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의약품 R&D 혁신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 사무국장 여재천] 

지난 60년간 인류는 신약개발을 통해 수많은 난치병 치료제를 확보하게 됐고 그 결과 10년 이상 수명을 연장시킬 수 있게 됐다. 여러 질병군중에서도 고혈압 등 순환계질환, 당뇨 등 대사성질환, 관절염, 통증, 우울증, 각종 암, 소화기질환, 감염성질환 등을 앓고 있는 환자들이 신약개발의 혜택을 받아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있다.

그러나 임상 현장에서는 여전히 각종 암, 당뇨, C형간염, 치매 등 신경질환, 정신과질환, 면역 질환 등에 대한 개선된 새로운 치료제를 필요로 하고 있다. 다국적제약기업들은 미충족 의료 수요(unmet medical needs)를 해소하면서 수익을 실현하기 위해서 경쟁력 있는 분야에 연구력을 집중하고 있다.

글로벌 신약개발 한계와 트랜드

글로벌 제약시장에서 신약개발 투입 자금은 지속적으로 증가해 1997년 신약 1개의 평균 투입 자금은 4.2억 달러였지만 2011년은 16.5억 달러로 3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1997 ~ 2011년 사이에 신약 1개당 평균 투입 개발비 12.9억 달러였지만 12개 상위 다국적 제약기업의 신약 1개당 평균 투입 개발비는 57억 달러에 육박하여 블록버스터급 의약품의 시장진입 없이는 생산비용을 회수하기 힘들게 됐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신약개발에 있어서도 필요한 아이디어와 기술을 외부에서 받아들이고 동시에 개발된 기술을 외부로 내보내는 오픈 이노베이션 체제가 보편화되고 있다.

1963 ~ 1999년 FDA 승인 신약의 38%가 비즈니스 제휴를 통한 라이센싱에 의해 이루어 졌다. 2002년 1년 동안에 바이오테크 기업 간에 304건, 다국적 제약회사와 바이오테크 기업 간에 217건, 다국적 제약회사 간에 67건의 비즈니스 제휴가 일어났다. 2003년 세계 매출 50대 약품 중 17개(매출액 기준 35%)가 라이센싱에 의해 시판됐다.

다국적 제약회사와 바이오테크 기업의 신약개발 분업 구조의 사례를 살펴봐도 연구개발비의 20%를 신약개발 후발국의 제약기업, 바이오테크 기업과 상업화 연구를 하고 있는 대학의 연구개발 제휴에 사용하고 있다. 



오픈 이노베이션 확대

2014년에는 신약개발 패러다임 변화를 위해 자체 R&D 역량과 성과만을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외부의 R&D 결과물 및 지식자산을 활용, 자신의 지식자산을 아웃소싱, 다른 기업을 통해 사업화하면서 혁신과 수익을 창출하는 오픈이노베이션이 확산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나의 기업에서 연구부터 판매까지 수행하는 FIPCO(Fully Integrated Pharmaceutical Company) 모형에서 대학, 바이오테크 기업, 제약기업 등이 가상적으로 통합된 VIPCO(Virtually Integrated Pharmaceutical Company) 오픈 이노베이션 모형으로 다양한 협력 유형과 채널이 만들어지고 있다.

다국적제약기업은 초기단계 의약품 타깃 발굴을 위한 산학협력, 바이오테크 기업 투자, 라이센싱, 공동 개발, 인수 합병, 조직 개편, 아웃소싱, 기업 확장 등 다양한 사외협력을 통해 연구개발 능력을 향상시키고 있다.

사외협력은 사내개발보다 새로운 지식 접목 및 기술 범위를 넓힐 수 있기 때문에 신약개발 비용 절감과 생산성 향상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 사외협력을 통한 신약탐색(Drug Discovery)은 매우 중요하고 효율적인 신약 개발 방법이다.

신약개발 단계 중 신약탐색 단계의 R&D 비용을 살펴보면 전체 신약개발비의 25∼ 35%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개발단계의 비용 절감을 위해서 다국적제약기업은 적극적인 사외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새로운 치료제에 대한 아이디어는 대부분 학교와 바이오테크기업에서 나오고 있지만 재정적인 여건 때문에 신약개발로 이어지기에는 많은 난관이 뒤따르고 있다.

연구의 초기단계부터 제약업계와 밀착해 협력관계를 구축하면 학교와 바이오테크기업은 안정적인 연구비를 확보할 수 있는 장점이 있고 기업으로서는 연구의 성과물을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상용화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궁극적인 오픈 이노베이션 형태의 산학협력은 연구개발의 효율성과 성공률을 높일 수 있는 좋은 모델이다. 산학협력을 통한 신약개발은 초기단계 신약탐색의 중요한 부분으로서 여러 다국적제약기업에서 적극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정부 부처 간 통합된 지원 필요

2014년 우리나라에서는 신약개발 제약기업을 중심으로 기술협력 파트너로서 국내외 기업, 대학, 연구기관, 바이오테크 기업 등과의 다양한 협력이 진행되고 과거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던 위탁연구 형태의 협력 중심에서 탈피해서 권리 이전 또는 공동연구 및 기술 이전 등이 새로운 오픈이노베이션의 중심축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신약개발을 기업 성장 동력의 미션으로 삼고 있는 혁신형 기업과 그렇지 않은 비혁신형 기업의 경영 행로가 확연하게 구분되면서 시장에서는 제약기업의 신약 연구개발 경쟁력에 대한 변혁이 더욱 거세게 요구 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의 글로벌신약개발을 위해서는 산업통상자원부, 보건복지부, 미래창조과학부가 하나가 돼 대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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