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버크
린버크

[팜뉴스=김민건 기자] 지난해 10월 식약처 허가를 받은 JAK억제제 '린버크(유파다시티닙)'가 오랜 시간 걸리지 않아 의료진과 환자들로부터 유용한 중등도·중증 아토피피부염(이하 중증 아토피) 치료제로 주목받고 있다. 출시 이전부터 예상했던 터라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니다.

린버크에 대한 관심은 아토피피부염 발병과 연관된 염증성 사이토카인의 세포 내 신호 전달 체계를 부분적으로 차단하는 새 기전으로, 기존 전신 면역억제제 대비 더 빠르고 강력한 증상 개선 효과를 보인다는 것을 임상연구에서 여실히 입증했기 때문이다.

린버크에 관심이 커진 또 다른 배경은 지난 5월 1일 이뤄진 건강보험 급여 적용이 있다. 중증 아토피는 산정특례가 적용돼 급여 조건과 동일한 등록 조건을 충족할 경우 환자는 약가의 10%만 부담하게 돼 경제적 어려움으로 치료를 망설이던 환자들의 부담을 덜게 됐다.

비급여 투여 기준으로도 린버크 투약비는 생물학적제제 대비 절반 수준(1개월 투약 기준)이다. 전통적 면역억제제 치료 대비 효과적인 치료를 가능케 한다는 점에서 급여를 받기 어려운 중등증 환자들의 린버크 관심도가 높아지는 건 당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하루 한 번 경구 복용하면서도 증상에 따른 용량 조절이 필요하지 않다는 복약편의성도 강점이다. 일상생활을 하면서도 아토피 관리가 쉬워진 수준으로 린버크는 국내 치료 전략에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이에 팜뉴스는 2일 그간 효과적인 치료법 부족으로 많은 환자들 오랜 기간 고충을 겪으며 포기하기도 했던 중증 아토피 치료에서 새로운 전략으로 떠오르는 린버크가 어떠한 가치를 지닌 치료제인지 보도한다. 

▶건보 적용으로 개선된 접근성, 만 18세 이상 성인에게 혜택 적용 

아토피는 오랜 기간 지속되는 만성 재발성 피부염이다. 심한 가려움증, 습진성 피부 병변, 피부 건조증 등이 주요 증상이다. 습진성 병변과 건조증은 가려움증을 유발한다. 가려워서 긁으면 피부 장벽을 손상시켜 습진성 피부 병변이 악화한다. 더 심한 가려움이 유발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이유다. 

발병 원인은 어느 한 가지로만 설명할 수는 없다. 유전적 소인과 환경적 요인에 면역학적 이상이 복합 작용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무엇보다 아토피는 사회적 질환이다.

피부발진, 가려움증으로 인한 수면 장애, 자존감 상실과 우울감, 대인 기피 등을 일으켜 환자는 물론 가족들의 삶의 질 역시 떨어뜨린다. 결국 일상생활조차 어렵게 만들어 사회적 문제로 커지게 됐다.

아토피 치료를 위해 만든 것이 습진 중증도 평가 지수(Eczema Area Severity Index, EASI)라는 기준이다. 증상이 심한 중등증을 판단하는 기준은 EASI 16점 이상 23점 미만이다.

그러나 경증과 중증 사이지만 EASI 점수 만으로 측정할 수 없는 주관적 증상도 있다. 가려움증이나 수면 장애 등이다. 이러한 증상을 겪는 환자는 중증과 유사한 고통을 호소하는 등 일상생활에서 많은 불편함을 겪는 경우가 흔하다.

특히, 요즘같은 여름철 고온 다습한 환경에서는 땀 배출 등으로 가려움증이 심해질 수 있다. 수면 장애 역시 심해져 학교와 직장생활을 유지해야 하는 청소년과 직장인 고충이 더욱 클 수밖에 없다.

그림. 게티이미지

이에 작년 하반기 국내 중등증·중증 아토피 성인 또는 만 12세 이상 청소년 환자의 치료에 린버크 투약이 허가되면서 많은 기대감이 모아졌다. 건보까지 적용하기로 하면서 3년 이상 증상이 지속되는 만18세 이상 성인 아토피 환자가 혜택을 보게 됐다.

다만, 조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그 조건은 ▲1차 치료제로 국소치료제(중등도 이상 코르티코스테로이드 또는 칼시뉴린 저해제)를 4주 이상 투여했음에도 적절히 조절되지 않고 ▲이후 전신 면역억제제를 3개월 이상 투여했음에도 반응(EASI 50%이상 감소)이 없거나 부작용 등으로 사용할 수 없는 경우 ▲린버크 투약 시작 전  23이상인 경우다.

▶다양한 아토피 원인, 치료 옵션 부족...새로운 JAK억제제 등장이 가져온 치료환경 변화

아토피는 복잡한 발병 원인이 있는데다 증상과 경과는 환자마다 다양하게 나타는 특성 탓에 치료법은 오랜 기간 명확히 제시된 것이 없었다. 국소도포제 등 바르는 약만으로 증상 조절이 되지 않는 중등도 이상 증상이 심한 환자는 일반적으로 전신 면역조절제 또는 단기 전신 스테로이드제, 광선 요법 등 전신 치료를 시행했다. 문제는 부족한 치료 효과였다. 장기 치료 시 부작용도 대두됐다. 

이런 상황에서 새로운 JAK억제제가 등장함에 따라 아토피 치료 전략에도 큰 변화가 생겼다. 아토피 유발 기전에는 알레르기 면역 반응 핵심 역할을 하는 사이토카인과 다양한 염증성 사이토카인이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이토카인은 세포 내 JAK 신호전달 경로를 활성화시켜 비정상적 면역 반응을 불러온다. 

그러나 린버크 같은 JAK억제제가 개발돼 등장하면서  염증성 사이토카인의 세포 내 신호전달 경로를 억제해 염증성 사이토카인의 작용을 막을 수 있게 됐다. 특히, 린버크는 JAK1 선택적, 가역적 억제제로 JAK2나 JAK3 대비 JAK1을 더 강력하게 저해하는 특징적 기전이다. JAK2에 비해 JAK1 선택성은 50~70배, JAK3에 비해서는 100배 이상 높은 특성을 가진 치료제가 린버크다.  

이는 세포 내 비정상적 신호전달 체계인 JAK1을 강력하게 억제하는 린버크가 아토피 환자 가려움증과 피부 습진 등 증상, 징후를 유발하는 많은 매개체 신호 전달을 감소시킬 수 있는 비결이자 생물학적 제제 대비 아토피 치료 개선 효과를 연구에서 입증할 수 있었던 핵심이다.

▶대규모 임상에서 확인한 빠르고 강력한 가려움·습진 개선 효과

린버크는 임상에서 가려움·습진 억제에 강력한 모습을 보였다. 만 12세 이상 청소년 환자를 포함한 전세계 약 1700명 가량 아토피 환자를 대상으로 한 허가 근거 임상 'Measure Up 1', 'Measure Up 2' 연구를 통해서다. 특히, 특정 사이토카인만을 억제하는 생물학적 제제와 달리 아토피 유발 사이토카인을 좀더 폭넓게 억제하는 기전으로 빠른 개선 효과를 보인다는 점을 입증했다.

해당 연구 결과를 보면 린버크 투약 2주 차 EASI 75 달성률은 린버크 15mg군에서 33~38%, 30mg군에서 44~47%로 위약군 4%보다 유의미하게 높았다. 16주차 EASI 75 달성률 또한 린버크 15mg군 60~70%, 30mg군에서 73~80%로 위약군(13~16%)보다 유의미하게 높았다.  

피부가 거의 깨끗해진 상태를 의미하는 EASI 90 달성률 역시 린버크 15mg군이 42~53%, 30mg군에서 59~66%로 환자들의 피부 개선 목표를 상향 조정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연구로 평가된다.

EASI 점수로 정확히 평가하기 힘들면서 아토피 환자를 가장 괴롭히는 요인인 가려움증이다. 가려움증은 수면 장애와 집중력 장애 등을 유발한다. 그러나 린버크는 이또한 빠르게 개선했다.

치료 1일 후(Day 2) 린버크 30mg군에서 8~12%, 치료 2일 후(Day 3) 린버크 15mg군 12~16%가 임상적으로 의미있는 가려움증 감소(WP-NRS≥4의 개선)를 달성했다. 그 이후 16주 차 린버크 15mg군의 42-52%, 린버크 30mg군의 60%가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가려움증 감소를 달성했다. 가려움증·피부 개선(EASI 75) 효과는 52주까지 지속돼 장기 효과를 확인했다.

사진. 게티이미지

▶생물학적제제 대비 우월한 효과, 머리와 목 습진을 잡은 린버크

중등증·중증 아토피 성인 환자 약 700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 결과는 린버크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게 하는데 부족함이 없었다. 바로 생물학적제제 두필루맙(Dupilumab)과 직접비교(Head to Head)했던 'Heads Up' 연구다. 이 연구에서 린버크는 우월함을 입증하며 보다 효과적인 치료 옵션이 될 수 있음을 증명했다.

연구 결과 16주 차 EASI 75 달성률은 린버크 30mg군이 71%, 두필루맙 300mg군이 61%로 나타났다. 16주 차에 완전히 깨끗한 피부 상태(EASI 100)와 거의 깨끗한 피부 상태(EASI 90)에 도달한 환자 비율은 린버크 30mg군에서 각각 27.9%, 60.6%, 두필루맙 300mg군에서 각각 7.6%, 38.7%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

아울러, 2주 차 EASI 75 달성률은 린버크 30mg군에서 43.7%, 두필루맙 300mg군이 17.4%로 나타났는데 린버크 치료 반응이 조기부터 발현됨을 확인한 지표다. 임상적으로 의미있는 가려움증 개선은 16주 차에 린버크 30mg군이 55.3%, 두필루맙 300mg군이 35.7%를 달성했다.

아토피는 소아청소년기 발병률이 높고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호전되거나 없어지는 경우가 많다. 일부는 성인기까지 남아 성인기 아토피로 발병한다. 성인 아토피 환자는 얼굴 홍반과 습진 등 안면부 병변이 흔히 나타난다. 

Heads Up 추가 분석 연구에서 린버크는 두필루맙 대비 머리와 목 부위 EASI 75 달성이 빠르고 효과적이었다. 1주 차 린버크 30mg군의 머리와 목 달성률은 25%, 두필루맙 300mg군이 11%였다. 16주 차 달성률은 린버크 30mg군이 65%, 두필루맙 300mg군이 53%였다. 

Heads Up을 완료하고 린버크 장기 요법 후보가 된 환자를 대상으로 오픈라벨로 진행했던 연장연구(OLE: Open-Label Extension) 중간 분석 결과도 있다. 두필루맙 투여 환자를 린버크로 교체 투여한 것이다. 그 결과, 린버크 치료가 더 높은 비율로 깨끗한 피부와 가려움증 개선을 달성했다는 데이터가 확인됐다.

▶아토피는 장기 치료 필수 만성질환, 효과만큼 중요한 안전성 

아토피는 장기 치료와 관리가 필요한 만성질환이다. 치료제를 선택할 때는 효과만큼 중요한 게 안전성이다. 앞서  Measure Up 1, 2 임상에서 린버크 15mg와 30mg에서 흔히 보고된 이상반응(AE)은 상기도 감염(25.4%), 여드름(15.1%), 단순포진(8.4%), 두통(6.3%), 혈중 크레아틴 포스포키나아제(CPK) 상승(5.5%) 등이었다. 

임상 중단을 일으킬 정도의 이상반응은 린버크군와 위약군 모두 4% 이하였다. 중대한 감염 발생률은 린버크군 위약군 모두 1% 이하였다. 린버크 투약군은 연구 16주 차에 사망, 활동성 잠복결핵(TB), 위장 천공, 주요 심혈관 관련 사건(MACE) 또는 정맥혈전색전증(VTE)은 보고되지 않았다.

이상은 강남세브란스병원 피부과 교수는 "최신 치료제들이 개발되면서 다양한 임상 증상과 면역학적 특징을 가지는 아토피 환자들에서 치료 옵션이 늘어났다. 더 효과적인 치료를 선택하는 것이 가능한 만큼 환자들도 조기에 전문의를 찾아 상담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린버크 보험급여가 적용으로 중증 환자가 적시에 필요한 치료를 선택해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난 것은 다행이지만, 기존 생물학적제제와 교체 투여 시 대안이 없는 상황은 고민과 해결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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