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제약시장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는 미국 제약업계는 제너릭과의 경쟁이 더 치열해지고 안전성 문제가 더욱 까다로워지고 있지만 신약개발 및 확보를 최우선으로 하고있다. 또 지금까지 알려진 자료에 따르면 미국 제약업계는 R&D부문에 마케팅 보다 더욱 많은 자금을 투자하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의 정보출처 및 추정방식과 다르게 접근, 기존 결과와 반대되는 연구결과가 나와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2004년, 미국에서 제약 마케팅에 소요된 비용이 R&D비용의 2배 가까이 된다는 것. 

이같은 연구결과는 그동안 제한된 정보에 근거해 제약산업의 마케팅 비용을 추정해왔다는 점을 일깨워줌과 동시에 제약업계의 기존 주장과 상반된다는 점에서 충격을 주고 있다. 또한 마케팅 무용론/유용론 등 제약업계의 비용구조 관련 다양한 논의의 시초가 될 것으로 보인다. 

PLoS Medicine 1월 첫째 호에 게재된 캐나다 퀘벡대학 Marc-Andre Gagnon과 요크 대학 Joel Lexchin의 연구인 “The Cost of Pushing Pills: A New Estimate of Pharmaceutical Promotion Expenditures in the United States"의 전문을 정리했다.

문제제기

신뢰도 높은 제약업계 비용 자료 부재

업계의 비용구조에 대한 신뢰성 있는 자료 부재로 제약업계의 연구 중심 이미지와 마케팅 중심 이미지 간 논쟁은 각자 자신들에게 우호적인 수치들을 인용함으로써 계속되고 있다. 특히 미국에서는 제약사들이 프로모션에 사용한 총액과 연구개발에 쓴 총액을 비교하는 것이 논쟁의 핵심이다. 

제약시장 정보를 특화한 기업인 IMS는 제약 프로모션 비용평가에 있어 비교적 권위가 있는 것으로 인정받아왔다. 

일례로 미국 총괄회계국(General Accounting Office)은 “제약사들은 모든 약물 프로모션 활동보다도 연구개발 목적에 더욱 많은 돈을 쓴다”고 결론을 내리면서 IMS의 수치를 인용한 바 있다. 또 IMS가 제공한 자료에 기반, 연구기반 제약사들을 대변하는 미국 산업 로비단체인 PhRMA(Pharmaceutical Research and Manufacturers of America) 역시 제약사들이 마케팅 보다 R&D에 더 많은 비용을 소요하고 있음을 주장한다. 2004년 미국에서의 R&D 비용은 296억 달러인 데 비해 프로모션 활동에 쓰인 비용은 277억 달러라는 것.

회사 조사 IMS 자료 정확성 제한

하지만 IMS 자료의 정확성에서는 많은 우려점들이 존재한다.
우선 IMS는 회사들로부터 설문조사(survey)를 통해 정보를 수집하기 때문에 기업들이 자신들의 공공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 체계적으로 일부 프로모션 비용을 낮게 산정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둘째, IMS 자료에는 제약사들이 의사나 판매사원(sales representatives)을 연자로 하면서 후원하는 모임(meetings)이나 좌담회(talks) 비용은 포함되지 않는다. 최근 몇 년간 프로모션성 모임의 수는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어 1998년 12만 회였던 것이 2004년에는 37만 1천 회로 3배 이상 증가했다. 2000년에 상위 10대 제약사들이 그러한 모임 31만 4천 건에 19억 달러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셋째, IMS는 소위 “seeding" 연구라 불리는 과학적 자료산출 목적 보다는 신약에 대한 처방을 프로모션하기 위해 고안된 임상 4상에 드는 비용은 포함하지 않고 있다. 2004년의 경우 미국 제약사들의 R&D 비용 중 13.2%인 49억 달러가 임상4상에 소요됐다. 

2002년 CenterWatch에서 발표된 임상 4상 관련 연구결과에 따르면, 임상 4상의 약 75%는 임상담당 부문이 아닌 상업화 부문에서 관리되는 것으로 나타나 이들 연구 대다수가 프로모션 가치를 위해 행해지고 있음이 강하게 시사된 바 있다. 

마지막으로 IMS의 자료는 제약사들의 연간 보고서에 나온 정보를 근거로 한 추정치와 모순된 것처럼 보인다. 예를 들어 글로벌 거대제약사 수십 곳의 연간 보고를 기반으로 한 회계 연구(2006년 Lauzon L-P와 Hasbani M이 발표)에서 1996년에서 2005년 사이 이들 제약사들은 전 세계적으로 “마케팅 및 관리(marketing and administration)"에 총 7천390억 달러를 쓴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이들 회사들은 제조비용에 6천990억 달러, R&D에 2천880억 달러, 재산 및 설비 투자에 430억 달러를 지출했고 수익(profits)은 5천580억 달러를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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