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헌구(hglee@pharmnews.co.kr)

최근 들어 급증하고 있는 질병 중 하나가 턱관절 장애다. 사실 남의 이야기 같지만 업무 스트레스와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PC 앞에서 같은 자세로 일하는 직장인들에게서 요즈음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증상이다.

특히 이로 인해 두통, 수면장애, 우울증 등 턱관절 이외의 척추관절 이상과 전신질환까지도 동반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이번호에서는 턱관절 장애 증상과 치료법 등을 소개한다

직장인 심 모 씨(29세, 여)는 매년 이 맘 때 찾아오는 턱관절 통증에 겨울이 반갑지 않다. 심 씨의 집은 지하철역에서 15분 남짓한 거리에 위치. 겨울이면 출퇴근 길 찬바람을 맞으며 걷기 일쑤인데 그럴 때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 이를 악물거나 덜덜 떨어 턱 근육을 긴장시키기 때문이다. 심 씨의 경우 심할 때는 턱의 통증이 두통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서울대 치과병원 구강내과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가을보다 겨울에 턱관절 환자가 평균 30% 이상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기온이 낮아지면서 턱관절 주변의 근육이 뭉치고 낮은 기온에 의해 스트레스 호르몬이 분비되면서 혈관이나 신경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또한 턱관절 주위의 저작근이 발달해 저작력이 강한 젊은층일수록 남성보다 근육이 잘 뭉치는 여성일수록 발생률이 높다.

일반적으로 날씨가 추워지면 우리 몸은 열 손실을 줄이고자 최대한 몸을 움츠려 근육을 긴장시키는데 턱 주위도 이 같은 현상이 일어나게 된다. 특히 조금만 딱딱한 음식을 씹어도 턱이 아프거나 턱에서 소리가 들리는 등의 증상이 있다면 개구장애(입이 벌어지지 않는 현상)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턱관절 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다.

스마트폰 인구 증가, 턱관절 장애 급증

턱관절 통증이 계속 이어지면 두통 외에도 씹는 문제 등으로 인해 소화불량은 물론 위장장애가 생기기 쉽다. 턱관절 장애가 발생하는 데는 여러 원인이 있을 수 있다. 선천적으로 턱이 비대칭이거나 턱 교합이 잘 안 맞는 부정교합 증상, 좌우 턱의 길이가 달라 생긴 관절 편마모 등이 원인이 될 수 있다. 이 밖에 사고나 상해 등의 외상, 이를 악물거나 한쪽으로만 음식을 씹는 나쁜 습관 등 후천적인 요인에 의해 발생할 수도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턱관절 장애 환자는 지난 2010년 24만 8,000여명에서 2015년 34만 8,000여명으로 5년새 40% 이상 급증했다. 최근에는 바르지 못한 자세, 특히 PC와 스마트폰 등의 사용이 부쩍 늘면서 젊은층을 중심으로 그 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대부분에서는 턱을 괴는 습관이나 목을 빼는 자세, 몸의 중심이 흐트러진 상태에서 앉는 자세 등을 쉽게 볼 수 있다.

턱관절 장애의 대표적인 증상은 음식을 씹거나 하품할 때 양쪽 귀 앞에 아래턱뼈와 저작 근육에 통증을 느끼게 된다. 또 입을 벌리거나 다물 때 ‘딱딱’거리는 소리가 나는데 입이 잘 벌어지지 않고 말하거나 음식물을 씹을 때 불편함을 호소하는 등 턱주변에 나타나는 증상이 대부분이다.

턱관절 장애의 원인으로는 나쁜 습관 외에도 부정교합, 심리적 요인 등이 있다. 턱관절에 무리를 주는 행동으로는 단단하고 질긴 음식을 즐겨 먹거나 앞니로 손톱을 물어뜯는 행위, 평소에 이를 꽉 깨물거나 이를 갈면서 자는 잠버릇, 음식을 먹을 때 한쪽으로만 씹는 습관, 입을 너무 크게 벌리는 행위 등이 있다.

턱관절 장애가 지속되면 통증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안면비대칭 등의 외모적인 변화까지 올 수 있으므로 치과 전문의와 충분한 상담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좋다.

안면비대칭 증세 보이면 초기 치료해야

안면비대칭은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지만 본인의 얼굴이 비대칭임을 자각해도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정상 범위와 어느 정도 차이인지, 치료가 필요한 케이스인지 판단하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전문적인 진단에 앞서 1차 자가진단을 할 수 있는 방법에는, 확연히 눈에 뜨일 정도로 비대칭이 심한 경우, 눈이나 눈썹의 높이 및 좌우가 다른 경우, 웃을 때 얼굴이 틀어질 경우, 시간이 지날수록 비대칭 차이가 심해질 경우, 양쪽 턱선의 모양이 다를 경우 등이 있다.

비대칭 상태를 오래 방치하면 턱관절 장애는 물론 비염, 이명, 구강호흡 등의 발달장애로 부정교합의 원인이 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좌우 대칭이 틀어져 어딘가 어색한 인상을 준다. 안면비대칭을 적절히 치료하지 않으면 대인 기피나 우울증 등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안면비대칭은 단순히 외모적 문제뿐만 아니라 이목구비가 틀어지고 턱관절 장애와 부정교합 등을 심화시킬 수 있어 전문의들은 증세가 보이면 초기에 치료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또한 최근에는 양악수술뿐만 아니라 다양한 치료법이 등장해 환자의 상태에 적합한 시술을 선택할 수 있다.

가장 간단한 치료법은 보톡스나 초음파 등을 이용해 근육을 이완하는 것이다. 이는 턱관절 주위의 근육이 뭉친 것을 이완시켜 주는 원리다. 또 턱관절 이상이 크지 않은 경우에 한해 스플린트 같은 교정장치를 착용해 증상을 완화시킬 수도 있다. 하지만 생활에 불편을 느낄 정도로 증상이 심하다면 수술적 치료가 동반돼야 한다.

자칫 치료시기를 놓치면 턱관절 변위나 파열 및 유착, 골관절염 등의 만성화 증상으로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듯 안면비대칭은 만성 후유증을 동반할 수 있으니 악화되기 전, 증상이 있을 때 미리 예방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오랜 기간 안면비대칭을 방치해 생활 습관 교정으로는 개선이 어려운 경우, 안면윤곽 및 양악 수술을 고려해볼 수 있다.

양악수술, 기능적 개선이 우선시돼야

통상적으로 안면비대칭에 가장 많이 시행되는 것으로 알려진 양악수술은 성형외과 전문의와의 충분한 상담을 통해 선택하는 것이 좋다. 턱뼈가 기형으로 인해 정상적 기능을 못하는 경우 위턱(상악)과 아래턱(하악)의 뼈를 절골해 바로잡는 수술인 만큼 환자의 부담과 위험이 수반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개방교합이 5mm 이상 차이가 발생하면 진행한다. 안면비대칭 외에도 돌출입, 주걱턱으로 인한 불편함도 개선될 수 있다.

바노바기 성형외과 오창현 원장은 “최근 치료 목적보다 단순히 미용적인 부분만 생각해 양악수술을 강행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데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며 “심미적인 효과는 기능적 개선 뒤에 따라오는 부수적인 것이므로 단지 예뻐지기 위한 성형수술이라는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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