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이권구 기자] 미국에서 의료기기 기술 도입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특히 AI(인공지능)/ML(기계학습) 의료기기는 학습할 수 있는 알고리즘으로 점점 더 복잡해지고 있어 규제 당국이 대응책도 모색 중이다. 하지만 미국 내 AI/ML 의료기기 도입은 아직 초기 단계로, 경쟁력 있는 제품으로 진출한다면 우리 기업에도 기회가 있을 것으로 제시됐다.
코트라 미국 댈러스무역관은 18일 낸 보고서(이성은)를 통해 미국 FDA가 10월 5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22년에만 인공지능(AI), 기계학습(ML) 가능 의료기기 허가, 승인이 91건에 달했다고 전했다.
# AI/ML 의료기기 허가 증가
매년 허가 건수도 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7년에서 2018년 사이 미국 FDA가 검토한 AI/ML 의료기기 수는 2배 이상 급증했으며,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센서 기술, 이미징 및 데이터 분석 발전이 AI/ML 의료기기 성장을 이끌고 있으며 FDA는 2021년은 2018년 대비 83% 증가한 115건 제출을 허가했다.
<연도별 FDA의 AI/ML 의료기기 허가, 승인 건수,2022년은 10월 5일까지>
올해 FDA 허가를 받은 AI/ML 의료기기는 심방세동 이력 기능이 있는 애플 '스마트 워치', 훼손된 폐를 감지하고 분류하기 위해 X선 검사를 분석하는 Aidoc Medical사 제품 등 기본적인 알고리즘에서부터 복잡한 기계학습 도구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포함됐다.
<1995~2022년 FDA 허가 부문별 AI/ML 의료기기 수,2022.10>
일부 전문가들은 디지털 헬스 부문에서 FDA가 충분한 인력이나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는지 의문을 제기했으나 2020년 9월 FDA는 디지털 헬스 센터(Digital Health Center of Excellence, DHCE)를 설립해 모바일 기기, 의료기기로서 소프트웨어(SaMD), 웨어러블 의료기기 및 의료용 제품에 사용되는 기술을 포함하는 디지털 헬스 기술 발전 초석을 마련했다. 또 지난 2년간 FDA는 디지털 의료 부문에서 훨씬 더 많은 인원을 고용하고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한 결과 현재 DHCE는 AI/ML 의료기기를 평가할 수 있는 역량을 충분히 구축했다고 평가받고 있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 AI/ML 의료기 주로 쓰이는 부문 방사선, 심혈관과...허가 대부분 510(k)
보고서에 따르면 지금까지 FDA가 허가한 AI/ML 의료기기 521건 중 75%는 방사선과, 11%는 심혈관과 관련 기기였다.
<1995~2022년 AI/ML 의료기기의 FDA 허가 종류>
FDA 검토를 거친 의료기 대다수는 510(k) 허가를 받았는데, 이는 이미 시장에 나와 있는 장치와 실질적으로 동등하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는 한 임상 시험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현재까지 AI/ML 의료기기 96%가 510(k) 허가를 받은 반면, 가장 까다로운 시판 전 승인(Premarket Approval, PMA)을 받은 의료기기는 3개에 불과하다.
또 AI/ML 의료기기 18건은 실질적 동등성을 가진 의료기기를 지정할 수 없지만, 고위험도가 아닌 아닌 경우 적용되는 '드 노보'(De novo Clearance) 허가를 받았다.
현재까지 AI/ML 의료기 허가를 가장 많이 받은 기업은 GE헬스케어로, 42개 제품에 대해 FDA 허가를 받았으며 대부분 방사선 관련 기기다. 예로 MRI 영상 품질 개선을 위한 이미지 재구성 알고리즘, 임상의가 폐 이상 상태를 발견하는데 도움이 되는 알고리즘 등이 있다.
독일 지멘스 경우 CT 스캔에서 석회화된 관상동맥 병변 빠른 정량화와 정확한 시각화를 돕는 기능 등 총 29개 의료기기 허가를 받았다. 이외 일본 캐논 메디칼 시스템(Canon Medical Systems), 이스라엘 Aidoc, 네덜란드 Philips 등이 허가를 받았다.
# AI/ML 의료기기, 점점 더 복잡해져...규제 당국 대응 모색 중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FDA 허가를 받은 의료기기라도 주요 변화가 있다면 또 다시 FDA 허가가 요구되기 때문에 대부분 알고리즘은 시장에 도입된 뒤 정적인 상태를 유지한다.
그러나 AI/ML 의료기기 핵심은 알고리즘이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진화되기 때문에 의료기기 내 소프트웨어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에 대해 주기적인 조사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FDA는 이러한 유형 기기를 규제하는 방법을 현대화하기 위해 몇 가지 조치를 취했다.
소프트웨어 사전 인증 파일럿 프로그램(Software Pre-Cert Pilot Program)이 한 예다.
지난 2017년 시작해 2022년 9월 끝낸 이 파일럿 프로그램은 혁신적 기술을 육성함과 동시에 공공 보건을 보호 및 증진하려는 FDA 임무를 진전시키기 위해 실행됐다.
이 프로그램 결과 보고서는 현재 FDA 의료기기 규제 접근방식이 비실용적이고 지나치게 경직돼 있기 때문에 혁신과 변화 주기가 빠른 현대 의료기술 소프트웨어 장치 안전성과 효과를 효율적으로 평가할 수 없다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FDA는 빠르게 발전하는 의료기기 기술에 대한 기관 규제가 새로운 연방 입법 조치로 개선될 수 있다고 결론지었다.
# AI/ML 의료기기 도입 초기단계.. 경쟁력 있는 제품 진출 노력 필요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소프트웨어 의료기기(Software as a Medical Device, SaMD) 시장은 2021년 10억 달러에서 2028년 102억 달러 규모로 확대되며 연평균 38.4%씩 급성장할 전망으로, 기존 대기업에서부터 스타트업에 이르기까지 관심이 높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FDA는 소프트웨어의 엄청난 잠재력과 규제 문제를 인식, 다양한 이니셔티브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보고서는 미국 내 의료기관에서 AI/ML 의료기기 도입은 아직 초기 단계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실제 2021년 미국 헬스케어 정보 및 관리 시스템협회(HIMSS) 설문에 따르면 응답자의 병원 또는 의료기관에 AI/ML 도입 정도에 대해 묻는 질문에 24%가 아직 파일럿 단계며, 본격적 도입 시기는 아직 미정이라고 답했고 23%는 아직 시작하지 않았으며, 22%는 초기 단계라고 답했다.
댈러스 무역관은 “ 비용 부담 등 문제로 다소 지연된 것으로 생각되지만 진단 정확도, 치료효과, 의사 결정, 모니터링 효율성 개선 등을 기대할 수 있는 AI/ML 의료기기 도입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 아직 AI/ML 의료기기 도입이 다소 초기 단계인 것을 감안할 때 경쟁력을 가진 한국 기업들도 미국 시장에서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개의 댓글
댓글 정렬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