 저해제는 간에서 LDL 수용체와 결합해 그 분해를 촉진시키는 전구단백질전환효소 PCSK9를 표적으로 하는 단일클론항체 약물이다.

현재 두 약물은 기존의 약물들로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조절할 수 없는 환자들에만 사용이 승인된 상태이나 현재 진행 중인 심장 질환을 낮추는 효과를 증명하는 임상 시험이 성공하면 PCSK9 저해제 약물은 수백만명의 환자에 사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다발성 골수종 신약 4종 발매

올해 희귀질환인 다발성 골수종과 관련한 신약이 4종이나 승인을 획득하는 이례적인 현상이 나타났다.

먼저 지난 2월 노바티스의 경구용 다발성 골수종 신약 '패리닥(Farydak, panobinostat)'이 FDA의 승인을 획득했다. 패리닥은 다발성 골수종에 최초로 승인된 HDAC 계열 약물로 이전에 최소 2종 이상의 표준치료제로 치료받은 적이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벨케이드(Velcade, bortezomib) 및 덱사메타손과의 병용요법으로 사용이 허가됐다.

이후 11월에는 3종의 다발성 골수종 신약이 연이어 승인을 획득하는 낭보가 이어졌다. 존슨앤존슨의 다발성 골수종 주사제형인 '다잘렉스(darzalex, daratumumab)'의 승인을 필두로 다케다의 '닌라로(Ninlaro, ixazomib)'와 BMS와 애브비의 주사제형 신약 '엠플리시티(Empliciti, elotuzumab)'가 연이어 FDA의 승인을 획득했다.

다잘렉스는 인체의 면역시스템을 도와 암세포를 공격하는 기전으로 작용하는 단일클론항체 약물로 다른 약물과 병용요법 없이 다발성 골수종에 효과가 입증된 최초의 항체약물, 닌라로는 최초의 경구용 단백질 분해효소(proteasome) 저해제 계열 약물이라는 타이틀을 획득했다.

마지막으로 승인을 획득한 엠플리시티는 정상조직이나 조혈모세포에는 없고 골수종 세포나 자연살해세포(NK cell)에 일관되게 발현되는 세포 표면 당단백질인 SLAMF7을 표적으로 작용하는 면역촉진 항체약물이다.

첫번째 바이오시밀러 미국 시장 진입

미국에서 암젠의 '뉴포젠(Neupogen, filgrastim)'과 관련한 특허소송에 기각 결정이 내려지면서 산도즈의 뉴포젠 바이오시밀러 '작시오(Zarxio)' 가 바이오시밀러 제제로는 처음으로 9월부터 미국시장에서 발매에 들어갔다.

작시오는 뉴포젠과 동일한 적응증으로 지난 3월 FDA로부터 최초로 승인을 획득한 바이오시밀러 제제로 암 환자에서 감염을 막는 백혈구 세포를 강화하는 기전으로 작용하는 약물이다.

작시오가 미국 시장 진입에 성공하면서 다른 제약사들도 바이오시밀러 발매에 더욱 매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바티스는 지난 10월 '엔브렐(Enbrel)' 바이오시밀러, 11월에는 '뉴라스타(Neulasta)'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미국 승인을 신청했다.

바이오시밀러 경쟁으로 매출 감소가 예상되는 암젠 역시 전세계 톱 매출 처방약인 애브비의 관절염 치료제 '휴미라(Humira)'의 첫번째 바이오시밀러 제제인 'ABP501'에 대한 허가신청서를 FDA에 제출한 바 있으며, 2017년 발매를 목표로 9개의 거대 품목에 대한 바이오시밀러의 개발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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