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석재 교수(강동경희대학교 한방병원 소화기/보양클리닉)

예로부터 한의학에서는 ‘정기존내 사불가간(正氣存內 邪不可干)’이라고 해서 ‘신체 내 정기가 온전하면 나쁜 기운이 범접하지 못한다’고 했다. 이는 병이 발생하기 전에 미리 체력과 면역력을 보강해둬야 큰 병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예방의학적 관점이다.

몸의 활동량이 줄고, 면역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겨울철엔 보약이 더욱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보양을 위해 먹는 보약에 대해서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보약은 체질과 치료 목적에 따라 그 효능이 다르고, 심하면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잘 먹으면 약이 되지만 그렇지 못하면 독이 될 수 있는 보약에 대해 알아보자.

보약이란 무엇인가?

흔히들 보약이라고 말하는 한약은 보(補)와 약(藥)이 결합된 합성어로 일반적으로 ‘정기(精氣)를 보(補)하 는 한약’을 일컫는다. 항간에서 말하는 정력을 보강하는 한약, 정신집중을 잘하게 하는 한약, 체력이 튼튼해 지는 한약도 모두 포괄하는 의미이다.

보약에는 여러 가지 정의가 있지만 몸의 전반적인 기능을 조절하고, 저항성을 높여 건강을 돕는 약이라고 하면 무난하다.

보약이라고 다 같은 한약은 아니어서 체질에 따라 다르고, 기혈음양 중 어느 것에 초점을 맞추느냐에 따라 또 달라진다. 때문에 한의사의 지도가 필요하고, 다른 사람과 바꿔 먹으면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보약을 먹는 대표적인 사람들!

한방병원을 찾는 환자 중 이유 없이 장기간 피로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 각종 검사 상 아무런 이상이 없지만 무기력한 증상이 6개월 이상 지속되기도 한다.

주변 지인들이나 가족들마저도 꾀병으로 오인하기 쉽다. 하지만 검사 상 이상이 없다고 하여 몸 상태가 정상이라는 뜻은 아니며, 서양에서도 이와 같은 환자 군들을 만성피로증후군으로 통칭해 다양한 치료법을 시도하고 있다.

보약의 종류는 무엇이 있을까?

단미 보양제제로서 인삼이나 녹용 같은 약들이 있다. 체질에 따라서는 인삼보다 당귀나 숙지황 같은 약들이 훌륭한 보약이 될 수 있다. 때문에 좋다고 알려진 약을 무작정 복용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단미 제제들을 차(茶처)럼 복용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보통 복용량이 적고, 오래 중탕을 하지 않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경우는 많지 않다.

하지만 단일 제제를 하루 8g이상 복용할 시에는 전문가 상담이 필요하고, 소화기능에 따라 신중한 투여가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우리 몸은 항상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단일 약을 오래 먹지 않는 것이 좋다.

복합 보양제제로서 한약재에는 포함되지 않지만 흔히 보양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제제들이 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홍삼, 영지버섯, 흑염소, 개고기 등이다. 복합 보양제제는 민간에서 많이 응용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효과가 거의 없는 것이 대부분이다.

특히 한약재를 섞어서 투여할 시 전문가와의 상담이 매우 중요하다. 제제에 따라 한약재의 약성을 방해할 수 도 있고 부작용을 일으킬 우려도 있다.

보약에 관한 오해와 진실

☞ 보약을 먹으면 간이 나빠질까?

아니다.

간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한약재도 있으나 모든 보약이 간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간염이나 간경화와 같이 간질환이 있는 사람이 먹어 간을 보호하는 한약도 분명 존재하며, 실제로 처방되고 있다. 한의사의 처방에 따라 보약을 짓는다면 간이 나빠질 염려는 하지 않아도 된다.

☞ 보약을 먹으면 살이 찔까?

아니다.

소화기보양클리닉을 찾는 많은 사람들 중 대다수는 살이 찌기를 원한다. 보약을 통해 소화기능이 회복되면 음식 섭취량이 늘고, 살이 찌면서 체력과 면역력이 좋아진다. 하지만 태음인의 경우 오히려 살을 빼는 것이 더 기력을 높이는 데에 도움이 될 때가 많다.

한약은 부족한 부분을 보충해 주는 데에 의의가 있다. 비만인 사람은 살을 빼게끔 해 체력과 면역력을 올리고, 허약한 사람은 식욕과 소화력을 증진해 살을 찌우게 된다.

☞ 보약을 먹으면 머리가 희어진다.

아니다.

황당하게 들리겠지만 실제로 문의해오는 분이 많다. 특히 숙지황을 먹을 경우, 무를 먹으면 머리가 희어진다는 속설에 대해 많이 물어본다. 하지만 숙지황은 보약 제제로서 많이 쓰는 처방이며, 특별히 무를 규제하지 않았지만 머리가 희다고 호소하는 사람은 한 명도 보지 못했다.

나는 만성피로증후군일까?

▶ 6개월 이상 지속 되는 만성 피로

▶ 집중력 저하, 기억력 장애

▶ 수면장애

▶ 두통, 근육통, 관절통

▶ 소화장애, 식욕부진, 체중 감소

▶ 전신 통증, 무력감 등

▶ 수족냉증

▶ 어지럼증, 식은 땀

▶ 우울감, 불안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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