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호 SK케미칼 고문

 그대로 예방효과 있다

예방접종은 과연 효과가 있을까

예방접종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나 단체도 존재하고 있지만 개인적인 의견은 확실하게 <있다>에 한 표이다.

인류의 역사를 통해 가장 골머리를 썩인 대표적인 감염병인 두창(천연두)은 약 40년 전 백신접종을 통해 지구상에서 완전히 박멸됐다.

두 번째로 백신접종으로 지구상에서 박멸시키고자 WHO를 중심으로 온 세계가 목표로 한 감염병은 폴리오(소아마비)이다.

오랜 기억을 되살릴 필요도 없이 한국인의 10%가 보균자로 최근까지 국민병이라고 불리우던 B형간염은 80년대 중반 이후 백신의 대규모 접종결과 전체 인구의 2% 수준으로 떨어졌으며 신생아감염은 이제 0.1% 이하의 수준까지 내려가게 됐다.

백신을 몇 마디로 정의하자면 죽이거나 약하게 만든 병원체를 인체에 주입시켜 항체를 만들면서 면역력을 높여주는 약이다.

뿐만 아니라 백신을 접종했다는 사실을 통해 백신이 예방하는 감염병에 대한 불안감을 없애고 심적으로도 안정이 되면서 플라시보(실제로는 진짜약이 아닌 가짜약을 투여해도 효과가 나타나는 것)가 작용해 면역력이 올라가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면역력은 신경계나 의식에 의해 상당히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플루백신 유효성 논란 원인

백신효과의 논란은 대부분 플루백신의 효과에서 나오곤 한다.

플루백신의 효과는 전세계 공히 70% 수준이다.

동일한 숫자를 놓고 비교할 때 백신 안 맞은 집단에서 10명 걸리면 백신 맞은 그룹에서도 3명은 걸린다는 뜻이다.

접종건수를 놓고 보면 우리나라에서 접종되는 백신의 3분의 2 이상이 플루백신을 접종하고 있는데(약 2000만명) 접종하고도 걸리는 숫자가 만만치 않기 때문에 백신효과 논란이 끊이지 않는 것이다.

백신개발 패러다임은 전환

그런데 우리가 상식적으로 알아 두어야 할 사항이 있다.

오래전부터 백신개발의 패러다임은 바뀌고 있다.

백신개발의 목표는 이제 백신을 접종하면 100% 병에 안 걸리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백신개발의 목표가 100%의 항체와 100%의 방어가 아니라 증상완화와 합병증예방, 입원율 감소, 사망률 감소까지를 고려해서 방향을 전환시킨 지가 제법 됐다는 사실이다.

인플루엔자(독감)는 1970년대에 개발된 백신인데 국내에는 80년대 초 백신이 소개됐다.

인플루엔자백신은 애초부터 인플루엔자 발병의 예방뿐만 아니라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감염과 관련된 이차 합병증을 막고 그로 인한 입원과 사망을 감소시킬 목적으로 개발된 백신이었다.

당연히 초기에 우리나라에서 이 독감백신은 소비자들에게 크게 매력이 없었다.

백신을 접종했는데도 걸릴 수가 있다니 그런걸 뭐 하러 맞느냐는 식으로 반응은 시큰둥했던 게 사실이다.

게다가 백신을 접종하면 백퍼센트 예방돼야 한다는 인식이 형성된 소비자들에게 독감백신은 접종을 해도 걸릴 수 있다는 말은 이해하기 힘들었던 것이다.

그렇지만 백신을 접종한 경우는 독감에 걸려도 증상이 완화된 상태로 나타나며 입원율 감소, 이차합병증감소, 이로 인한 사망자감소효과는 엄청나게 큰 것이었다.

이는 80년대에 개발된 수두백신도 마찬가지였다.

수두백신의 경우 접종 후 돌파감염으로 발생하는 수두는 미접종자에서 발생하는 자연감염으로 인한 수두에 비해 임상증상이 경미해 열이 없거나 미열이고 발진 개수가 적다는 점을 발매초기부터 특장점으로 내세우기도 했다.

여기서 더 나가 이후 동일한 수두바이러스를 이용해 개발된 대상포진백신 역시 효능효과에 아예 대상포진의 예방뿐만 아니라 대상포진 백신접종 후 대상포진으로 인한 증상감소, 합병증과 신경통감소, 그리고 대상포진으로 인한 질병부담 감소까지도 포함하고 있다.

로타바이러스백신 역시 마찬가지다. 백신접종으로 감염예방의 역할이외에도 증상완화를 통해 로타바이러스로 인한 응급실방문과 입원을 크게 감소시키고 있다. 개발도상국에서는 여기에다가 사망률 감소효과가 꼽히고 있다.

예방접종은 확실한 보험

우리가 종래에 백신에 대해 이해하고 있는 것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인 셈이다.

정리하면 감염병을 예방할 수 있는 백신이 아직까지 등장하지 않았다면 어쩔 수 없지만 백신이 존재한다면 접종을 안 하는 것 보다는 하는 게 현명한 방법이다.

예방접종은 가장 확실한 보험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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