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0여 년간 임상현장에서 와파린이 독점하던 경구용 혈액응고 표준치료제 자리가 혁신성을 내세운 신약의 등장으로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와파린은 음식과 복용 약물의 상호간섭이 심하고 용량 조절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사용상 불편이 적지 않았지만 대체할 약제가 없었다. 때문에 심각한 부작용과 함께 INR((International Normalized Ratio)을 지속적으로 신경 쓰면서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와파린을 처방해온 것.

이에 다수의 글로벌 제약사들은 경쟁적으로 효과와 안전성 및 복약 순응도가 향상된 대체 약물 개발에 뛰어든 결과 차세대 경구용 항응고제가 탄생, 시장진입에 성공했다. 그 3인방은 트롬빈 생성을 막는 혈액응고 Xa인자 억제 작용기전의 ‘자렐토(리바록사반)’과 ‘엘리퀴스(아픽사반)’, 직접적으로 트롬빈 억제작용을 하는 ‘프라닥사(다비가트란)’가 그 주인공이다. 

차세대 항응고제들은 음식과 약물 간 상호작용, INR 모니터링이 필요 없다는 공통 장점이 처방확대로 이어질 전망이다. 국내에서도 이들 3제품이 모두 출시를 마쳤다.

신약 3인방의 행보

최근 개정된 한국 뇌졸중학회의 2012년 진료지침은 비판막성 심방세동 환자의 뇌졸중 예방을 위해 와파린, 아픽사반, 다비가트란, 리바록사반 또는 아스피린 등 항혈전치료를 권장(권고수준 A, 근거수준 Ia)하고 있다.

하지만 출시 후 보험급여 등재가 자렐토와 프라닥사가 지난 1월에, 엘리퀴스는 5월에 결정돼 아직은 시장 진입 초기 단계라서 처방동향을 속단할 수 없다. 또한 기존 와파린의 처방전환에 일정 기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비판막성 심방세동이라는 동일 적응증 아래 과연 의료진들이 이들 3개 신약 중 누구의 손을 들어줄지 선택의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더욱이 복용횟수를 감안한 1일 약값만 비교해 봐도 3,700원대로 비슷하고, 약물의 생체이용률이나 안전성, 와파린 대비 효과 면에서도 큰 차이는 없다. 따라서 제약사들의 마케팅과 영업력이 이들 3품목의 초기 경쟁에 향방을 가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바이엘의 자렐토는 시장에 가장 먼저 진입해 5년간 축적된 임상 경험을, 베링거인겔하임의 프라닥사는 유한양행을 파트너로 선정하고 2011년 트윈스타, 2012년 트라젠타에 이어 성공적인 국내 시장 안착과 성공을 자신하고 있다. 여기에 가장 늦게 가세한 엘리퀴스는 BMS가 화이자제약과 글로벌 전략제휴를 맺고 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같은 시장의 기대는 이들 약제를 3파전이라는 과열양상으로 표현하고 있지만, 단순히 공개된 대규모 임상 자료와 기전만으로는 그 우열을 가리기가 쉽지 않다. 이는 진행한 임상시험의 기간, 참여 환자, 목적, 방법, 규모, 지역 등에 차이가 존재하고, 시장에 선보인 기간이 짧아 누적된 이상반응 보고사례가 적기 때문이다.

7월 출시된 엘리퀴스를 제외하고 지난 1월 급여 고시된 자렐토와 프라닥사의 상반기 매출은 프라닥사가 앞섰지만 실제적 처방 차이는 미미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아울러 시장선점에 있어서도 자렐토와 프라닥사가 먼저 보험급여를 받았지만 보험급여기준이 ‘비판막성 심방세동 환자 중 고위험군에서 와파린에 과민반응, 금기, INR 조절 실패 등의 이유로 와파린을 사용할 수 없는 경우’로 규정돼 있어 처방이 원활하게 이뤄지지는 않고 있다.

이 같이 발매 초기에 제품 간 우열을 확실히 가릴 수 없는 시점에서 각 제품별 공통적인 효과를 배제하고, 차별화된 특징과 임상시험 결과를 요약해 보았다.

<자렐토>
先출시 따른 경험ㆍ적응증ㆍ높은 복약 순응도 강점 

개발사 바이엘 헬스케어
성분 리바록사반(Rivaroxaban)
적응증 1.비판막성 심방세동 환자에서 뇌졸중 및 전신 색전증 위험 감소 2.심재성 정맥혈전증 및 폐색전증 치료 /3.심재성 정맥혈전증 및 폐색전증 재발 위험 감소 /4.슬관절 또는 고관절 치환술 받은 성인 환자의 정맥혈전색전증 예방 
기전 혈액응고 단백질 Xa 인자 직접 억제제(프로트롬빈의 트롬빈 전환 방해) 
용법 1일 1회 복용, 음식·약물과의 상호작용 적음, INR 모니터링 필요없음 
국내허가 2009년 4월(적응증 4), 2012년 2월(적응증 1), 2013년 2월(적응증 2,3)
보험급여 2013년 01월 01일
가격 10㎎,15㎎,20㎎ 3750원

경구용 항응고제로 국내 시장에 첫 진출한 자렐토는 유일하게 4개의 적응증을 보유하고 있으며, 타 약제 대비 ‘1일 1회 용법’으로 환자의 복약 순응도를 향상시켰다. 이와 함께 중증도 신장애 환자를 위한 특정용량(15mg)의 유효성과 안전성 프로파일을 대규모 임상을 통해 확인한 바 있다. 더욱이 국내에서 2009년부터 처방 경험을 축적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임상에 참여한 환자가 10만여 명을 넘어서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3상 임상시험인 ROCEKT AF는 45개국 1,100개 센터 1만 4,264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다국가, 다기관 임상시험으로 자렐토와 와파린을 비교한 연구. 이 연구에 참여한 환자 가운데 1,000여 명의 동아시아 환자들이 참여했으며, 이중 한국인은 204명이었다.

ROCKET AF 결과, 뇌졸중과 비중추신경계 전신 색전증 발생위험이 와파린에 비해 자렐토 투여 환자군에서 12% 감소해 '비열등함'을 입증했고, 두개 내 출혈은 자렐토가 와파린보다 더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밖에도 EINSTEIN, RECORD 연구 등 다수의 임상시험을 통해 4개의 적응증에 대한 효능과 안전성 프로파일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

특히 급성 심부정맥혈전증과 폐색전증 환자 8000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시험 EINSTEIN-DVT와 EINSTEIN-PE결과, 자렐토가 헤파린과 비타민 K 길항제를 주사로 투여하는 표준요법보다 우수하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된 바 있다.

<프라닥사>
 

아시아 심방세동 환자에 허혈성뇌졸중 예방효과 탁월 

개발사 베링거인겔하임(Boehringer Ingelheim)/ 유한양행(국내 영업·유통 제휴)
성분 다비가트란 에텍실레이트(Dabigatran etexilate)
적응증 비판막성 심방세동 환자의 뇌졸중 및 전신 색전증 위험예방
기전 직접 트롬빈 억제제(DTI)
용법 1일 2회 복용, 음식·약물과의 상호작용 적음, INR 모니터링 필요없음
국내허가 2011년 02월 18일
보험급여 2013년 1월 건강보험 적용
가격 110mg 1,795원/ 150mg 1,851원

프라닥사의 RE-LY 임상연구는 44개국 951개 센터 18,113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와파린 대비 ‘우월성’을 입증한 시험이다. 이 시험은 PROBE(전향적, 무작위배정, 맹검 평가변수로 평가된 오픈라벨)로 진행됐으며, 임상결과, 프라닥사150mg 1일 2회 요법은 잘 조절된 와파린에 비해 모든 종류의 뇌졸중 및 전신색전증 위험성을 35% 감소시켜 '우월함'을 증명했다.

이는 와파린 대비 허혈성-출혈성뇌졸중을 모두 유의하게 감소시켰으며 두개 내 출혈 역시 유의수준으로 낮춘 것.

때문에 신규 항응고제 가운데 허혈성 뇌졸중 발생률을 감소시켰다는 부분에서 미국심장협회(AHA)가 프라닥사를 Class1 약제로 분류 권고한 바 있다.

이 밖에도 아시아 심방세동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RE-LY하위 연구에서, 프라닥사 150mg은 와파린 대비 뇌졸중 및 전신색전증 위험을 55%, 허혈성 및 출혈성뇌졸중 위험성을 각각 45%, 78%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나 뇌졸중 예방효과를 입증했다.

여기에 대출혈 및 전체 출혈 위험 역시 상당 폭 낮춘 것으로 관찰됐다. 이는 2012년 9월 아시아-태평양 뇌졸중학회에서 발표됐으며, 한국인 336명을 포함한 10개국 2,782명의 아시아인 환자가 참여했는데 이는 RE-LY 임상에 참여한 1만8천113명의 전체 환자군의 약 15%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엘리퀴스>

와파린 및 아스피린 대비 임상효과 입증은 유일 

 
개발사 브리스톨마이어스스퀴브(BMS)발견 /화이자(Pfizer)(개발 및 상용화 국제적 협력)
성분 아픽사반(Apixaban)
적응증 1고관절 또는 슬관절 치환술을 받은 성인환자의 정맥혈전색전증의 예방/ 2비판막성 심방세동 환자의 뇌졸중 및 전신색전증의 위험 감소
기전 혈액응고 단백질 Xa 인자 직접 억제제(프로트롬빈의 트롬빈 전환 방해) 
용법 1일 2회 복용, 약물 및 식사제한 적음, INR 모니터링 필요없음
국내허가 2011년 11월 30일2.5mg(적응증 1) / 2013년 1월 8일(2.5mg), 2월 27일(5mg)(적응증 2)
보험급여 2013년 05월 01일
가격 2.5mg 과 5mg 모두 정당 1,875원

엘리퀴스는 뒤늦게 출시됐음에도 와파린 및 아스피린 대비 약효, 출혈위험, 사망률 개선에 우월성을 인정받았다. 이는 비판막성 심방세동 환자의 뇌졸중 및 전신색전증 위험감소 적응으로 식약처 허가를 받은 후 약 4개월 만에 신규 보험등재를 신속히 끝낸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엘리퀴스는 비판막성 심방세동 환자 약 2만 4,000명을 대상으로 ARISTOTLE 및 AVERROES 대규모 임상3상 시험을 진행했다.

ARISTOTLE 연구 결과, 중요한 3가지 예후인 뇌졸중 및 전신색전증 발생 21%, 주요 출혈 위험 31%, 사망률에 있어서 11%의 상대위험 감소를 나타내 와파린 대비 우월성을 입증했다.
더욱이 와파린 사용 부적합 환자를 대상으로 한 아스피린 대조 연구인 AVERROES 연구에서 아스피린과 비교해 뇌졸중 및 전신색전증의 위험을 55%까지 유의하게 낮춘 것.

이와 함께 일반적으로 주로 신장을 통해 배설되는 제제는 신기능이 약화된 고령환자의 출혈 위험을 높이는데, 엘리퀴스의 경우 27%만 신장을 통해 배설되며 나머지는 담도와 장을 통한 배설로 출혈위험을 줄인다.

미국 AHA/ASA(미국 심장학회/미국 뇌졸중학회) 2012년 가이드라인에서 권고문을 통해 비판막성 심방세동 환자의 뇌졸중 발생 혹은 재발 발생 위험을 낮추는데 있어 엘리퀴스를 CLASS I로 분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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