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종훈 교수(경희대학교 약학대학 한약학과)

바야흐로 본격적인 여름이 절정에 달했다. 올해는 또 얼마나 더울까 하는 스트레스가 앞선다.

여름이라는 계절은 땀을 많이 흘리게 되고 적절한 수분이나 영양소의 보충이 이루어지지 않게 되면 신진대사가 잘 이루어지지 않아 쉽게 피로하게 되는 계절이다.

또 요즘같이 냉방이 잘 되어 있는 곳에서 오랫동안 머물게 되면 냉방병으로 여름철 감기와 소화기계 이상을 호소하는 계절이기도 하다.

그래서 땀을 많이 흘려 기력이 부족한 경우에 이용할 수 있는 약용 차나 소화기계 이상에 음용할 수 있는 차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기력 부족에 ‘오미자’ 최고

여름에 복용할 수 있는 약용차 중 기력이 부족한 경우는 오미자(Schisandra chinensis)가 최고다. 오미자차의 은은한 색감은 마음을 편안하게 하며, 오미자가 가지는 시큼한 맛은 절로 침을 돋구어준다. 예로부터 약용차로 또는 한약 처방에 이용되던 오미자가 아답토겐(adaptogen)으로 학계에서도 중요한 약용 허브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 21회째를 맞이한 국제학술대회인 ‘Phytopharm’이 오스트리아 그랏츠(Graz)에서 개최됐다. 이 학술대회에서 독일과 러시아 연구자들이 아답토겐을 주목하고 열띤 토론을 이어갔다.

특히, 오미자를 비롯해 인삼(Panax ginseng), 가시오가피(Eleutherococcus senticosus), 감초(Glycyrrhiza glabra, G. uralensis), 황기(Astragalus membranaceus) 등이 인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아답토겐이라고 하는지에 대한 문헌조사 및 다양한 효능에 대한 연구결과들이 발표됐다.

아답토겐(adaptogen)이란아답토겐(adaptogen)이라는 단어는 1947년 러시아(구 소련)의 약리학자인 N.V. Lazarev가 2-benzyl-benzimidazole을 연구하던 중 이 물질이 비 특이적 저항성을 증가시킨다는 사실을 확인하면서 처음 사용된 용어다. 이후 인삼 사포닌 연구의 대가인 I. Brekhman 박사 및 I. Dardymov 박사가 이를 더 상세히 정의하게 됐고,

최근에는 ‘인간의 환경 적응능력과 항상성을 높여주는 자연계 유래의 물질’로서 받아들여지고 있다. 애초에 이러한 효과를 지닌 물질을 찾고자 한 것은 불로초를 갈구하던 진시황제까지 거슬러 올라가지만, 2차 세계대전 때의 스탈린 또한 근로자나 군인을 위해 이러한 물질을 찾게 된다. 그 당시부터 러시아에서는 인삼이나 가시오가피, 오미자 등에 대해 많은 연구를 진행했으며, 1962년 오미자의 강장효과 연구결과를 평가하면서 아답토겐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게 됐다(Panossian and Wikman, J Ethnopharmacol. 2008; 118: 183-212).

그러면 강장(tonic) 효과와 아답토겐 효과가 서로 같은 것이 아닌가라는 질문이 나올 수 있는데, 가장 큰 차이는 강장효과를 갖는 물질은 부작용이 있지만, 아답토겐은 부작용이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 몸 밖의 외인성 물질이 부작용이 없을 수는 없지만 비교적 부작용이 적다라고 이해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필자가 이렇게 아답토겐과 여름철 건강을 관련지어 이야기하는 것은 제일 먼저 아답토겐으로 거론되었던 것이 오미자와 인삼이었기 때문이다. 여름철 건강 이야기하면 삼계탕이나 황기삼계탕 등을 들 수 있는데, 휴식을 취하면서 마실 수 있는 차로서는 오미자가 가장 어울린다.

오미자는 다섯 가지 맛을 가지고 있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지만, 신 맛이 주를 이룬다. 신 맛으로 인해 차로 마실 경우 청량감이 매우 높고 갈증을 해소하는 것이다. 전통적으로도 오미자는 오래된 기침을 낮게 하면서 땀을 멎게 하고, 마음을 편안하게 하여 숙면을 취하지 못하고 꿈을 많이 꾸는 경우에 적용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러한 오미자의 효능이 잘 반영된 처방 중에는 맥문동과 인삼이 함유돼 있는 생맥산(生脈散)이라는 한약처방이 있다.

이와는 별도로 현대 약리학적 연구결과에서도 오미자를 아답토겐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다양한 효능을 밝혀내고 있다.

특히 전통적인 효능 외에도, 오미자가 간(肝)보호 작용, 인지기능 개선 작용, 항당뇨 작용, 면역증강 작용 등의 효능을 지닌 것으로 밝혀져 있는데, 이러한 효능들은 오미자에 함유되어 있는 다양한 리그난 성분들과 유기산들에 의한 것이다.

이렇듯 오미자는 땀이 많은 여름철에 매우 적당한 것으로 권장된다. 일본에서 발간된 한방약선학(漢方藥膳學)에서는 오미자를 당뇨병 약선에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도 서술하고 있다.

인삼ㆍ황기 끓여 식힌 물도 손색없는 약용차

오미자 외에도 비싸지만 인삼이나 황기를 끓여서 식힌 물에 꿀을 넣고 마시는 인삼차나 황기차 등도 여름을 잘 날 수 있는 약용차로 손색이 없다. 이들도 모두 잘 알려진 아답토겐으로 전통적인 효능들이 현대 약리학적으로 잘 증명되고 있다.

한편, 냉방병으로 소화기계에 이상이 생기는 경우에도 약용차는 한몫을 할 수 있다. 냉방으로 차가워진 몸을 따뜻하게 데워줄 수 있는 약용차로 생강차를 들 수 있다.

냉방으로 차가워진 몸에 생강차 제격

생강(Zingiber officinale)은 그 매운 맛으로 인해 전통적으로 감기나 구토 등에 사용되어 왔으며, 해독작용도 있어 독성이 강한 약물의 독성을 줄이기 위해서도 사용되기도 하였다. 최근에는 생강차가 임신 중의 구토에 유효하며, 강한 항염증 작용을 가지고 있음이 증명되어 전통적 효능이 현대약리학으로 증명되고 있다.

이와 같은 효능 외에도 항스트레스 작용도 알려져 있어 생강을 아답토겐으로 인정해도 무방하다고 보인다(Lakshmi and Sudhakar, Food Chem Toxicol. 2010; 48: 530-5). 그러면 냉방병에 생강차는 어떤 효능이 있을까? 기본적으로 생강은 배를 따뜻하게 해 주면서 소화기능을 도우는 작용이 있다.

생강에는 정유 성분으로서 zingiberene이 함유되어 있으며, gingerol로 대표되는 매운 성분이 함유되어 있어 맛도 맵다. 생강 말린 것을 건강이라고 하는데, 건강에는 gingerol이 shogaol이라는 성분으로 전환되어 생강보다 훨씬 맵다.

아무튼 생강에 함유된 이러한 성분들로 인해 생강이 매운 것인데, 이들로 인해 생강이 소화기능에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여름철 냉방병에도 유효한 것이다.

이 외에도 계피차나 유자차 등도 여름철 건강유지에 유익한 차들이다. 그렇지만 이러한 건강차도 지나치면 오히려 몸을 상하게도 할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 모든 것이 과유불급(過猶不及)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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