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FDA에 제기되는 ‘시민청원’이 제네릭 의약품 출시를 지연시키며 오리지널 제약사들이 제도의 허점을 악용해 제네릭 제약사들을 견제하는 것으로 지적됐다.

미국 상원의원인 Debbie Stabenow씨와 Trent Lott씨는 최근 FDA의 Acting Commissioner인 Andrew von Eschenbach에게 보낸 서신에서 이러한 문제점을 제기했다.

“시민청원(citizen petitions)”은 개인, 집단 혹은 회사가 중요한 의약정책 등에 대해 문제제기, 변경, 취소 혹은 다른 결정을 내리도록 FDA에 요청하는 제도이다.

FDA 관계자에 따르면 매년 약 170건 정도가 접수되는데, 이 중 30%는 제네릭 신청에 대한 제약사의 문제제기가 차지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FDA 관계자 일각과 제네릭 업계에서는 오리지널 제약사들의 “시민청원”이 제네릭 경쟁을 저지시키려는 의도라는 문제가 제기돼 왔다. 청원을 접수하는 단순한 행위로 인해 FDA는 제네릭 신청에 대해 정황한 검토를 다시 해야 하며, 수개월에서 수년에 걸리는 이 기간 동안 소비자들은 오리지널 제품에 수백만 달러를 계속 지불해야 한다는 것.

제약사가 제출하는 시민청원을 차단하는 법안도입을 준비 중인 Stabenow와 Lott 상원의원이 집계한 통계에 따르면 2003년 이후 FDA에 접수된 오리지널 제약사의 청원 21건 중 20건이 기각됐다.

Stabenow의원은 “오리지널 제약사들이 새로운 거대 허점을 발견한 것”이라며 “FDA가 이유 없다며 청원을 기각해도 그때까지 제약사들은 제네릭 허가를 지연시킴으로써 수 억 달러의 이익을 챙긴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대표적인 사례로 지난 해 제네릭 출시가 예상됐던 블록버스터 항우울제 Wellbutrin XL를 들었다.

Impax Laboratories Inc. 등 여러 회사들이 이미 FDA에 ANDA를 제출, 검토가 상당부분 진척된 상태에서 제조사인 Biovail Corp.이 이들 제네릭 후보의 안전성문제를 제기하는 시민 청원을 제출했다. Impax 측이 임시 승인을 받을 것으로 기대되던 상황에서 시민청원으로 인해 아직까지 FDA는 결정을 내리지 못 하고 있다.

Wellbutrin XL 제네릭 출시 지연으로 인해 소비자들은 한 달에 3,700만 달러를 지불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러한 맹점을 지닌 시민청원 제도 변경에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곳은 제네릭제약협회(Generic Pharmaceutical Association). 회장인 Kathleen Jaeger는 “지금 시행되는 제도 아래서는 오리지널 제약사들이 어떤 이유로든 시민청원을 제출할 수 있기 때문에 이들에게 위험은 없고 이익만 있다”고 꼬집었다.

또한 그는 오리지널 제약사의 시민청원 폐지와 더불어 의회와 협력해 오리지널 제약사의 독점판매 기간을 늘리는, 특허제도의 다른 허점을 막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오리지널 제약사들을 대표하는 美제약협회(PhRMA;Pharmaceutical Research and Manufacturers of America)는 시민청원 제도를 옹호하며 FDA에 계류된 수십 건의 청원들은 합법적이고 합리적인 관심을 끌고 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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