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득 한국약학교육협의회 미래약사직능위원장 (부산대 약학대학 학장) 

2015년 새해는 6년제 약사 배출 원년이다. 2006년 1월 13일 약학대학 6년제 시행을 위한 고등교육법시행령 개정령이 공포된 이후 만 9년, 2009년 6년제 시행 이후 만 6년, 2011년 3월 6년제 교육 개시 이후 만 4년이 경과하는 2015년 2월 말, 드디어 약학대학 6년제 졸업생이 배출된다.

6년제를 포함한 약학교육 연한 연장에 대한 첫 불씨는 1970년대 초부터 시작됐는데 1973년 6월 당시 6개 약학대학장이 참여한 ‘약학교육심의회’에서 교육연한 연장을 처음 공식 거론한 이후 만 33년만인 2006년에야 고등교육법시행령 개정을 이루어 낸 것을 보면 전문인을 양성하는 학제 개편이 정말 어렵고 힘든 과정임을 알 수 있다.

6년제 약사 배출 과정의 상호 협력

약학대학 6년제 즉 2+4 체제 도입과 관련해 2005년 8월 19일 당시 교육인적자원부 보도자료는 약학대학 6년 학제 개편의 배경을 ‘국민보건증진에 기여할 수 있는 약사양성 교육체제 구축’, ‘폭넓은 교양과 전문지식을 겸비한 전문인력 양성’, ‘국제적 기준에 상응하는 국제 수준의 학제 마련’을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그 당시 약사 면허 취득자의 70% 이상이 개국약사로 진출했기에 약학대학에서 교육이 실무적 약사양성교육이 주를 이루어야 했으나, 실제 직무와 관련된 실무실습교육이 미미한 수준에서 실시되고 있었던 것을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약대 6년제 시행과 더불어 특이한 사실은 2010년 2월 26일자로 15개 약학대학을 신설, 기존 20개 약대와 더불어 35개 약학대학 체제가 되면서 2013년 현재 35개 약학대학 입학 총인원이 2,114명(정원 1,893명 + 정원 외221명, 계약학과 제외)이 되기 때문에 약사고시 합격률 등을 고려할 경우 2015년 2월말로 약 2,000명 이상의 약사들이 배출될 것으로 기대되며 지난 2013년과 2014년에 2년간의 약사 공백을 어느 정도 메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국 35개 약학대학은 대부분 2014년 1월 초 또는 2013년 가을부터 6학년 약대생들의 실무실습교육(지역약국, 의료기관, 제약산업, 약무행정, 연구트랙 등)을 시행했다.

처음 시행하는 실습이라서 한국약학교육협의회(전국 35개 약학대학 협의체)가 중심이 돼 대한약사회, 한국병원약사회, 한국제약협회 및 수많은 제약회사, 식품의약품안전처,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한국보건의료연구원,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 여러 약무행정 기관들의 협조를 통해 실무실습교육을 시행했다. 대부분 약대들이 2014년 9월 혹은 10월에 실무실습교육을 완료했다.

모든 것이 첫술에 배부를 수 없듯이 처음 시행하는 실무실습교육이었기에 준비가 부족했거나 시행착오가 곳곳에서 발생하기도 했지만 처음임을 고려할 때 무난하게 끝났다고 생각된다.

2000여명 6년제 약사 배출

6년제를 졸업하는 약사들은 지난 1년 동안 필수 및 심화실무실습을 통해 약사들의 주요 직능인 지역약국, 의료기관, 제약산업, 약무행정 및 연구트랙 등을 미리 실습했다. 실무실습 경험이 전무한 상태에서 약사 면허만 달랑 들고 현장에 배치됐던 4년제 약사와는 전혀 다른 자격을 갖추었다고 봐야 할 것이다.

따라서 2,000여명의 6년제 약사들에 대한 기대가 크고 이들로 인해 한국 약계의 발전 전망 또한 밝다. 6년제 학제 개편의 가장 중요한 배경으로 지목되었던 3가지 꼭지에 맞추어 미래 전망과 6년제 약사들에 요구되는 역할 및 역량에 대해 간략히 기술하고자 한다.

첫째, ‘국민보건증진에 기여할 수 있는 약사양성 교육체제 구축’이 무엇보다 중요한 6년제 학제 개편 이유이다.

즉 의사들이나 간호사들처럼 졸업 전 1년간 임상실습 후 졸업하고 또 면허 취득 후 현장에서 인턴, 레지던트 혹은 전문간호사로서 현장 교육을 받는 것과는 너무 대조적으로 현장에서 크게 도움이 되지 않던 교육 위주의 약학교육을 이수한 뒤 면허 취득 후 최소 1년 이상의 현장 교육을 받아야 했던 것은 이제 과거의 이야기가 됐다.

2004년 12월에 발표됐던 오즈 컨설팅의 ‘신입약사 조제 역량 분석’ 자료에서 신입약사의 3개월 수습 후 조제역량이 5점 만점에 2.16점이고, 약력관리, 처방전 검토, 조제실제제, 주사제 무균조제, 복약지도 등 약사로서 반드시 알아야 할 과업들에 평균 1.58점(5점 만점)이라는 것은 4년제 약학교육의 허점을 극명하게 보여 주는 대목이다.

6년제 약사들은 이와 같지 않을 것이라 자부할 수 있다. 물론 2015년 3월 이후 현장에 투입된 뒤 평가를 받아야 하겠지만, 적어도 이들은 이미 필수 및 심화실무실습으로 신입약사로서 기본적인 과업 수행능력을 획득했다.

실무실습 하반기에 진행됐던 심화실무실습 기간 중 만났던 지역약국장 혹은 의료기관 약국장들은 이구동성으로 6년제 예비약사들의 우수한 자질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또한 실무실습교육 기간 중 본인의 장래 취업 방향을 확실히 할 수 있었기 때문에 직업 선택 후의 만족도 또한 높을 것으로 판단된다.

둘째, ‘폭넓은 교양과 전문지식을 겸비한 전문인력 양성’ 또한 약대 6년제의 주요 원인이자 목표이다. 6년제 약학대학 입학생의 약 70%가 2학년, 약 15%가 3학년, 약 15%가 4학년 이상을 마친 상태로 입학하고 있다.

이들 입학생들은 주로 생물, 생명과학, 화학 등이 주가 되는 자연과학계열(농학, 수산학, 보건학, 간호학, 한약학 등 포함)이 대략 80%, 공학계열이 17%, 기타 3% 정도가 인문·사회계열, 예·체능계열, 의학계열 등에서 진학하고 있다.

즉 고등학교 졸업 후 바로 약대로 입학했던 4년제 약대생과는 다르게, 다양한 전공을 이수한 학생들이 6년제 약대생으로 입학한 뒤 3년의 학업과 1년의 실무실습교육을 받고 졸업한다. 기존의 4년제 약사들과는 아주 다른 전문인력들이 배출될 것이라고 기대된다.

그렇기 때문에 처음 사회에 진출하는 6년제 약사들의 진출 직능 또한 초미의 관심사이며, 이들의 앞으로 대한민국의 사회에 어떤 기여를 할지 정말 기대되는 바이다. 그리고 대학에 재직 중인 교수로서, 이들 6년제 졸업생들 중 상당수가 연구인력으로 대학원 진학을 희망하고 있으며 뛰어난 학업 능력을 갖춘 이들이 약학 연구 및 대한민국 차세대 먹거리 산업인 제약산업 발전에 크게 이바지 할 것으로 기대해 마지않는다.

셋째, ‘국제적 기준에 상응하는 국제 수준의 학제 마련’에 접어들었다.
미국과 프랑스는 이미 오래 전부터 6년제를 실시하고 있었고 가까운 일본의 경우에도 2006년부터 6년제를 실시해 벌써 4회째 6년제 약사를 배출하고 있다.

6년제 실시 후 우리나라 대부분 약대들이 미국에서 Pharm.D. 학위를 취득하고 수년간의 실무 경력을 갖춘 분들을 임상약학 및 약물치료학 담당 교수로 초빙해 이들을 통한 선진 약학 교육을 실시하고 있기에 우리나라도 미국, 프랑스, 일본 등과 어깨를 견줄 수 있는 6년제 약사 배출국이 됐다.

약업 현장에 당부

처음으로 사회에 진출하는 풋내기 6년제 약사들을 맞이하는 약업 현장의 선배님들에게 부탁하고픈 것이 있다. 나와 다른 교육을 받은 후배들이라고 질시하기보다 더욱 따뜻한 마음으로 이들 후배 약사들을 맞이해 주시길 간곡히 당부 드린다.

이들이야 말로 미래의 약업 현장을 지켜내고, 또 국민 모두를 위한 차세대 먹거리를 더욱 풍성하게 할 전문약사인력임을 인정해 주는 가운데 선배들은 앞에서 끌어 주고, 후배들은 뒤에서 밀어주는 정겨운 약업 현장이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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