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이란 양날(double-edged)을 가진 칼과 같은 것이어서 정확한 의학적 근거에 기초해서 적절히 사용된다면 인간의 생명을 구하고 건강을 증진시키는 본연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지만, 잘못된 지식과 섣부른 판단에 근거해 함부로 사용될 때는 그 다양한 부작용 중 유해작용에 의해 인체에 크고 작은 피해를 줄 수 있다.

인체 내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의 정상적 대사에 복잡다기한 이상이 동반되는 만성 대사성 질환인 당뇨병은 근본적으로 치료되는 질환이 아니지만, 인슐린을 포함한 다양한 혈당 조절약물을 적절히 사용해 전반적인 병태를 적절히 조절함으로써 비교적 정상인에 가까운 건강 상태를 유지할 수 있음이 입증된 질환이다.

당뇨병 환자들은 일반적으로 질병의 조절을 위해 약물요법 이외에도 복수의 건강기능식품을 복용하고 있는데, 주로 홍삼, 인삼, 뽕잎, 비타민, 미네랄 등을 섭취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각종 건강식품 당뇨관리에 부정적 영향

그러나 주의해야 할 점은 당뇨병의 조절에 도움을 주기 위해 섭취하는 각종 건강기능식품이 오히려 당뇨병의 조절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뽕잎은 당뇨병 예방 및 조절용 건강기능식품으로 사용되고 있는데, 누에, 뽕잎, 오디에 함유된 데옥시노지리마이신(deoxynojirimycin) 성분이 다당류 분해효소의 활성을 억제해 식후 급격한 혈당상승을 막아주는 것으로 보고돼 있다.

뽕잎과 누에가루는 섭취량이 일정해도 성분 함량을 일정하게 조절할 수 없으며 다른 혈당 조절약물과 동시에 복용할 경우 저혈당의 위험도 있을 수 있다.

특히, 뽕나무 열매인 오디는 즙이나 당절임 형태로도 많이 이용되는데, 이렇게 섭취하게 되면 가공 과정에 함유되는 과량의 설탕 등에 의해 오히려 혈당조절 상태가 악화될 수 있다.

한편, 인삼과 홍삼의 약효 발현 주성분은 진세노사이드(ginsenoside)라는 사포닌 성분으로 알려져 있다. 원기회복, 면역력 증진, 자양강장에 도움이 된다고 해 일부 동물실험에서는 혈당을 떨어뜨리는 효과도 기대되었으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연구에서는 확증적인 효능을 제시하지 못했다.

인삼 추출물을 일부 함유한 혼합제품의 경우 인삼의 약리성분 함량이 아주 낮거나 쓴 맛을 줄이기 위해 설탕, 꿀 등을 첨가한 제품이 많으므로 이를 복용하면 오히려 혈당치가 상승하게 된다.

일부 혈압 상승 등의 부작용도 알려져 있으므로 항고혈압 약물을 복용하고 있는 경우에는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임상적 보고에 의하면, 냉동 아사이베리 과육을 1개월 간 1일 2회 섭취 시 공복 혈당치를 감소시켰으나, 아사이베리 주스류 제품은 다량의 설탕을 함유할 수 있으며, 혈당 조절을 방해할 수 있다.

또한, 알로에 함유 건강기능식품의 장기 섭취 시 혈청 중 칼륨의 농도를 감소시킬 수 있고, 인슐린의 혈청 칼륨치 저하효과에 상가적 약효를 발현할 수 있으며, 인슐린과 알로에의 병용 경구 투여는 저혈당 작용을 강화시킬 수 있는 것으로 보고돼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또한, 커피나 차(茶)류에 존재하는 카페인은 인슐린 감수성을 손상시키며 혈당을 증가시키거나 또는 감소시킬 수 있다. 즉, 홍차와 항당뇨 약물을 병용하면 혈당 조절을 방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당뇨병과 일부 미량 영양소 결핍과의 관련성이 보고된 바 있으나, 객관적으로 영양소 결핍이 없는데 영양소를 보충하는 행위의 이점은 아직 명확히 알려져 있지 않다. 항산화 비타민이나 크롬, 마그네슘 등의 미량 영양소를 건강기능식품의 형태로 섭취할 때 어떤 효과가 있는지 충분히 입증돼 있지 않고, 장기 복용 시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도 있다.

임신 및 수유 중인 여성, 채식주의자, 노인, 체중 감량을 위해 열량 제한식을 하고 있는 경우에는 음식을 통한 영양소 섭취가 부족하거나 제한될 수 있으므로 종합 비타민을 복용해야 하는데 일반적으로 영양소를 함유한 건강기능식품은 권장되지 않는다.

오메가-3 지방산 함유 건강기능식품은 당뇨병 치료제나 아스피린과 함께 복용하면 혈액을 묽게 만들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철분 함유 건강기능식품은 위궤양, 위염을 악화시킬 수 있고 궤양성 대장염의 증상을 자극할 수 있으며, 2형 당뇨병이 있는 여성의 심장 질환을 증가시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레시틴(콩 추출물) 함유 건강기능식품은 당뇨병 환자에게 가려움증을 유발할 수 있다. 셀레늄(selenium)은 노화방지 효능이 널리 알려져 있는 항산화제이며 전립선암도 예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연구 결과 전립선암 예방에 도움이 되지 않으며 당뇨병 발병을 높일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의료전문가, 일반인에 정확한 정보 제공해야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전문가의 판단에 근거해 잘 사용하면 인체의 질병을 적절히 조절함으로써 인간에게 큰 유익을 줄 수 있는 약물 및 건강기능식품이라는 훌륭한 도구도, 잘못 사용되면 오히려 질병의 조절 및 치료에 부정적 영향을 끼쳐 결과적으로 환자에게 피해를 입힐 수 있다.

따라서 의료 전문가들은 대중에게 약물요법과 건강기능식품 섭취 등 보조요법의 정확한 개념 및 장단점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 질병 치료의 제반 과정에서 올바른 선택을 하도록 도와야하며, 약물과학의 부단한 발전을 이룩해 부작용이 극소화되면서도 치료작용이 탁월한 안전한 약물의 개발 및 합리적인 약물요법의 시행을 가능케 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현대의학은 발병 후 치료를 시행하는 것보다는 예방의학적 원리의 실천을 통해 질병을 예방함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건강’ 이란, 어느 한두 가지 요인에 의해 크게 좌우되지 않으며, 건강을 이루는 요인들을 전체로서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 또한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보건 및 의료문제에 대한 올바른 인식 아래 질병 예방에 주력해 전인적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 우리 모두가 택해야 할 정도(正道)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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