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백신제제 긴급진단 : 백신 품질관리
정혜주 과장(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백신검정과) 

백신은 감염병 예방에 가장 효과적인 수단으로서, 공중보건 및 국민건강 수호에 절대적 기여를 해왔다. 특히 건강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대규모·집단적으로 사용된다는 점에서 다른 의약품과 차이가 있으며, 그런 측면에서 유효성은 물론 안전성이 더욱 강조되는 의약품이다.

2009년 신종 인플루엔자 대유행에서의 경험, 최근 에볼라, 메르스 사태 등에서 경험한 바와 같이 대유행에 대비하거나, 신종 감염병에 대한 대비책으로 백신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우리나라의 백신 품질관리 현황, 백신 자급률 현황, 국내 백신 산업 지원 전략 등에 대하여 살펴보고, 이와 관련한 국가규제기관의 역할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백신의 품질관리

백신 등 생물학적 제제는 일반의약품과 달리 생물체 유래 물질을 이용해 제조하기 때문에 제조공정이 동일해도 일관성과 안전성을 유지하기 어려워 우리나라를 포함 미국, 일본 등 선진 각국에서는 시판 전에 매 제조단위(로트)마다 국가에서 품질검사를 실시, 적합한 제품에 한해 국내 유통이 가능하게 하고 있다.

국가출하승인은 국가관리가 필요한 백신 등에 대해 각 제조번호마다 시중 유통 전에 완제의약품에 대한 검정시험과 원료부터 완제의약품까지의 제조 및 품질관리 정보를 기록한 문서인 제조 및 품질관리 요약서를 검토해 출하를 승인하는 절차이다. 우리나라는 1953년 중앙방역연구소에서 국가검정을 시작으로 국립방역연구소, 국립보건원, 식품의약품안전본부, 식품의약품안전청을 거쳐 현재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 소속기관인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에서 담당하고 있다.

국가출하승인의 목적은 백신 등의 각 로트별 품질을 보증함과 동시에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인하기 위함이다.

특히 백신은 대부분 영·유아 및 건강인을 대상으로 접종하기 때문에 그 파급력을 고려해 반드시 국가출하승인을 거친 제품만 유통되도록 하고 있다. 

<표1> 연간 국가 출하승인 처리 로트 수

구 분

2012년

2013년

2014년

세균백신

304

327

243

바이러스백신

596

668

679

900

995

922


지난 3년 간 국가출하승인 현황은 <표1>과 같으며, 이를 국내 제조와 수입 백신으로 구분하면 <표2>와 같다. <표2>에서 보는 바와 같이 국내 유통 백신 중 완제 수입백신이 차지하는 비율은 지난 3년간 약 30 ~ 35%에 이른다. 

<표2> 제조 및 수입백신 국가 출하승인 현황

구 분

2012년

2013년

2014년

제조

수입

제조

수입

제조

수입

세균백신

198

106

178

149

99

144

바이러스백신

423

173

490

178

490

189

621

279

668

327

589

333

총 계

900

995

922


국가출하승인제도의 변천을 잠깐 살펴보면, 완제의약품에 대한 국가검정시험을 실시하는 국가검정제도를 수십년 간 운영해 오다가 2012년 6월 8일부터 국가출하승인제도로 바꾸면서 완제의약품의 검정시험 외에 제조 및 품질관리 요약서 검토를 추가 도입해 시행해 오고 있다.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는 한걸음 더 나아가 선진국형 품질관리제도 정착을 위해 2014년 4월 ‘생물학적제제 국가출하승인 제도개선 추진계획’을 마련했다.

이 제도개선의 주요 내용은 각 제품의 위해요소를 분석해 위해도를 4단계로 분류하고 그에 따라 제품별로 검정시험 항목을 차등화 해 관리하는 방안을 마련한 것으로서, 2014년 11월 27일 관련 고시를 개정했으며 2016년 4월 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현재의 국가출하승인제도는 위해도는 따로 분류하지 않고 있으며, 3단계로 나눠 운영하고 있다.

한편 식약처는 2011년 3월 국가검정센터(현 백신검정과)를 중심으로 국가 주도의 백신 품질관리실험실 간 네트워크를 구축해 민·관 정보교환 및 기술교류의 소통 채널을 상설화함으로써 품질관리 기술의 표준화 및 선진화를 촉진하기 위해 ‘백신 품질관리실험실 네트워크(Lab-Net)’를 발족해 운영하고 있다.

현재 백신 관련 10개 제조·수입사 및 2개 품질검사기관이 참여해 시험법 조화 및 표준화, 국가표준품 제조 및 확립, 숙련도 프로그램 운영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국가표준품 확보 현황 및 향후 계획

백신 등 생물학적제제는 생체 유래 물질로 일반 의약품에 비해 그 성분의 구조가 크고 복잡해 특성화하기 어려워 제조공정 전 단계에 걸쳐 품질관리에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표준품은 품질관리의 일관성·적합성·신뢰성을 보증하기 위해 사용되고 있으며, 일반적으로 국제표준품을 1차 기준물질로 해 교정을 한 국가표준품을 사용하고 있다.

식약처는 백신의 품질관리를 위한 국가표준품을 제조·확립하기 위해 관련 제조업체 및 식약처 내부로부터 수요를 파악해 표준품 후보대상을 선정하며, 표준품 기술위원회를 통해 최종 결정한다. 이렇게 결정된 표준품 후보물질은 연구개발사업을 통해 제조되며, 산·학·연·관 공동연구 및 통계학적 분석을 통해 최종 국가표준품으로 확립된다. 이렇게 확립된 국가표준품은 식약처의 국가출하승인 시험에 사용되며, 제조업체와 의약품 품질검사기관에서 수행되고 있는 품질관리시험을 위해 분양된다.

식약처는 지난 1998년부터 국가표준품을 제조·확립·분양하고 있으며, 2015년 6월까지 백신, 혈액제제, 유전자재조합의약품 등 총 42종의 국가표준품을 확립했다.

확립된 표준품에 대해서는 일정한 역가 또는 함량 등이 안정하게 유지되고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실시간 안정성 평가를 실시하고 있으며 연도별 추이를 통계분석 해 그 결과를 바탕으로 표준품의 폐기 여부 또는 새로운 표준품의 제조시기를 결정하는 근거자료로 활용한다. 2015년 6월까지 확립된 백신 관련 국가표준품은 17종이며, 그 현황은 <표3>과 같다.

식약처는 앞으로도 신규 국가표준품 제조·확립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며, 이미 확립된 국가표준품도 안정성평가를 실시해 안전하고 유효한 백신을 국민에게 보급하기 위해 노력할 계힉이다. 

<표3> 백신 국가 표준품 현황

품 명

용 도

파상풍독소

역가시험

일본뇌염백신

역가시험

백일해백신

역가시험

수두생바이러스백신

역가시험

흡착디프테리아톡소이드

역가시험

백일해백신

무독화시험

디프테리아독소

역가시험

디프테리아항독소

역가시험

백일해항원 항혈청(FHA)

확인시험 

백일해항원 항혈청(PT)

확인시험 

백일해항원 항혈청

확인시험 

일본뇌염백신 2차

역가시험

수두생바이러스백신 2차

역가시험

정제브이아이장티푸스백신

함량시험, 확인시험

파상풍항독소

역가시험

일본뇌염백신 3차

역가시험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 B형 다당류

역가시험


백신 자급률 현황 및 백신산업 지원 전략

2015년 6월 30일을 기준으로 국내에서 사용되고 있는 백신은 총 28종이며, 이 중 11종이 국내 제조되고 있어 우리나라의 백신 자급률은 약 40% 정도이다<표 4>. 

<표4> 국내 백신 생산 현황

필수예방접종백신

기타예방접종백신

대유행/대테러 예방백신

생산

미생산

생산

미생산

생산

미생산

7

11

18

1

5

6

3

1

4


현재 국내 생산이 가능한 필수예방접종백신은 B형간염백신, 일본뇌염사백신, 신증후군출혈열백신, 수두백신, 인플루엔자백신, 장티푸스백신, b형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 백신 등 7종이고, 기타예방접종백신으로는 콜레라백신, 大유행·對테러 예방백신은 두창백신, 조류인플루엔자백신, 세포배양 인플루엔자백신 등 3종이다.

<표4>에서도 알 수 있듯이 아직도 필수예방백신의 경우 수입 의존도가 높은 편이며, 국가 안보 측면에서도 大유행·對테러 대비 백신의 국내 생산도 시급하다.

백신산업 분야의 경우, 고난도 기술 및 제조 설비 구축 등이 주요 진입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내수시장의 한계로 인해 새로이 백신산업에 투자하는 것이 쉽지 않은 실정이다.

또한 상대적으로 영세한 국내 백신 제조업체들도 다국적 제약회사의 시장 점유 및 연구개발에 투자하는 비용 등의 부담으로 많은 어려움이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어려운 상황 속에서 우리나라가 성공적인 제품화를 통해 백신 주권을 확보해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업체 간 중복 투자를 방지하기 위해 공동으로 중장기 계획을 마련하고 프리미엄 백신 등 신제품 개발뿐만 아니라, 필수예방백신 등 기초 백신 생산에도 주력하고, 이를 위해 산·학·연 및 민·관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해외시장 개척 등 포괄적 사업 계획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이에 식약처는 백신의 국산화, 자급화를 통해 백신 주권을 확보하여 국민의 건강을 지키고, 또한 국내 백신 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2013년 8월 글로벌 백신 제품화 지원 계획을 수립해 개발단계부터 제품화까지 체계적으로 컨설팅을 제공, 오는 2020년까지 국내 생산 자급률 70% 달성을 목표<표5>로 ‘글로벌 백신 제품화 지원단’을 구성ㆍ운영하고 있다. 지원단은 바이오생약국장을 지원단장으로 해 허가총괄분과, 심사규격분과, 임상분과, GMP 분과, 수출지원분과 등 총 5개 분과로 구성됐다. 

<표5> 연도별 백신 자급 계획>

주요 백신

총 종류

2013년

2017년

2020년

28

8(30%)

16(60%)

20(70%)

필수예방접종백신

18

7

9

11

기타예방접종백신

6

0

4

5

대유행/대테러 예방백신

4

1

3

4


지원 대상은 필수예방접종백신 및 大유행·對테러 예방백신 등 주요 백신을 원료 단계부터 생산하고자 하는 국내 의약품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하며, 지원단 운영 프로세스는 <도표1>과 같다. 

<도표1>. 지원단 운영 프로세스 


2015년 10월 31일 현재 7개 업체 28품목에 대해 제품화 지원을 하고 있으며 <표 6>, 그동안 3개 제품이 허가됐고 그 현황은 <표7>과 같다. 

<표6> 백신 제품화 지원 대상 및 업체

구 분

백신 종류

업체명

개발 진행현황

필수
예방접종

수두

㈜녹십자

임상(1상)

SK케미칼㈜

임상(1상) 

BCG(피내용)

녹십자

연구/개발

성인용 Td

㈜녹십자

임상(3상)

㈜보령바이오파마

임상(3상) 

성인용 디프테리아·

㈜녹십자

비임상

파상풍·백일해(TdaP)

㈜보령바이오파마

연구/개발

폴리오(IPV)

㈜엘지생명과학

연구개발(기술도입)

폐렴구균(PCV)

SK케미칼㈜

허가신청

㈜유바이오로직스

연구/개발

장티푸스백신

㈜유바이오로직스

연구/개발

SK케미칼㈜

비임상

일본뇌염백신

일양약품(주)

연구/개발

인플루엔자(유정란,4가)

㈜녹십자

허가

일양약품㈜

임상(1/2상) 완료

기타
 예방접종

대상포진

SK케미칼㈜

임상(3상)

인유두종(HPV)

㈜종근당

임상(2상) 신청

SK케미칼㈜

임상(1/2상)

소아장염(Rotavirus)

SK케미칼㈜

임상(1/2상)

혼합백신(DTwp-HepB-Hib-IPV)

㈜엘지생명과학

연구/개발

수족구백신

일양약품(주)

연구/개발

탄저

㈜녹십자

임상(2상)

대유행, 대테러 대비

조류인플루엔자(유정란)

㈜녹십자

허가 신청

일양약품㈜

연구/개발

SK케미칼㈜

연구/개발

인플루엔자(세포배양, 4가)

㈜녹십자

임상(1/2상)완료

일양약품㈜

연구/개발

SK케미칼㈜

허가 신청



맺음말

이상과 같이 우리나라의 백신 품질관리 현황, 백신 자급률 현황, 백신 업체의 과제, 식약처 차원에서의 백신 산업 지원 전략에 대해 살펴보았다.

앞으로도 식약처는 우리나라의 백신 주권확립과 국내 백신의 세계화를 지원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며, 아울러 국가 차원의 백신 품질관리를 통해 국민에게 안전하고 유효한 백신의 공급을 위해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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