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사 및 바이오파마들은 국내 상업화에 안주하지 않고 해외 상업화에 노력을 기울이면서 미국에서 허가를 받는 성과를 도출했다. LG생명과학의 항생제 ‘팩티브’, 한미약품의 ‘에소메졸’(역류성 식도염) 등이 대표 사례이다. 팩티브는 신약으로 2003년 4월 허가를 받았고 에소메졸은 개량신약으로 2013년 8월 허가를 획득했다.

하지만 위 두 의약품의 상업적 성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었다. 이는 미국 의약품 시장에 대한 이해 부족과 최적의 파트너 선정 실패 등에 기인한다. 미국 상업적 성공 사례 부재에도 불구하고, 국내 제약사 및 바이오파마들의 미국 등 해외 시장 진출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국내 시장 규모의 한계를 돌파하고 자체 개발 의약품의 상업적 포텐셜 극대화를 위해서다.

2014년 2개의 의약품이 선진국 시장에서 허가를 받는 고무적인 성과를 일궈냈다. 그 의약품은 동아에스티의 슈퍼항생제 ‘시벡스트로’, 셀트리온의 항체 바이오시밀러 ‘램시마’다. 우리는 2015년 시벡스트로와 램시마의 선진 시장에서 상업적 성공을 기대한다.

동아에스티 슈퍼항생제 ‘시벡스트로’

동아에스티의 슈퍼항생제 시벡스트로에 대해 살펴보자. 항생제 개발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이로 인해 슈퍼박테리아 치료 옵션 감소로 이어지고 있고 항생제 내성이 확산되고 있다.

WHO 및 미국 CDC는 이러한 항생제 내성 확산을 글로벌 보건 위협으로 간주하고 있다. 현재 슈퍼박테리아인 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상구균(Methicillin resistant straphylococcus aureus, MRSA) 치료 항생제에는 큐비신, 시벡스트로, 반코마이신, 자이복스 등이 있다. 주요 치료제 중 큐비신과 자이복스 연 매출액은 10억 달러를 넘고 있다. 그런데 큐비신은 2003년, 자이복스는 2000년 허가를 받은지 오래된 약물이다.

반면 시벡스트로는 2014년 허가를 받았다. 시벡스트로는 2세대 oxazolidinone계열 항생제로, MRSA와 같은 내성균을 포함한 그람 양성균에 의해 발생하는 심각한 피부감염 치료를 적응증으로 하고 있다. 허가를 받은 이후 경구제를 출시했고 2014년 8월 주사제형을 출시했다.

MRSA의 전세계 확산과 최신 치료제 부재에 따른 기존 치료제에 대한 내성균 발생 리스크를 감안하면, MRSA 치료 가능한 새로운 항생제 필요성은 상당히 높을 것으로 판단된다.

동아에스티는 자체 개발 슈퍼항생제 시벡스트로(성분 tedizolid)를 미국의 트라이어스(Trius Therapeutics)에 기술 수출했다. 이 기술수출 계약은 한국을 제외한 전세계 판권으로, 총 마일스톤 1,720만 달러, 매출액의 5~7% 로열티를 받는 구조이다.

트라이어스는 2011년 독일의 바이엘(Bayer)에 시벡스트로에 대해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은 중국, 일본 등에 대한 상업화 독점 계약으로 시벡스트로의 글로벌 매출 확대가 가능해졌고 이는 동아에스티의 시벡스트로 로열티 증대로 연결될 전망이다. 현재 바이엘은 중국에서 급성 세균성 피부 연조직 감염으로 임상3상을 진행 중에 있고 일본에서 MRSA 감염으로 임상3상을 진행 중이다.

그런데 2013년 7월 30일 큐비스트(Cubist)는 트라이어스 인수를 발표했다. 인수금액은 7억4백만 달러였다. 당시 트라이어스는 영업실적이 없었고 파이프라인에 임상 개발 중인 아이템이 시벡스트로 뿐이었다. 이 점을 감안하면 큐비스트가 트라이어스를 인수한 금액은 시벡스트로의 가치로 판단된다.

미국 내 상당수의 내과 전문의들은 시벡스트로에 대해 상당히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트라이어스의 발표에 따르면, MRSA 급성 세균성 피부 연조직 확진 환자에 대해 시벡스트로가 얼마나 의사에게 관심을 주는 지에 대한 질문에 총 505명의 내과 전문의 중 80%의 전문의가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특히 감염 질환 전문의는 92%의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큐비스트가 이러한 의사들의 높은 관심을 보고 트라이어스를 인수한 것으로 사료된다.

시벡스트로는 주요 경쟁 제품 대비 우수한 제품 프로파일을 확보하고 있어, 상업적 성공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직접적인 경쟁 약물로 예상되는 자이복스 대비 시벡스트로는 용법용량이 개선됐기 때문이다.

바이오시밀러 ‘램시마’

이제부터 항체 바이오시밀러 램시마로 눈을 돌려보자. 세계 최초 항체 바이오시밀러 램시마(류마티스 관절염)는 지난 7월 일본 의약품 허가 기관인 후생노동성으로부터 제품판매 허가를 받았다.

셀트리온은 일본 허가를 위해 글로벌 임상과는 별도로 일본에서 가교 임상을 진행했다. 오리지널 레미케이드의 일본 내 매출액은 1조원 정도 되고 TNF-알파 억제제 시장에서 처방 비중이 50% 가량 된다. 램시마는 이처럼 거대한 시장에 지난 11월 오리지널 대비 약 30% 저렴한 수준의 약가를 받고 출시됐다. 이로써 램시마의 일본 판매는 2015년부터 본격화 될 전망이다.

동사는 지난 8월 미국 FDA에 램시마에 대한 판매 허가를 신청했다. 이는 미국이 제정한 BPCIA(바이오의약품 가격 및 혁신법), 일명 ‘바이오시밀러법’에 의해 허가 신청을 한 두 번째 의약품에 해당한다. 동사는 현재 오리지널 특허 무효화 소송을 진행 중에 있다.

이에 2015년 중반 즈음 램시마의 미국 허가 여부가 판가름 날 것으로 전망되고, 특허 소송 결과 및 추이에 따라 미국 특허만료 2018년 9월 이전 출시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램시마는 2015년 1분기 서유럽에서 출시가 예상된다. 2015년 2월 레미케이드의 특허가 독일, 스페인, 영국, 스웨덴, 벨기에, 스위스, 프랑스, 그리스, 이탈리아, 네덜란드 등에서 만료되기 때문이다. 램시마는 현재 북유럽 등 일부 유럽 지역에 출시가 되어 판매되고 있는데, 노르웨이 의약품 국가입찰에서 오리지널을 제치고 류마티스 관절염, 강직성 척추염, 크론병, 궤양성 대장염 등 치료제로 선정되어 처방되고 있다.

이에 따라 노르웨이 의사들은 TNF 알파 억제제를 처방해야 하는 신규 환자에게 레미케이드 등 고가의 오리지널 대신 램시마를 우선 처방하고 있다. 서유럽 시장도 노르웨이와 유사하게 국가 입찰 시장 규모가 상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2015년 1분기 램시마의 서유럽 출시 이후 노르웨이 사례처럼 오리지널 대비 유효성과 안전성을 입증한 램시마가 입찰 시장에서 선전 할 것으로 전망된다.

녹십자·한미약품 등도 선진시장 진출

위 두 의약품 이외에도 국내 회사가 만든 의약품들이 선진국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허가를 받는 성과를 도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수의 회사들이 선진국 시장을 목표로 신약 혹은 개량 신약을 개발 중에 있고 임상 개발 후기 단계에 있다. 이러한 회사에는 셀트리온, 녹십자, 메지온, 종근당, 대웅제약, 메디톡스, 한미약품, 바이로메드 등이 있다.

자체 개발 약물의 임상 개발 단계가 올라가면서, 약물의 미래가치가 부각되고 이는 기업가치로 연결이 된다. 따라서 선진국 시장에서 개발 중인 약물의 미래가치는 기업가치에 의미 있는 변화를 일으킬 수 있고 기업가치 프리미엄을 확대할 수 있다.

2015년에 선진국 시장에서 허가가 기대되는 신약은 메지온의 유데나필이다. 동아쏘시오홀딩스의 자회사인 메지온은 2014년 4분기 유데나필에 대해 발기부전으로 미국 FDA 허가를 신청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메지온은 소정의 마일스톤을 파트너사인 미국의 액타비스(Actavis)로부터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동아에스티는 소정의 마일스톤을 메지온으로부터 받게 될 것으로 추정된다.

2015년 선진국 시장에 허가 신청이 기대되는 자체 개발 의약품은 셀트리온의 허셉틴 바이오시밀러(유방암), 녹십자의 혈액제제 IVIG SN(중증감염증), 에이프로젠의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류마티스 관절염) 등이다. 셀트리온은 2015년 상반기에 허셉틴 바이오시밀러에 대해 유럽 EMA에 허가를 신청할 전망이다. 동사의 허셉틴 바이오시밀러는 국내에서 이미 허가를 받았고 브랜드명은 허쥬마이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이 시각 추천뉴스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